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전자 방출과 반발과 이동 등 물리적인 작용과 금속 구조물의 영향을 결합한 진공관은 기본 개념이 매우 유연하다.
[ 관련 글 ]
증폭용 3극 진공관의 속성
정류용 2극 진공관의 속성
‘다이폴(Di-Pole) 안테나’에서처럼, 두 개를 의미하는 다이오드(Di-ode, =훗날의 반도체 다이오드에서 그대로 쓰이게 된 용어), 세 개를 의미하는 트라이오드(Tri-ode*)… 2극, 3극, 4극… 그리드 개수를 증가시키면서 더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으니까.
* ~ode는 어떤 물체의 본원적 속성을 뜻하는 어미. 세 개+ode = triode.
시작점인 3극관 트라이오드를 넘어서면,
■ 4극 진공관, 테트로드
이쪽은 표제부 사진의 제품과 같은 특수 진공관이 많다. 반도체 출력 소자보다 진공관이 더 유리하거나 더 우수할 때가 있음을 입증하는 실증적 사례이기도 함.
* 관련 글 : 10,000W짜리 FM 송출 시스템의 진공관
내부 구성은, 필라멘트 → 캐소드 → 3극관에서 전자 억제의 핵심 역할을 했던 컨트롤 그리드(Control Grid) → 어떤 용도의 스크린 그리드(Screen Grid) → 플레이트(Plate) 순. 여기서, (+) 전압이 인가되는 스크린 그리드는, 전자(-)를 앞쪽으로 더 당겨서 더 가속시키기 위해 배치함. 캐소드~제어 그리드~플레이트 사이의 정전 용량을 줄이는 용도로 사용, 또는 그 외의 무엇이든…
(출처 :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physics-and-astronomy/pentodes)
■ 5극 진공관, 펜토드
“전자가 무슨… 탁구공인가?” <스크린 그리드>와 <플레이트> 사이에, 마이너스 전위의 <억제 그리드(Surpressor Grid)>를 둠으로써, 플레이트에 맞고 튕겨 나온 전자를 다시 플레이트로 되돌리는, 그러니까 마구 구겨 넣다.
이상에서, 음극 캐소드 + 음극 그리드 + 양극 스크린 그리드 + 음극 캐소드에 연결된 음극 억제 그리드 + 양극 플레이트 = 별이 다섯 개? 뭐… RF용으로 많이 쓴다.
(▲ 뮬라드가 제안한 EL84 3W 앰프. 출처 : https://diyaudioprojects.com/Technical/Tube-Power-Supplies/)
다음은 Fisher FM-1000의 IF단에 쓰인 5극관 예시.
■ 6극, 7극, 8극, 10극, 50극, 108극, 무한 극 수의 진공관
만들면 있고 없으면 없는 것.
■ Beam Forming 진공관
“이번에는 또… 양치기개 스타일?” 전자를 한 줄로 늘어서게 만들려고, 그럼으로써 플레이트에 더 많은 전자가 도달하도록 만들자고 진공관 양 측면에 전자 밀어내기용 통로(=빔 포밍 전극)를 마련해 놓았다.
다음은 Fisher FM-1000에 사용된 EF86/6267의 독특한 심볼. ‘몰아주는 점선’은 빔-포밍의 암시?
전압 증폭도(Voltage Gain = V_out / V_in)가 100단위인 것을 보면, 그런 듯.
■ 디스플레이용 진공관
○ CRT : 전자총은 필라멘트 + 캐소드의 역할을, 날아가는 전자는 그냥 날아가는 전자, (편향판이 있다는 점은 Pass), 플레이트에 해당하는 것이 형광물질이 발라진 전극(새도우 마스크 등)이다. 그런 것을 가지고 TV도 보고 구형 CRT 오실로스코프에서 파형도 보고…
* 관련 글 : 빈티지 CRT 표시 장치
○ 매직 아이 진공관(Magic Eye Tube) : 이것도 영롱한 불빛이 매력적인 디스플레이 진공관.
* 관련 글 : Magic Eye Tube, 여전한 아름다움
○ 닉시 튜브(Niexie Tube) : 있으면 너무 좋겠다 생각하는…
* 관련 글 : NIXIE 튜브
○ 니모 튜브(Nimo Tube) : 진공관 안에서 녹색 실루엣을 만들다. 무엇이 없었던 시절의 아이디어 쥐어짜기.
* 관련 글 : 너무 자연스러운 숫자 표시기, Nimo Tube
이상에서,
3극관에 덧대어진 그리드 유사 구조물은 전자가 의도한 바에 따라 플레이트 쪽으로, 잘 굴러가도록 배치된 것이다. 그러면서 회로 결선을 달리하면, 단순 구조의 3극관 보다는… 뭔가 오밀조밀하게 동작 속성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고.
피셔 FM-1000에 사용된 진공관을 눈으로 보고, 전제 신호처리 흐름을 가늠해 보았다.
여기서, <이해의 준칙>은 세 가지뿐이다. a) 3극관을 무조건 머릿속 트랜지스터로 대체하여 생각하기, 2) 플레이트 위치에 집중하기, 3) 4극관 이상은 주변에서 돌고 도는 전기 배선에 주의하기.
1) 프론트엔드 : FET와 트랜지스터를 조합하는, 흔한 반도체식 프론트엔드와 다를 게 하나도 없음. 진공관의 특별한 존재감은 극도로… 없다.
2) IF 회로 : 플레이트만 보고 졸졸 따라가면, 말 그대로 줄줄이 비엔나인 것을 알 수 있음. 그러다가 익숙한 비율검파 회로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에도 진공관의 특별한 존재감은… 없다.
3) MPX 회로 : 체배회로, 필터회로 어쩌고저쩌고… 그러다가 Ring Diode를 만나고, L과 R이 분리되고. 전체 흐름은 트랜지스터식 MPX와 다를 게 없으므로 진공관의 존재감은, 없음.
4) 전원 회로와 기타 : 고리타분한 2극 정류 진공관 대신에 반도체 다이오드를 썼고, 그것으로 필라멘트 전원을 공급하고… 이쪽은 아예 진공관이 없으니 땡!
“없다”를 반복한 것은 진공관 회로가, 딴에는 해석이 용이한 속성이 있음을 일부러 강조하기 위한 것이고…
그렇게 ‘얼렁뚱땅’ 정신으로 모든 것을 익숙한 소자나 관념적인 기능 블록으로 대체하고 상상하면, 모든 게 쉽다. 전체 윤곽을 파악하였다면, 필요에 따라 각론으로 들어가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