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TECH. & DIY > 보이지 않는 스피커의 보이지 않는 허상

보이지 않는 스피커의 보이지 않는 허상

글쓴이 : SOONDORI

건축을 한다고 할 때…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천연덕스럽게 음악 소리가 나오면 꽤 환상적일 것이다. 그래서 단어 Invisible이 흥미를 끌게 되는데…

■ Sonance 스피커

표제부 사진. 원형 스피커 유닛을 포함하는 사각 엔클로저 구조물 1식을 벽면에 매립하고 내장 페인트로 적당히 마감하는 방식.

(▲ 레일 방식의 경우, 유닛 위치를 달리할 수도 있음)

(▲ 제작사 제공 탬플릿과 보조 도구로 벽면에 구멍을 뚫고 장착 후 퍼터 버르고 샌딩하고 페인트를 칠하거나 벽지를 붙이거나. 이때 마감 최대 두께를 3m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설치자의 숙련도가 큰 관건. 이후 10년 동안 담뱃진, 삼겹살 연기 입자, 각종 먼지가 붙으면 난감해질 듯?)

■ Stealth Acoustics 스피커

Sonance 설치 방식과 다를 게 없을… 매립형.

■ JBL Conceal Series 스피커

매립형이다. 그런데 프레임이 Stealth Acoustics의 것과 같다?

■ Revox 카본 스피커

일종의 특수 바이브레이터로 벽지나 페인트 마감을 상정한 매립형. 최저 두께는 3cm.

이상의 제품에 대해서,

1) 표현은, ‘보이지 않는’이라기보다는 ‘슬쩍 감춘’이 더 적절하다.
2) 시공을 전제로 하므로 인테리어 설계에 미리 반영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부담이 있다. 당연히 일반 스피커 시스템과 같은 어쩌고저쩌고 스펙을 제시할 수는 없음.
3) 고장 나면? 시멘트 구조물 내 배선은? 건물 노후 시 대책은?
4) 벽지 선호, 노출 콘크리트 등 몇 가지 변수를 생각해보면, 해외와 다른 대한민국 건축 스타일 내지 관행에는 다소 걸맞지 않다는 생각. 그게 아니어도 오묘한 국내 건축 업계의 관행을 상상하면 꽤 어려운 사업 아이템이 아닐까 싶음. 몇 안 되는 초고급 주택이나 별장, 특별한 접객 시설용으로만 합당하겠다? 설마 손자가 트위터를 망가뜨린다고 1식 스피커를 벽에 박을 분은 안 계실 듯.
5) 일부 모델은 벽지 마감을 수용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굳이 1조당 몇백만 원짜리를 쓸 게 아니라… 더 쉬운 길로?

시선을 돌려서,

다음은 특수 제작한 유리 발진기, 초음파 방사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정상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Turtle Beach社의 Hyper Sound 투명 스피커. 팬시하기는 하지만, 프레임이 보이니까… 실패!

벽면과 천정이 아닌 곳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인터넷에서 파는 Shaker, Vibrator, Transducer 등 여하한 명칭의 제품을 유리창, 탁자, 장식장의 안 보이는 곳에 붙여도 된다.

여기까지.

당장은 막연히 기대했던 참신한 아이디어 즉, 절대 매립식이 아닌 조건으로, 또는 바이브레이터 없이 완벽하게 허공에서 소리가 들리는, 실로 노벨상을 받을 만큼의 발칙한 제품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이다. 소리가 공기라는 매질의 펄스성 Flow일 뿐임에도…

“어? 그나저나 왜 굳이 스피커를 감추려고 하는지? 고풍스러운 앰프에 물린 고풍스러운 스피커 시스템이 보이는 게 훨씬 더 멋있고 자연스러운데?”

[ 관련 글 ]
스피커 없는 자동차 오디오
Yorozu Audio Sound Evolution KIT, 과거형 아이디어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