글쓴이 : SOONDORI
편안한 학습 차원에서, 뒷짐 지고 슬슬 걸어보는 그 시절의 아날로그 TV 세상은 참 재미있다.
영상 신호 분리나 수 KV, 수만 V 고압 취급을 빼고는 대체로 아날로그 FM, 그렇고 그런 아날로그 회로와 겹치는 부분이 많으니까. 가만 보면 그 기술이 그 기술.
그렇고… Sony 등 일본 기업이 포켓 TV를 열심히 찍어냈던 1980년 초중반으로 돌아가 보면, 작게 만들고 포켓형에 맞게 CRT를 변형하는 아이디어 내지 기술은 이미 정립이 되어있었다고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1) 작게 만들기 : 극 초미니 사이즈 CRT를 쓴 텍트로닉스 212 오실로스코프의 소개 시점은 1972년.
2) 작은 TV 만들기 : 한때 세계에서 가장 작은 TV였던 영국 싱클레어社 ‘마이크로비전(Microvision) MTV1’의 소개 시점은 1977년.
2) 90도 영상 꺾기 : 싱클레어社가 열심히 궁리한, 특별한 박막형 CRT를 쓴 FTV1 포켓 TV의 소개 시점은 1982년. 개발은 그 이전.
(▲ FTV1는 출시가 늦어져서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상황이면 SONY나 기타 일본제를 샀을 것이니… 출처 및 정보 열람 : https://www.theregister.com/Print/2013/12/12/ten_tech_treats_of_christmas_past/)
[ 관련 글 ]
Tektronix 212, 미니 오실로스코프
SONY FD 시리즈 TV의 특별한 CRT
시점을 따져보면, “일본인들이 과거의 무엇을 참조 활용했다” 정도로 표현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든 말든… 설계 능력과 제조 능력은 차이가 큰 데, 제조 강자인 일본이 어느 순간 밀물처럼 전 세계 포켓 TV 시장을 점령하면서 “극소형 특수 CRT를 쓴 포켓 TV는 당연히 일제”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이쯤에서 싱클레어 FTV1의 CRT 구조를 살펴보면,
2.5인치 흑백 특수 CRT, 영국 폴라로이드社의 6V 리튬 이온 배터리, 약 140mm × 89 x 25, 약 300g.
(출처 및 기타 정보 열람 : https://www.ccapitalia.net/galeria/main.php?g2_itemId=15453&g2_page=8)
(사진의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http://www.r-type.org/exhib/aar0015.htm)
Sinclair 방식이 SONY 방식보다 훨씬 더 우수하고 안정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1) 전자빔 회수용 Anode의 위치로 반사판 방식이라고 판단한 SONY 방식과 달리 형광층이 CRT 안에 들어 있음. 즉, 매우 원론적이고 완결된 구조를 유지한다.
2) 그러면서 전자빔 제어에 있어서는, 흔한 편향 코일 대신에 다층 금속 그리드를 쓰고 있다. CRT 외부에 체적감이 있는 코일을 덧대는 것(=SONY)과 작은 부품을 진공 유리관 안에 배치하는 것은 많이 다름. 그리하여 예쁜 초록색이 하늘거리는 Magic Eye 진공관과 비슷한 형태의 것이 되었고… 구리선이 없다는 것은 SONY F-20 대비 약 -200g인 중량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3. 가장 중요한 특이점은, 공간을 차지하는 그 커다란 플라이-백 코일의 삭제. 수만 V를 만드는 것과 수백 V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작은 진공관을 취급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위칭 펄스와 코일 등(+DC 정류하면서 콕크로프트-월튼 배압기로 전압 곱하기)으로 살짝 배압하는 방법을 쓴 것을 보이고… 승압 발진 회로는 CRT 아래쪽에 있는 작은 Shied CAN 안에 들어있을 것.(내용 추가, 아래와 같음) 전체 크기는 구리선 편향 코일을 쓰는 SONY FD 시리즈의 것보다 훨씬 더 작다.
* 관련 글 : Cockcroft-Walton 배압 회로와 입자 가속기
결과는 같지만, 원리가 확연히 다른데… 국제 특허와 같은 모종의 제약이 있어서 두 회사가 각기 다른 방법을 찾은 게 아닐까 싶음. 행동은 누가 먼저? FTV1의 개발이 1970년대에 이루어졌다고 하고 CRT 원론에 충실한 것을 보면 Sinclair가 먼저라는 데 한 표.
참고로 이런 특이 CRT를 만들며 한 시절을 앞서 나가신 분은… 예전 글에, “영국의 클리브 싱클레어 경은 워즈니악과 같은 천재였다”라고 적었다.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picturesofthingsilike/44064829532)
* 관련 글 : Sinclair ZX Spectrum, 스티브 워즈니악의 Apple 컴퓨터 연상
(내용 추가) 길을 가다가 생각해 보니…
큰돈을 벌게 해 준 Walkman은 Pavel 씨의 Stereo Belt가 먼저. 소니에게 다소 억울한 점이 있었을 듯하지만… 심지어 특허 분쟁까지 있었다. 또 다른 구도에서 큰돈을 벌게 해 준 Watchman의 특별한 CRT 제작이 늦은 편이었고, 트리니트론 CRT 기술은 미국 크로마트론社의 기술이 바탕이 되었으며… 모든 것을 압축하면, “Sony는 제조에 강한 일본 기업이었기 때문에 그 소니가 되었다”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뭐… 대한민국은 견줄 수 없을 만큼, 한참 아래였던 것은 인정하면서 시니컬하게 평가하자면. 아무튼, 근본적인 창작과 응용, 제조는 각각 의미가 다르다.
* 관련 글 : Sony Walkman을 앞서 간 Pavel의 StereoBelt
(출처 : scavengedluxury.tumblr.com/post/622569050470547456/yodaprod-sinclair-flat-screen-pocket-tv)
(▲ 소니 방식과의 차이점에 대한 명쾌한 설명. “…the picture is deflected onto the phosphor screen though a right angle by means of electrostatic deflection. (The Sony Watchman used a similar right angle tube design, but with optical deflection.)…”. 출처 : https://www.ebay.co.uk/itm/283429088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