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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크로이처 K-800 시스템은 언제 태어났을까?

글쓴이 : SOONDORI

봄날 연휴에, 김동오 님과의 이메일 대화 중 매우 중요한 이슈 하나가 제기되었다.

“…삼성 CD-100 은 ‘크로이처 800 세트’에 포함되어 있네요…”

아하?

김동오 님께서 보내주신 소노라마 크로이처(Kreutzer) <시스템 K-800>의 실물 사진에서, 말씀대로 삼성전자의 최초 CDP인 CD-100이 그곳에 있다.

CD-100에 연결된 시점은 1983년. 크로이처 <시스템 K-800> 디자인이 1983년형이라고 당연하게 인식하기는 어렵다. 1984년도 어렵고, 1985년은 긴가민가에…

반대로 상상해보면, <시스템 K-800>이 1983년이나 근접 시점의 제품이고, 삼성전자가 최초 CDP의 가로폭을 표준 43cm에 맞추게 된 배경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소니와 소니를 따라간 금성사가 가로폭을 355mm로 정했던 것의 반대로 가자는 전략. 그러면 ‘소노라마’ 밑에 깔린 ‘크로이처’가 삼성전자 내부에서 상당한 비중을 가진 서브 브랜드명이었다는 뜻이 되는데…

* 관련 글 : SONY가 고심한 가로 폭, 355mm와 215mm

어쨌든, CD-100을 담은 <시스템 K-800> 안에 중요한 무엇이 숨어 있다.

■ 논리 가설 : 1980년대 후반?

산수이, 데논, 럭스만, 알파인 등 뭔가… 어떤 아리송한 컬러 느낌이 연상되는, 나름 디자인 감각이 특이했던 크로이처(Kreutzer) 시스템은 K-800, K-700이 있고 크로이처로 불리는 게 합당해 보이는, 그러나 크로이처 명명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DNA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더 있다.

일단, 중심추를 잡기 위해 K-***A로 작명된 인티앰프들을 나열해 보면,

(▲ 크로이처 <시스템 K-700>에 소속된 K-700A 인티앰프.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b_09&document_srl=1025552)

(▲ 크로이처 소속 불명의 K-600A 인티앰프. 이쯤에서, 두문 ‘K’가 코리아의 K가 아니라 크로이처의 K일 가능성을 상상해보고…)

(▲ DC 출력이 있으니 크로이처 소속으로 보기 어려운 K-500A 인티앰프)

(▲ 이건 뭐… 그냥 봐도 크로이처 소속이 아닌 K-400A 인티앰프)

이제, <시스템 K-800>의 소개 시점을 특정할 단서를 취합해 보면,

1) 아래 코멘트에서, ‘스테레오 뮤직(중앙일보 발행)’ 잡지는 1987년부터 10년간 발행되었다.

“…STEREO MUSIC 창간호에 나온 삼성 컴포넌트의 광고성 리뷰입니다… 크로이처 800은… (http://www.kaudio.co.kr/)”

2) 아래 시스템은 <시스템 K-800>이 아니다. 사실은, 통합 명칭 불명. 이것은 독일 우편 통신판매 회사 Quelle GmbH의 유니버줌 브랜드 꼬리표를 달고 수출되었던 것.

그런데…

가만히 보면, a) <시스템 K-800>과 디자인 맥락이 같다, b) 특히, EQ를 <시스템 800>과 공유하고 있다, b) 작명 규칙이 K-800A와 같은 K-600A/K-600AR 인티앰프와 (CD-100가 아닌) CD-22N이 눈에 들어오고…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b_09&document_srl=19167521)

야마하 패키지 솔루션을 채용한 CD-22N의 소개 시점은 1989년. 함께 있는 제 짝 K-600A/K-600AR 인티앰프(=Universum V-4682)의 소개 시점도 1989년.

만일, 크로이처로 판매되었다면, 이름은 1989년형 소노라마 크로이처 <시스템 K-600>’이 합당하다. (2023.05.14) 1989년 3월 홍보물에 의해서 르네상스 브랜드명으로 판매된 사실을 확인함.

* 관련 글 : 삼성전자 CD-22N CDP, Made In Korea

* 관련 글 : Universum V-4682 서라운드 인티 앰프, 금성 또는 삼성

* 관련 글 : 삼성전자 K600 컴포넌트 시스템, Made In Korea

3) 그리하여 1) + 2)는, 1987년 이후 시점을 지목한다.

■ 논리 가설 : 1980년대 초반?

그다음으로…

1) 우상단에 삼성 로고가 각인된, 해외 소재 CD-100의 소개 시점은 1983년. 콘텐츠 글에 이미 그렇게 정리하였다.

* 관련 글 : 삼성전자 CD-100 CDP, Made In Korea

2) 삼성전자 오디오 서브 브랜드의 변천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소노라마(Sonorama) : 삼성전자는 1970년에 오디오 사업을 시작하였고 1970년대 말에 가서 소노라마 브랜드화를 시작함. 이후로 오랜 시간 동안, 삼성전자에게 ‘소노라마’는 곧 Audio.

– 크로이처(Kreutzer)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에서 영감을 받은… 최소한 1985년 4월 이전에, 표준형 컴포넌트 시스템에 할당했던 서브 브랜드. 크로이처가 나왔으니까, 소노라마 브랜드의 수명은 끝? NO! 김동오 님의 자료에서, 기타 자료에서, Sonorama는 크게, Kreutzer는 작게 병행 표기되었다는 점에 유의한다.

– 르네상스(Renaissance) : 뭔가 혁신적인 태도로 잘해보겠다? 사용 시점은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1991년 7월 이전이다. (내용 수정, 2023.05.14) 다음 정보에 의거하여 1988년 4월 이전. 그리고 ‘르네상스’ 등장에 의해서 ‘소노라마’와 ‘크로이처’는 사용 종료.

* 관련 글 : 삼성전자 크로이처 K-800 시스템은 어디로 갔는가? (1)

(출처 : 동아일보 디지털 아카이브, 1988년 4월 16일)

– 엠페러(Emperor) : 하이엔드, 덩치 큰… 1990년대 중반에 반짝.

(▲ 1985년 4월의 광고에서 K-800을 ‘신개발품’으로 정의했다. 그러면, ‘시스템 800’의 제작 시점을 1984년 하반기~1985년 상반기로 상정해도…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조선일보, 1985.04.07)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동아일보, 1991.08.23)

3) 신뢰성 있는 해외 사이트에 언급된 CD-100의 소개 시점은 1984년. (국내와 해외의 제품 소개는, 종종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

“1984년에서 1985년 사이에 판매된 Samsung CD-100 CD 플레이어는 Goldstar GCD-603 플레이어처럼 세부 정보가 없는 형편입니다.
Le lecteur CD Samsung CD-100 commercialisé entre 1984 et 1985 a connu une diffusion pour le moins confidentielle (pas d’infos sur le web à ce jour) à l’instar du lecteur Goldstar GCD-603… (https://vintage-audio-laser.com/Samsung-CD-100)” 

4) 1982년 10월, 소니 CDP-101이 문을 연 디지털 CDP 세상에서… 1년~2년은 상당히 큰 격차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금성사가 그러했듯 삼성전자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고, 금성사처럼 SONY CDP-11S의 클론 버전을 만들 수밖에.

[ 관련 글 ]
금성사 GCD-603/GCD-605 CDP, Made In Korea
금성사 초창기 CDP, GCD-606의 실물 사진들

4) 그리하여 1) + 2) + 3) +4)는, 1983년  혹은 백 보 양보한 1984년을 지목한다.

■ “CDP가 무슨… 묵은지여요?”

만일 1980년대 후반으로 특정하면, 삼성전자가 기껏 만든 최초 CDP를 4년쯤 묵혔다가 사용한 게 되어버린다. 빨리 만들고 빨리 팔아서 빨리 수익을 취해야 하는 기업의 상식적인 태도로 볼 수 없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단, CD-100의 내부를 보고 소니 CDP-11S의 흔적부터 찾는 게 합리적임. 몇 가지 초기형 소니 CDP의 특징이 담겨 있다면, 확실히 CD-100은 1983년형이 맞는 것이고 그다음에, 왜 그것이 엇박자 시점에 언급되었는지를 따져보면 된다.

예를 들어, 1983년에 소개된 CD-100을 1~2년쯤 생산했다는 가설은 충분히 합리적인데, 그러면 1984년이, 백 보 양보해서 1985년 4월 이전의 어떤 시점이, 크로이처 브랜드의 시발점이 된다. 잠시 전에 만든 CD-100이 투입되는 것은 당연하고 CD-100과 크로이처 ‘시스템 800’의 디자인 틀이 같은 것도 납득이 되고.

아무튼,

“<시스템 K-800>이 1983년~1984년에 태어났다”에 한 표. 수출과 국내 판매의 상관 관계는 알 수 없음. 어쨌든 ‘스테레오 뮤직’ 광고물 코멘트와 같은, 완전히 때늦은 1987년 이후가 아니고…

김동오 님께 CD-100의 내부 사진 자료를 건네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 이후 업데이트 –

[ 관련 글 ]
삼성전자 CD-100 CD 플레이어 실물 사진들
삼성전자가 만든 수출형 빈티지 CDP, Made In Korea

(2023.05.08, 내용 추가) 김동오 님에게서 받은 자료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함.

삼성전자는는 훗날 SOH 두문의 픽업을 양산할 만큼, LG는 훗날 DVD 제품에 몰입할 만큼, 양사가 디지털 광학 시스템에 대한 열의가 있었다는 점을 적어 두고,

○ 1982년 10월 : 소니-필립스 CD가 세상에 소개되었다.
○ 1983년의 어느 날 : SONY CDP-11S가 공개된다. 이후 양태를 보건대 이 모델은 소니의 전략적 배포용이라고 해두는 게 좋겠다.
○ 1983년 : 소니의 개발 키트를 받아 국내 양사가 자사 CDP를 만들기 시작한다.
○ 1983년이거나 늦어도 1984년 중 : 그리하여… 양사는 뚝딱 만든 CDP 제품을 갖고 있었다.
○ 1984년 : 개발 단계 제품과 대량 양산 단계 제품은 성격이 다름. 라인 준비 등 생산체제를 병행 구축하는데 1984년, 1년을 꼬박 소모했다고 추정한다. 굳이 1년을 할당한 것은, 두 회사가 익숙했을 아날로그 회로와는 완전히 다른 <광학+ Digital> 기술이었기 때문에. 아무튼 1984년에 양사는 CDP를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즉, 소비용 제품을 이미 갖고 있었다.
○ 1985년 1월 : 금성사 GCD-606 CDP 후면에 적힌 날짜. 그러면 1984년 말에 이미 판매 중이었거나 최소한 판매 대기 상태였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 1985년 4월 : 논리상 그 이전에 크로이처 브랜드 K-800/K-700의 홍보를 시작 = 그 이전에 CD-100과 기타 크로이처 소속 제품이 확보된 상태. (금성사 홍보는 미 확인)
○ 1985년 7월 : 김동오 님의 삼성전자 CD-100 트랜스포트에 붙은 스티커의 날짜. 양산을 준비하고 홍보를 시작한 지 몇 달 후에 소비된 제품.
○ 1988년 4월 이전 : 삼성전자가 이전 브랜드명을 폐기하고 르네상스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함.

이상의 시간 흐름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SONY CDP-11S(1983) + 양사 CDP 개발 시작 → 두 회사 공히, 늦어도 1984년 말까지 CDP 및 관련 제품 구비 + 양산 체제 구축 → 1984년말~1985년초에 본격적인 국내 유통 + 해외 수출.

종합하면, 1984년이 국산 CDP 세상 기점. 그리고 “삼성전자 크로이처 K-800 시스템은 언제 태어났을까?”에 대한 답은 1984년.

1984년형 크로이처 시스템을 1987년까지 판매하고 있었다면… 너무 안 팔렸거나 반응이 너무 좋았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기술 이미지 과시용이었기에 별 생각이 없었거나.


○ 글쓰기에 불요한 자료이지만,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살짝 다리미질하고 등록해 둔다.

(▲ 구성은, PL-900 턴테이블, 800D 카세트 데크, 800R 디지털 튜너, 800Q EQ, 800A 인티앰프 그리고 문제의 CD-100 CDP)

(▲ 마란츠 브랜드로 수출되었다는 ~카더라 이야기가 있는 PS-750. 삼성전자가 약을 먹었으면 몰라도… 실 제작사로 평국전자를 연상하게 된다. * 관련 글 : 미국 마란츠와 평국전자와 어떤 국내 스피커 제작사의 활동을 따라가 보기)

○ 크로이처와 맥스(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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