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왜 이렇지?”
요즘은 어찌하다가 상용 회로의 전원부가 눈에 들어오고, 상용 회로의 OP.AMP가 눈에 들어오고… 내친김에 DIYer 관점으로 중요하다 싶은 것을 정리해보면,
■ 기본 동작 요건
먼저, 눈앞에 있는 손톱만 한 OP 앰프를 다음과 같이 바라본다.
– 두 개의 작은 직경 수도 파이프가 하나의 큰 직경 파이프에 합쳐진 구조.
– 둘이든 하나든, 작은 직경 파이프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출렁거림이 큰 직경 파이프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
– 가압펌프가 두 파이프 중간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없다면 이 구조물의 증폭도 즉, Gain은 1이고, 있다면 n 배.
그런 시각적 구조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고급스럽게 인버터, 논-인버터라는 아날로그 연산의 속성을 부여하고…
(▲ 영어 Operation은 사칙연산을 뜻함. 그러므로 OP.AMP, OP.앰프는 사칙연산용 소자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더하기 부호 +와 빼기 부호 -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어찌어찌하여, 빈티지 앰프 초단의 증폭 소자로 쓰고 있는 것. 우리말로 ‘연산’ & ‘증폭기’라고 불리는데, ‘연산’을 떼어내면 ‘증폭기’가 됨)
다음은 요즘에 흔한 CMOS 방식 제품과 전통적인 바이폴라 방식의 대비. 빈티지 앰프 등에 사용된 제품은 당연히 바이폴라 방식. 종종 구닥다리가 더 좋은 경우가 있다.
아래는 기본 결선 방법과 각각의 증폭도를 계산하는 일종의 표준 도면이다.
■ 주요 평가 항목
흔히 보게 되는 데이터시트의 항목은,
○ 입력 오프셋 전압; Input Offset Voltage
사용자가 수도꼭지를 잠갔지만, 살짝 수돗물이 새는 상황이다. 그것은 제조 공정과 제조 수준에 따르는 값. 아래에서 V10 만큼이 누출되고 있다고 가정하고…
OP.AMP와 구조가 같은 빈티지 앰프에 투영하면, 입력 라인에 기본으로 깔리는 노이즈가 있고, 그것이 365일 DC Offset 편차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
○ 공통모드 입력 전압(범위), CMIV; Common-Mode Input Voltage(Range)
IC 내부의 회로 구성에서 비롯된… 입력 범위에 있어서 양 전원 전압, 단 전원 전압으로부터의 절대 차감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 요지는, 동작 전압의 100%를 쓸 수는 없다.
* 관련 글 : 어떤 LM2904 회로와 OP.AMP의 공통모드 속성
○ 공통모드 제거 비율, CMRR; Common-Mode Rejection Ratio
정수장 수도꼭지와 작은 직경 파이프에서 은근히 새고 있는 물의 양은 작을수록 좋음. 그 물은 IC 증폭에 의해서 더 큰 양으로 표현될 것이다.
○ 최대 출력 전압, Maximum Output Voltage Swing
큰 직경 파이프가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정해져 있음. 아래와 같은 빈티지 IC의 출력 구조에서, <공통모드 입력 전압>, <공통모드 출력 전압>의 제약에 의해… 시그널 클리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
○ 전압 변동 제거 비율, PSRR; Power Supply Rejection Ratio
정수장 가압 펌프 쪽 압력 변동이 작은 직경 파이프, 그리고 결국은 큰 직경 파이프에 주는 영향도를 제시한다. Supply Voltage Rejection Ratio와 같은 정의이고, 작을수록 좋다.
○ 슬루 레이트; Slew Rate
슬루율, 슬루비율은… 정수장 밸브를 열었을 때, 가압된 수돗물이 작은 직경 파이프와 큰 직경 파이프를 거쳐 끝점 압력으로 작용하기까지의 시간을 따진다. 당연히 작을수록 좋다.
그 말은, a) 모든 게 시원시원하다는 뜻, b) IC(또는 빈티지 앰프)의 반응성이 좋다는 뜻, c) 특히 빈티지 앰프에서는, 회로도 회로지만, 전원부의 전기 에너지 공급 능력이 좋다는 뜻.
○ 기타 항목
동작 전압 한계, 동작 전류, 각종 기저부 노이즈, 취급 주파수 한계 등 나머지는 쉽게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으므로 Pass.
* DIYer 학습용 자료 :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디자인 레퍼런스-OP Amps For Everyone
■ 데이터 시트 살펴보기
그러면 이런저런 잣대를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다음은 구글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가두리 양식장 네이버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은, 전설적인 OPA627의 데이터 시트이다.
1) “Precision Instrument”라는 수식어만으로도 끝. 논리상 계측기를 능가하는 빈티지 앰프나 전자장치는 없음.
2) 눈에 띄는 항목 우선으로, 주마간산 살펴보면…
(▲ 입력 오프셋 전압을 uV 단위로 제시할 만큼의 자신감일까? 노이즈는 최대 1.6V_pp, <공통모드 입력 전압 범위>는 얼마 얼마이고 <공통모드 제거 비율>은 최소 100dB)
(▲ 피드백이 없는 조건의 증폭 능력은 최소 100dB에, 취급 주파수는 ~16Mhz까지(=오디오에서는 차고 넘치는 조건)이고 출력 스윙 범위는 어쩌고저쩌고. 그리고는 푸쉬-풀 방식의 강점인 낮은 출력 임피던스가 제시되었다. 55오움@1Mhz)
■ 2종 OP.AMP IC의 비교
이제 빈티지 앰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본 JRC社의 NJM4558과 OPA627을 비교해 보면,
1) 빈티지 바이폴라형인 것은 동일함.
2) 공급 전압은 NJM4558이 ±4V ~ ±18V, OPA627이 ±15V이다. 그러므로 NJM이 있던 자리에 OPA를 그대로 꽂으면 망가질 수도 있음.
3) 입력 오프셋 전압은 NJM 6mV 대 OPA 1백 몇 십 uV로 큰 차이가 있고…
4) 공통모드 제거 비율 또한 NJM 90dB 대 OPA 100dB로 차이가 있음. PSRR도 마찬가지. 10dB는 큰 값이다.
5) 슬루 레이트는 NJM 최소 1V/us 대 OPA 최소 55V/us로 비교 불허.
■ OP.AMP IC의 DIY 교체에 대한 생각
이제 OPA627이 NJM4558보다 더 특성이 좋다는 것을 알았으니 묻지 마 교체하면 신호처리에 있어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글쎄요… 세상사가 다 그렇듯 무조건일리는 없고, 불상의 조건을 충족하였을 때만 그러함.
1) 우선, OPA627과 같은 고가 IC에 대해는 무조건 짝퉁 조심. OP.AMP의 핀 규격이 거의 대부분 동일하고, 실제로도 엇비슷하게 작동하므로… Re-Marking으로 돈 벌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다.
(▲ 왼쪽은 이베이 게시물에서. 시각적으로… 혹시 가짜가 아닐까? 컨버전 PCB에 OPA627 마킹된 IC까지 얹어서 얼마를 받으셨는지? 오른쪽은 진품. 출처 : https://www.richis-lab.de/Opamp22.htm)
(▲ 알리익스프레스에서 3,300원. 몇십 분의 1 가격도 안 되는… 이런 가격의 것을 진품이라고 믿는 게 정말 이상한 것)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구매는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음, 나름 유통 검증이 되는 국내 eleparts*, device*, ICban* 또는 해외 mous*, digi* 또는 절대적으로 믿을 만한 상점에서. 상점? 흘깃 봐도 분명한 짝퉁인데 손사례 치며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다시는 안 감.
* 값싼 AD744를 고가의 OPA627로 둔갑시킨 사례 : https://zeptobars.com/en/read/OPA627-AD744-real-vs-fake-china-ebay
2) 언급된 대로, 반드시 대상 보드의 동작 전압을 확인해야 한다.
3) 몇천 원 대 몇만 원에 대한 가격 대 효익에 대한 평가가 우선해야 한다. 이유? 음을 더 좋게 만들거나 기기를 건전한 상태로 만드는 더 값싼 방법이 많기 때문에.
4) 어떤 OP.AMP를 썼더니 뭐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일종의 평균 의견으로 간주하고, 그것이 내 기기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안 하는 게 좋을 듯. 자칫 개악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IC 소켓 사용은 필수. 여차하면 원복 한다.
IC 소켓도 좋은 것, 비싼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대충 산 것은 99.9프로 중국제라고 보면 될 것인데… 가급적 동그라미 삽입구가 있는 것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
5) 몇몇 OP.AMP 교체 시 음이 달라지는 경험은, 능동 소자에 의한 능동 회로의 상수가 달라졌기 때문임. 그렇게 소리에 영향을 주는 항목은 많다. 그리하여… a) 실제로 (사람 귀를 기준으로) 개선된 것이거나, b) IC 출력 전위가 커진 것이거나, c) 또는 기타의 사유로 좋거나 나쁘거나 망패이거나. 여기서, 출력 전위가 커지면 소리가 좋아졌다고 착각하기 십상이라는 점에 유의한다. 실제로 그런 착각 현상을 이용해서, 기기 종단 출력을 키운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례도 있음.
6) 비싼 칩을 쓴다고 무조건 좋아질 이유는… 없음. (오디오 세상에 국한하여) NJM4558이 영~ 형편없는 IC였다면, 인켈이나 유수의 제작사가 그런 것을 쓸 이유는 없었을 것. 뭐… 개인적인 교체 경험은 있지만, 아무튼. 그리고 오실로스코프 등 계측기로 좋아진 것과 사람이 들어서 흡족한 것은 완전히 다른 관점의 평가라는 사실은 꼭 기억해야겠다.
그렇게 보면, OPA627은 고가에 꽤 특수한 구조를 취하며 본질은 오디오 전용이 아니므로, 그보다 훨씬 더 저렴한 OPA2604, OPA2134, NJM5532, NJM2114 정도에서 타협을?
7) 빈티지 IC는 8핀 DIP 타입이 기본인데, 요즘은 눈이 돌아갈 만큼 작은 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경우, 피치(Pitch, 핀 간격)를 달리하는 컨버팅 보드를 쓰고 까다로운 땜 작업을 하거나, 그런 작업이 불편하면 액상 페이스트와 히트-건을 쓸 수도 있지만… 부담스럽다. 결국 욕구와 동기와 현실의 절충에 고민하게 됨.
8) 가끔 OP.AMP 교체를 자랑하는 기기가 장터에 나오는 경우가 있던 데, 잘 따져볼 일이다. 누군의 귀에는 좋지만, 누군의 귀에는 안 좋을 수 있고, 원형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뭐…
아무려나 아무도 모를 정과 부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두 번 직접 DIY 해보는 것은 꽤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에 상관 없이 손으로 무엇을 만지고 내 것을 만드는 기쁨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럼으로써 오디오 DIY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니 김밥 싸들고 말릴 것은 아니라는 의견.
“기웃기웃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뭐든 저지르면 뭐든 얻는 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