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머여? 이거슨…”
HP는 정말, 미치도록 이상한 빈티지 전자/기계 장치를 만들었다. 커다란 금속 뭉치가 장치 내 전자기적 반응에 개입한다고.
(출처 : https://www.recycledgoods.com/hp-5253b-50-500-mc-frequency-converter/)
요지는, 고조파 발생기 보드를 놓고 ‘커다란 금속 뭉치’로 어찌어찌하면 고조파/하모닉 주파수 중 하나가 선별된다. 그리고…
HP는, 그런 HP 5253B 주파수 변환기(선별기)와 너무 높은 주파수, 부담 없이 낮은 주파수, 슈퍼 헤테로다인 변환을 조합하여 3Ghz까지 취급할 수 있는 (그 시절의 초고성능) HP 5254L 주파수 카운터를 만들었다. 부품 성능이 모자라서 탄생한 Super-Heterodyne. 455Khz IF 주파수를 쓰는 AM 라디오조차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으니…
그러면, 그 ‘커다란 금속 뭉치’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기계적인 방법으로 하모닉(고조파)을 가변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인지?
1964년에 발행된 <HP Journal>의 설명을 차용하면,
1) 단발성 펄스 생성 특성이 있는 <Step Recovery Diode>로 입력 주파수로부터 다 차수 고조파를 생성한다. (파형 왜곡은 파형이 갑자기 꺾어지는 포인트에 집중될 것이고 그곳에서 많은 차수의 하모닉이 생성된다는 점에 유의. 만일 수직형 단발 펄스였다면 논리상 무한대의 고조파가 담긴다)
(출처 :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An-implementation-of-step-recovery-diode-based-UWB-Zhu-Sheng/c0404bfbdb4d390deba527c6954042b6661acb96)
2) 그 하모닉 맥동은, HP가 공동(空洞, Cavity)으로 정의한 금속 공간 안에 잠시 갇혀 있는 상태가 된다.
(출처 : www.youtube.com/watch?v=BhJiT_P1xag)
3) 민감한 기어와 머시기와 플런저(Plunger)를 조합하여 공동 구조물의 체적을 달리하면 가감 체적에 부합하는 공진 주파수만 밖으로.
(출처 : https://www.ebay.com/itm/145020331975)
‘… The cavity is tuned by a movable plunger to resonate on only one harmonic at a time. Fig. 5 (cavity output vs tuning dial position) il- lustrates that harmonic frequencies are found only at the discrete points marked on the dial, even though the tuning mechanism is a continu- ous control. Slight detuning affects the amplitude but not the fre- quency of a selected harmonic…”
* 참고 문서 : 1964년도 판 휴렛 패커드 저널
시골 장독대 위에 있는 커다란 항아리, 반쯤 덮은 뚜껑, 장난 삼아 독 안에 소리 지르기, 뚜껑 위치 조정하고 다시 소리 지르기가 연상되고… 한마디로 금속 공동 구조물은 가변 체적 항아리. 어차피 항아리 공명관에서 울리는 음성 주파수나 ‘고주파’나 고주파의’ 고조파’나 에너지의 맥동인 것은 매한가지 아닌가?
이상에서, HP 5254L 주파수 카운터와 종속 기능 모듈인 HP 5253B 주파수 변환기의 연계 동작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파 발진 → 무차별 고조파 생성 → 고조파 하나 선별 → 선별된 고조파와 카운터 입력 주파수 혼합 → 낮은 주파수로 변환 → 전자적 계수 → 적당히 배율 조정하여 숫자로 표시.
이 모두는 AM 라디오의 슈퍼 헤테로다인 동작과 같음.
아날로그 튜너와 고급 라디오의 IF Up Conversion/Down Conversion과 맥락이 같음.
헬름홀츠의 공명 이론을 차용하여 쉽사리 고주파를 선별하는 장치를 만든 게 뒤로 자빠질 만큼 놀라운, 대단히 말랑말랑한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역~쒸 HP!”
(내용 추가) 모던한 장치와 회로는 만질 것이 없고 볼 것도 없음. 무조건, 알 수 없는 타인의 설명만 들어야 한다. 정반대 속성을 가진 빈티지는 완전 노출형. 그래서 여러모로 참맛이 있다. 이게 뭘까? 맞든 틀리든 혼자서 궁리하는 즐거움, 뜻밖의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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