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82년, 소니-필립스의 CDP가 새로운 세상을 열고 그 기술이 글로벌 오디오 시장의 화두가 되었을 때… 삼성전자는 어떻게 했을까? 일단, CD-100 CDP(*)를 만들었다.
5~20Khz, S/N 90dB, THD 0.004%, 분리도 90dB, 1983년.
* 소니는 디지털 1,0,1,0…에 착안하여 원년 모델을 CD-101이라고 작명했는데… 유추하건대 CD-100은 삼성전자의 최초, The First가 아닐까 싶음.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archiwum.allegro.pl/oferta/odtwarzacz-cd-samsung-cd-100-sony-cdp-11-kss-100a-i10509785943.html)
1983년 이전의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했다? 헛! 한눈에 봐도 무리한 일.
(이상 출처 : https://www.catawiki.com/en/l/41841347-samsung-cd-100-cd-player)
사실은 일본 SONY에게 가서, 뭘 조금 얻어온 것. CD-100의 원천 모델은 1983년에 소개된 SONY CDP-11S으로 내부 구성은 동일하지만, 쭉~ 옆으로 늘이기 디자인이 적용된 모델이다. 그러고는 국내 양산 제품을 유럽 시장으로, 일부는 국내 유통.
(출처 : https://b.itemimg.com/i/265107211.0.jpg)
* 관련 글 : SONY CDP-101, 디지털 음원 세상의 시작점
누군가 “그래요? 그러면 ‘SONY CD-11S’로 검색되는 모든 정보는 곧 삼성전자 CD-100의 것이 됩니까”라고 묻는다면… YES!
(▲ SONY CD-101과 CD-11S에 사용된 KSS-100A 픽업. 극초기형 픽업이라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잔뜩이고 자체로 대단히 멋짐. 그러면 삼성전자 CD-100에도 당연히! 삼성전자가 우회로를 찾을 수는 없었을 것. 출처 : https://www.ebay.pl/itm/Sony-KSS-100A-laser-head-lens-sony-CDP-101-/201685048414)
(▲ 중앙부에 KSS-100A 픽업이 자리함. 전체가 그대로, CD-100에 사용되었다는 근거는 없지만… 대략 위와 같은 모습의 구형 메커니즘이 탑재되었을 것이다. 출처 : https://archiwum.allegro.pl/oferta/naped-kss-100a-sony-i7412424312.html)
그리고 또… SONY CD-11S의 클론 버전으로 정의했던 금성사 GCD-6** 시리즈도 있다. 이 경우는 전면부 디자인만 리터치한 것.
* 관련 글 : 금성사 GCD-603/GCD-605 CDP, Made In Korea
자, 그러면 누가 늘이기를 한 것일까? 소니가 만 원 더 받고 옵션 활동으로? 삼성전자 엔지니어 그룹이?
뭐… 누가 했든, 그리고 무엇의 클론 버전이니 뭐니 해도 (그 시절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히 국산은 국산이고, 영원히 소장해야 하는 국산 빈티지 CDP인 것은 분명하다.
○ 다음은 금성사 CDP, 삼성전자 CDP의 원천 모델인 소니 CD-11S의 기본 정보.
(▲ CX20017은 1개 R-2R 네트워크 + 고속 스위칭 동작을 조합한 L/R 분리 출력, 16비트 DAC이다. (그 시절, 필립스는 14비트 DAC을 썼다는 점에 유의) 스위칭 때문에 미세하게 좌우 시간 차가 생긴다는… 부족한 자료 때문이겠지만, 어디에도 레이저 트리밍에 대한 언급은 없음. 그러면 보급형 16비트 DAC 정도로 치부해야 하는 것인가? NO! 소니 CD-101에도 CX20017이 사용되었다. 참조 글 : https://www.audiosciencereview.com/forum/index.php?threads/hardware-mods-the-ugly-story.3619/page-5)
○ 그 시절의 SONY는 떼돈을 벌었겠다.
1타 n피 형 자사 제품을 팔고 급한 마음에 줄 서서 기다리는 타 사에 설계도를 팔고, 부품도 팔고, 뭣도 팔고 뭣도 해주고…
그러면서… 일구고 성공하는 것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몰락을 자초한 오만함에, 이제는 전자제품에 관한 한 삼성전자의 아래 등급 기업이 되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함께 CDP를 만들었던 필립스도 더 이상 시대 기술을 리딩하지 못하는, 마트에서 전구나 청소기를 파는 정도의 존재로 쪼그라들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함. 적어도 소비자 인식은 그렇게 달라졌다는…
○ 최초, 최초, 최초 CDP
삼성전자는 CD-100(1983년), 금성사는 금성사 GCD-603/GCD-605(1983년), 인켈은 CD-2700(1984년, 필립스 솔루션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대우전자는? 아남전자는? 태광산업은?
(▲ 과거 출시 기사 검색이 안 될 만큼이라서 로고 바꿔 붙이기를 의심하게 된 대우전자 DCD-110 CDP. 소니 CD-101의 클론 버전이다. 소중한 사진 자료가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지고, 흐릿한 흔적만 남는… 안타깝게도 늘 이런 식이다. 출처 : https://www.soriaudio.com)
(내용 추가) 1985년 11월 6일자 매일경제 기사에, 삼성전자가 CKD(Complete Knock Down) 방식으로 지원을 받았다, 아남전자는 파나소닉과 협의 중이다. 태광산업은 도시바와 기술 협의 중이다, 롯데는 개발(=파이오니어 지원)을 완료했다, 신방전자(=1979년, 해태 그룹이 인수한 상태)가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언급이 있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라면 봉지를 뜯어서 물에 넣고 끓이기만 했다는…
○ 국산 빈티지 CDP Forever!
빈티지 픽업의 노화 내지 잠재적 고장 때문에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어차피 버린 몸!” 마인드로 모듈을 최대한 분해하고 컵에 알코올 등 세척제를 따르고 마구 흔들어서 또는 하나하나 닦아가면서… 렌즈 아래쪽과 안쪽 등 부위를 세척하여 증상 개선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해보고 안 되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면 되는 일. 더 막 나가자면… nm 파장을 확인하고 레이저 소자를 교체할 수도 있고. (삼성전자 CD-100의 KSS-100A는 Ga-As 780nm)
예시로서, 다음은 KSS-100A를 완전히 분해한 DIY 사례. 그렇게 마음만 먹으면…
* URL : audio.etata.hu/2014/10/01/sony-cdp-101-32th-anniversary-kss-100a-resto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