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어떤 분의 요청에 따라서, 아남전자가 만든 ‘아남 나쇼날 홀리데이’ 뮤직센터의 과거를 뒤적거려보기.
우선, 그 ‘나쇼날’은 Panasonic, 테크닉스 브랜드와 친족 관계가 있고 맨 끝에 가면 일본 송하전기(松下電器, 마쓰시다)가 나온다. 해외에서 잘 알려진 파나소닉에서 출바~알.
■ Panasonic SG-J500
스피커를 위쪽으로 올려 통합한 모습은… 조금 어색하다. 익숙한 비주얼이 아니라서 그런지 살짝 허전함. 심지어 왼쪽, 오른쪽에 붙는 스피커가 더 있을 것 같은 착각까지.
(출처 : https://www.ebay.com/itm/203794687022)
(출처 : https://www.ebay.com/itm/334729343781?hash=item4def6c7325:g:5ccAAOSwkk1jlmQh)
(출처 : youtu.be/ZJcV2w8acM8)
■ Panasonic SG-J555
표제부 사진의 기기. 기준점을 잡기 위해 SG-J555의 기술 정보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고, 이런 정도가 아남전자 홀리데이의 스펙일 것이라고 생각함.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betteronvinyl.co.uk/hifi/panasonic-sg-j555-vinyl-cassette-radio)
[포노부] 벨트 드라이브, DC 모터, 세라믹 카트리지, [튜너부] AM/FM, 실용 감도 6.5uV, 분리도 34dB, AN7220B IF IC, uPC1197C MPX IC, [앰프부] MIC 내장, Sanyo LA4500 스테레오 앰프 IC(5.3W@3오움/12V) 기준으로 약 2.5W@6오움 수준 추정, [데크부] 모터 1개, 기계식 데크, Stop-Stop, 녹음/소거 헤드 분리, 50hz~12Khz, S/N 50dB, W&F 0.2%, [스피커] 12cm 유닛, 6오움,[공통] AC/DC 13.2 어댑터/1.5V 건전지 × 8, V395mm × 273 × 209, 5Kg, 1980년대 중반 이전.
(▲ 인터넷 거지에게는 뭐 하나 버릴 게 없다. 꼬깃꼬깃한 것을 가져와 살펴보면, (FM을 기준으로) AN7213 프론트엔드 IC, AN7220A IF IC, uPC1197C MPX IC, LA4500 오디오 IC. 이상 출처 : https://www.ebay.com/itm/364150097772?chn=ps&mkevt=1&mkcid=28)
(▲ 내부는, LP 때문에 공간이 넉넉해진, 전형적인 휴대형 카세트 데크의 모습.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www.flickr.com/photos/tony_duell/40511571734/in/photostream/)
■ Panasonic SG-V300
‘J 계열’과 ‘V 계열’은 속성이 다르다. V 계열은, 1) 트레이 방식 카세트 메커니즘을 쓰고, 2) LP 톤암 가동부(=자동)의 돌출을 최소한으로 만들고, 3) 손잡이를 제거해버린 거치형 뮤직센터. 그럼에도 디자인 방점인 적색 전원 버튼을 사용하고 전체적인 디자인 틀도 SG-J5** 모델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출처 : https://www.ebay.com/p/2133601901)
이상에서,
SG 제품군은 대체로, 1) 실체 = 5W 이하인 휴대형 카세트 라디오, 2) 모습 = 진지한 뮤직센터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다. 그 시절의 소비자는 대체로 여유 있는 집안의 10대~30대 정도였을 것인데… 젊은이, 젊음, Young을 연상하게 만드는 컨셉이 적용되었다.
특히, 원색 지향은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적어도 전원 버튼은, 한 시절의 HMI 디자인 트렌드에 따라간 빨간색.
* 관련 글 : 금성사 GSM-7010 뮤직센터
■ Panasonic SG-J800
SG-J5**, SG-V300의 디자인 틀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
다 좋은데…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LP를 기준점으로 하고 스피커를 옆으로 붙였기 때문에 상당히 길어졌다. 그렇게 보면 SG-J500/J555이 스피커를 위쪽으로 올린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는…
(출처 : https://www.popscreen.com)
그리고…
■ 아남전자 National Holiday S-100N
그 시절에 상당히 멋졌던, 그래서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잔상이 남아 있는 국산 모델이다. 집에 표준형 컴포넌트 시스템이 있었음에도 가끔씩 흘깃했던 시스템으로 기억하며…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radio&document_srl=23307298)
일본 내쇼날의 SG 모델 중 가장 그럴듯한 등급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남전자 담당자께서 국산화 대상 모델을 잘 고르셨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음. 잘 선정한 게 맞다면, 또 그것을 반대로 생각한다면, 마쓰시다 TV를 열심히 만들어 팔던 아남전자와 마쓰시다와의 관계가 꽤 돈독했다는 뜻이 되려나? “아남전자가 컬러 TV 많이 팔아주었으니까 답례가 좀 있어야…”
■ 기성품의 합체
아남전자가 마쓰시다 or 파나소닉 or 내셔널의 설계도를 가져와서 S-100N 외 무엇을 제작하고 그 외의 모델(=홀리데이 200R, 400R, 디자인 틀이 완전히 다름)을 수출하기도 했는데… 어쨌거나 그러면 ‘아남전자 홀리데이’에 상당하는 내셔널 브랜드의 원형 모델은 무엇인지?
찾기만 하면 온갖 기술 정보가 넘어올 것이라는 상상 하에 더 진지한 인터넷 거지가 되어 과거로 돌아가 보았지만… 당장은 찾을 수가 없다.
대신에 분리된 형태의 참조 모델 두 개가 나온다. 기업은 늘 1타 2피 이상을 노리기 때문에, 감히 “아남전자 S-100N은 파나소닉 SF-630과 SG-P100을 합체하고 껍데기를 살짝 바꾼 것이에요”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 그 밥에 그 콩나물. 어차피 고급형 포터블 카세트의 기술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델이니까 그 예상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각각의 기본 스펙은 통합형 아남전자 홀리데이 모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 Panasonic SF-630, 전동 트레이식 자동 턴테이블
당연히 똑같지 않고 비슷하다. 세라믹이 아닌 MM 카트리지 장착. 여기서, 아남전자 S-100N의 턴테이블은 완전한 본체 결합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금형을 새로 제작하고 하나로 묶는 것쯤이야… (국내와 해외에서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그런 작업을 아남전자에서 처리했을 수도 있음)
○ Panasonic SG-P100, 카세트 리시버
튜닝 다이얼의 형상에서부터… 이것도 똑같지 않고 비슷하다. 앰프 출력을 보면 여전히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의 틀 안에 갖혀 있다. 그런데 후면을 보면, SG-J5** 시리즈와 같은 휴대형 카세트 라디오의 틀을 벗어던지고, 일반 오디오의 틀을 따라간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가지로 묘하다.
(▲ DIN 케이블로 분리된 턴테이블의 픽업 신호를 받고 DC 전원도 공급하고… 출처 : https://dangerfieldauction.hibid.com/lot/82475-231346-21229/panasonic-sg-p100-cassette-deck/)
(출처 : vintageaudiostore.com/products/panasonic-sg-p100-stereo-service-manual-original)
뒤적거리기는 여기까지. 언젠가 마쓰시다의 판박이 모델을 만나게 되면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한다.
(내용 추가) 깜빡했던 내용을 추가함. 아래는 미국 커티스매세스社가 판매했던 아남전자 홀리데이 유사 모델. 국부 디테일이 약간 다르니까 동질성 99프로라고 해두고… 특이하게도 포노 기능이 삭제되었다. 왜 그랬을까?
* Curtis Mathes는 Gerge Curtis Mathes가 설립한 미국 유통 브랜드/회사로 1957년~1992년까지 활동하였다. 이후로는 정체성 상실.
(출처 : https://www.reddit.com/…/troubleshooting_this_curtis_mathes_cassette_deck/)
아무튼, 이 한 가지 사례만으로도,
1) 아남전자 홀리데이의 100프로짜리 원형 모델이 존재할 가능성 UP, UP! (단, 일본 시장 안에는 없을 듯)
2) 마쓰시다의 원천 설계도 제공 → 아남전자의 생산 → 해외 브랜드 유통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단위의 사업적 연결고리가 있었던 것이 된다. 너무 뻔한 이야기겠지만.
3) 휴대형 카세트나 다름 없는 것을 가지고 마쓰시다가 심하게 1타 n피를 추구했다는 생각까지.
○ 가만있자…
1) ‘할러데이’라는 발음이 자연스러운데? 그것을 ‘홀리데이’라고 하고, ‘내셔널’이 맞는 것 같은데 ‘나쇼날’, ‘내셔날’ 또는 ‘내쇼날’이라고 하고. 뭐… 그런 게 다 ‘대한 뉘우스’ 스타일인가?
(▲ 어라? 이쪽도 홀리데이. 출처 : 동아일보, 1983년 10월 8일, 동아디지털아카이브, https://www.donga.com/archive/newslibrary/view?ymd=19831008)
2) 왜 ‘홀리데이’가 “노래 들으며 즐겁게 논다”를 암시하는 단어로 쓰였을까?
전 국민이 시청했던 ‘명화극장’에서 ‘로마의 휴일’을 틀어주었기 때문에? 스쿠터를 타던 그 오드리 햅~뻔 아줌마의 고상한 아름다움 때문에? 느긋한 휴일도, 스쿠터도, 예쁜 뮤직센터도, 멋진 여인도… 원하는 데 갖지 못하니까 그저 바라만 보게 되는, 그래서 더 잘 기억하게 되는 가학적 즐거움이 있었던 시절이라서 쉽게 어필할 수 있었던?
하기는… 1980년대의 노동 강도를 생각하면, ‘노는 날’은 대단히 좋은 날, 어찌 보면 매일 기대하던 날. 그러면 작명을 잘한 것.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를 거치형 뮤직센터로 뻥튀기 포장한 셈이니 작은 거인, 김수철 씨를 CF 모델로 선정한 것도 제법 그럴 듯하다.
○ (내용 추가) 잠시 오해를 했는데… 마쓰시다에게 ‘LP 결합형 오디오 시스템’ 컨셉은 꽤 익숙한 것이었더라. SG 두문도 아주 오랜 동안 사용되었고… 아래는 1968년에 제조된 트랜지스터식 SG-610. 포터불이기는 한데 크고 무거워서 거치형이기도 한…
(출처 : https://www.etsy.com/fi-en/listing/508776425/vintage-panasonic-sg-610-am-fm-sol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