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90년대에 금성사가 이런 것도 만들었구나!” 대뜸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Sony의 ‘비디오 8’ 테이프를 수용하고 흔한 VHS 테이프를 쓰고, 그래서 Video 8 영상을 VHS에 복사하거나 VHS 영상을 Video 8에 복사하고 중간에 편집도 하고… 준 프로용 장비이다.
1994년 소개.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allegrolokalnie.pl/oferta/goldstar-rdd15pq-8mm-vhs)
복합 기능이 담겨 있기 때문에 서비스 매뉴얼은 146 페이지나 된다. 그렇듯, 아주 작정하고 설계한 제품.
(뻔한 홍보 전술이었겠지만) 그리하여 독일 잡지가 우수 제품으로 선정했다고 하고… 아래 기사에서, 금성사와 로에베(Loewe)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도 언급된다.
금성사(대표 이헌조)가 수출 전략상품으로 개발한 8mm VHS 더블데크 VCR(모델명:R-DD15PQ)가 독일의 비디오 전문잡지인 “비디오” 7월호에서, 일 소니, 독 뢰베 등의 제품과 함께 독일에서 판매되는 최우수 제품으로 평가받았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기사에서는 더블데크 VCR 대형 사진과 함께 “더블데크 “란 제목으로 “종전의 VCR로는 비디오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8cm 캠코더로 촬영한 필름을 재생할 수 없었으나 더블데크 VCR를 통해 홈비디오인 VHS로 편집,재생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이 잡지가 선정한 비디오 전문가들의 테스트 결과, R-DD15PQ 이외에도 금성사가 OEM 공급하고 있는 독일 뢰베사의 제품도 최우수 제품으로 인정받아 금성사의 기술적 우수성을 입증했다. (전자신문, 1994.07.30, https://www.etnews.com/199407300038)
몇 가지 생각해 볼 것은,
1) 금성사가 공들여 고급 컨버팅 장비를 만들 만큼, VHS 득세의 세상에서조차 Video 8 테이프가 널리 사용되었다는 사실. 그 이유는 오로지 Vidoe 8의 포터블화 강점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비싼 SONY 캠코더를 들고 공원에 놀러 갔는데…
2) 집에 돌아오면 VHS가 Video 8을 압도하는 상황.
3) 세상의 안과 밖이 다르고, Sony와 JVC는 끈질기게 대립하는 조건이었기에 금성사가 기대했던 판매 수량은 상당히 많았을 것.
그런데, 이런 모든 게 다 소비자의 고민이자 돈과 자원의 낭비가 아닌지? 역시, ‘글로벌 표준 제정’은 놀랍도록 강력하고 한편으로는 놀랍도록 파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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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1990년대의 금성사(로고 변경 후의 LG)가, FA-5000 인티앰프를 끝으로, 아날로그와 오디오 세상을 버리고 디지털과 비디오 세상으로 줄행랑친 것처럼 생각되는 이유는? 오늘 날, 핸드폰 시장을 내팽개친 것처럼 말이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금성사 FA-5000 인티앰프
(▲ 금성사의 마지막 아날로그 인티앰프는 역사적 가치가 크다)
“놀던 물을 바꿔서 이런 것 저런 것을 만들려고? 돈벌이에 치중한 합리적인 판단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다시 생각해 보니… 섭섭하네~!”
(▲ Made by LG. 디지털 소스를 복사하고 편집하는 1995년형 하만-카돈 CDR 2. 2000년에는 CDR 20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