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막선 프로브고 정품 프로브고 뭐고… 대충 파형만 보면 되지 뭘?” 사실, 그런 DIY 마인드였고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그래도 되었는데…
안테나가 엄연한 오디오 소스 기기인 것처럼, 전선 쪼가리처럼 보이는 오실로스코프 프로브도 특별한 신호 취급용 전자 기기이다. 개입 변수는 접속 단자 품질, 프로브 케이블 품질, 각종 금속 접속재의 품질, 내부 회로 구성의 품질 등이고 튜너나 인티앰프 안쪽 신호 흐름을 상상하는 시각으로 보면 모든 게 다 들어맞는다.
그러므로 프로브는 가급적 좋은 것을 사야 하고, 뭐든 갖고 있다면 그것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써야 한다. 예를 들어…
■ 상황에 따라 커패시터 트리머 돌려주기
눈에 보이는 방형파 펄스를 사각형답게 만드는 것은, 말하자니 입만 피곤한 필수 작업. 그래서 트리머 조정 기능이 없고 ~Mhz의 충실성을 믿기 어려운 ‘중국제 바보 프로브’는 최대한 멀리하기. 간단한 핸디 스코프용 프로브를 일반 오실로스코프용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사례일 수도 있다. 아주 흔한 (예) 60Mhz짜리 겉면에 300Mhz를 인쇄하고 돈을 더 받는 사례는 없을까? 가짜 IC로 돈을 버는데 그런 게 없다고? 의심의 눈초리.
한편으로, 트리머 커패시터를 돌려 X1 파형을 사각형으로 맞춘 후 X10 모드를 선택하면 정확히 같은 파형이 나올까? 아니다에 한 표. 이유는 프로브, 오실로스코프, 기타의 작용에 의해서. 대충 써도 되겠지만, 정밀 측정을 하려면 모드 변환 시마다 확인하는 게 좋음. 그렇지 않으면… 예를 들어 On-Time, Rising Time, Settle Time 등 각종 주기를 정밀하게 확인하려고 할 때 무조건 오차가 생김.
■ 프로브 케이블에 유의
프로브의 GND 클립이 짧아서, 길게 연장해서 탐침 하기도 하는데… 대충은 좋지만, 정밀 측정을 위해서는 그리고 원론 상으로는 오히려 최대한 짧게 유지하는 게 좋다. 이유는 전선이 길어질수록 케이블 내 커패시턴스가 증가하기 때문에.
■ 숨겨진 기술 격차에 유의
그것을 다른 말로 하면, 좋은 프로브는 사용하는 전선도 좋다. 금속도 좋다, 접점도 좋다, 뭐도 좋다. 다 잘라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까, 브랜드를 보고 갈 수밖에 없는 것. 중고가 수십만 원짜리 TEK, HP, 로데-슈발츠 프로브가 같은 모양의 중국제 1만 원짜리 프로브와 같을 수는 없음.
* 관련 글 : 회피 대상 싸구려 중국제 프로브
■ X1, X10 모드의 적절한 활용
– 수 V 낮은 전압 측정에 적합한 X1의 대역폭은 X10, X100보다 좁다.
– 동작 중 회로에 대한 영향도는 X1 > X10 > X100 순이고, 감지 모드 변경은 곧, 감쇄비 및 입력 임피던스를 달리하는 것과 같다.
(▲ X10은 1/10 분압 회로를 쓰겠다는 뜻. 그때 계산의 모수인 전체 저항은 10M오움. https://electronics.stackexchange.com/questions/410111/is-probe-compensation-of-a-scope-only-for-10x-setting)
단순하게는… 예를 들어 동작 회로의 어떤 저항에 또 다른 저항을 병렬로 붙이는 것과 같음.
그러다가 회로가 우연히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면 관측 및 오류가 생길 수 있다. 회로 고장은 덤. 단적인 사례로서, 아주 민감한 센서 감지 라인에 무심히 디폴트 X1 프로브를 물렸더니 심하게 오작동했고 다단계 복합 작용에 의해서 Chip이 망가지면서… “어? 얘는 또 왜 이래?” 잠시 고민하다가 X10으로 바꾸었더니 정상.
통상 X1 모드 오실로스코프의 입력 임피던스는 1M오움, X10은 10M오움
TRIO CS-1553 트랜지스터식 오실로스코프의 입력 임피던스조차 1M오움
Keithley 168 빈티지 멀티미터의 입력 임피던스는 10M오움@DC
꽤 진지한 편인 Fuke 187 디지털 미터의 입력 임피던스도 10M오움@DC
Fuke 101 꼬맹이 디지털 미터의 입력 임피던스 역시 10M오움@DC
나름 고급품인 Kamoden 빈티지 아날로그 멀티미터는, 1/10 수준인 100K오움@DC
현 시점, 아날로그 미터의 평균선으로 생각하는 새한계기 멀티미터는 20K오움@DC
인터넷에 널린 그렇고 그런 디지털 및 아날로그 제품은? 절대루~ 안 알랴~줌.
비유하건대… 20K오움이면 큰 드라이버로 쑤셔서, 100K오움이면 작은 드라이버로, 1M오움이면 손가락으로 살짝 후벼서, 10M오움이면 살짝 침만 바르고 감지한다는 뜻. 물론, 수치가 높을 수록 회로가 정교해지는 것이니 계측기 가격은 비싸진다.
아무튼 그렇게 보면,
1) 아주 민감한 RF 회로나 프론트엔드 쪽에서는, a) X1보다 회로 개입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고, b) 취급 밴드 폭이 해당 프로브의 Max.에 근접할 X10 모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물리적 신호 감쇄는 오실로스코프의 X1, X10, X100 설정으로 보상(=내장 증폭기 작동)해 주면 됨.
2) 사정상 악어 클립 달린 막선 프로브를 쓸 수밖에 없다면, 진짜 막선을 쓸 수밖에 없다면, 프로브가 만들어 낸 왜곡이 반드시 개입한다는 점에 유의하여 현재 파형을 해석하면 되는 것이고.
이상은, 자꾸 깜빡하게 되니까 기록해 두는 것. 가끔 쓰다보니… 또 깜빡하겠지만. (표제부 사진은 1:10 고정형, 500Mhz급 로데-슈발츠 RT-ZP10 프로브. 당연히 커패시턴스 트리머 없음)
(내용 추가) 살펴보니, 고급 계측기 시장의 강자 로데-슈발츠는 이제 100Mhz, 200Mhz 따위는 만들지 않는다. 거참, DIYer 자존심 상하게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