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찾으라. 그러면 구할 것이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 추억하던 나만의 ‘프랑켄슈타인 286 컴퓨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였다.
우선, 1986년 6월 26일의 매일경제신문 기사에서.
“…삼보컴퓨터는 미국의 대형컴퓨터 판매업체인 컴퓨터랜드(Computerland)사와 IBM 호환 기종인 BC88과 BC286 모델을…”
(출처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 관련 글 : Trigem STD-400 SPARC 워크스테이션, Made In Korea
그렇게 물 건너가서, 미국 컴퓨터랜드의 1호 브랜드 상품이 되었다는 국산 컴퓨터는 어떤 모습?
다음은, LA타임즈 기사.
“… ComputerLand의 두 가지 기본 모델은 PC-XT처럼 작동하는 BC88과 고성능 PC-AT처럼 작동하는 BC286이 있습니다.
BC88은 Intel의 8088-2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실행되므로 PC-XT처럼 작동합니다. BC88은 256~640킬로바이트 메모리(RAM)를 쓸 수 있으며 배터리로 작동되는 시계/달력과 함께 제공되고 플로피 및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는 물론 테이프 백업 장치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4.77MHz IBM PC-XT의 약 두 배인 8MHz로 동작합니다. PC-AT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 요청에 따라 Intel 80286-2 기반 회로 기판으로 교체하고 512K ~ 2MB RAM을 설치하여, IBM PC-AT와 같은 6MHz 또는 8MHz급 BC286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BC286 모델의 다른 구성 요소로는 하드 디스크, 직렬 포트 2개(BC88의 경우 1개) 및 시계/달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IBM 제품처럼 확장 슬롯이 있는 고정된 마더보드를 포함하는 대신, 전원 공급 장치가 있는 모듈식 섀시와 8개 슬롯이 배치된 마더보드 상당 보드를 제공합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회로 기판만 교체하면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디오 어댑터가 있는 BC88에는 최소 3개의 회로 카드가 필요하고 BC286에는 4개가 필요합니다….” (1986.10.27,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1986-10-27-fi-7587-story.html)
여기서, 삼보 및 컴퓨터랜드가 커다란 사각형 메인 보드 대신에, 슬롯만 배치된 백-프레인(Back Plane) 구조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중요함.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무 슬롯에나 XT 보드 또는 AT 보드를, 마치 사운드카드처럼 꾹! 눌러서 꽂으면 끝.
(▲ Made in Korea 인쇄, 8088, 금성반도체 부품, 메모리 칩은 OKI)
(▲ 미국 컴퓨터랜드(*)는 하이마트와 같은, 미국 라디오섹과 같은 전국단위 양판점. 그러하니 설계를 포함하는 모든 것을 삼보가 독자 진행하였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글쎄요… 집적화의 노고라는 게 있다. OEM과 ODM을 구분하는 기사에서 OEM 케이스로 소개하고 있음. 특이했던 백프레인 구조를 더하면, 기본 설계도는 미쿡에서? 또는 제3국의 어떤 거래선에서? 이상 자료의 출처 및 소개 영상 : www.youtube.com/watch?app=desktop&v=QcK3qPko498)
* 유효한 활동 기간은 1976년~1990년. 1986년부터 2년 동안에, 군웅할거의 그 시절에, 삼보 제품이 얼마나 팔렸을까? 그래서 자료 사진이 없는 것이려니 함.
BC88은 확인했는데, 정작 관심을 두는 BC286은?
컴퓨터랜드에 대한 찬란한 광고물이나 매장을 기억하는 인터넷 코멘트는 있지만… 내부를 제대로 찍은 사진은 없다. 그래서, 어렵게 찾은 표제부 사진과 아래 사진으로 끝. 당장은 그러함.
(▲ 빨간색 부품이 많았던 기억. 이 삼보 88 Deluxe 보드(=8086이므로 XT)와 거의 비슷한 형태했던 것으로 해 둠. 출처 : https://theretroweb.com/motherboards/s/trigem-88-deluxe)
케이스는 BC88과 같은 것을 썼고… 당시 소비자 가격은 각각 1,495달러, 2,895달러였다고. 거의 두 배. 그러면… XT급을 쓰다가 카드 교체만으로 ‘옆그레이드’가 아닌 조건으로, 단박에 AT가 되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이었겠다.
산업용 제어 시스템의 구조적 아이디어를 차용한 그 빈티지 PC에 대한 추억 그리고 과거의 기억은,
어느 날 BC286에 상응하는 것을 갖게 되었다. 돈 주고 산 것 같지는 않고… (예나제나 단순하고 정갈한 IBM 오리지널 케이스가 멋있다고 생각한다) 튼실한 IBM 클론 XT PC를 하나 샀고, 그것의 케이스와 덩치 큰 파워서플라이만 남겨두고는 삼보 트라이젬의 내용물을 이식. 모든 게 척척 맞아들어갔더라. 양자 IBM 호환형 PC였으니까 당연한 일.
그때, 때늦게 허큘리스카드를 썼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만든 프랑켄슈타인 자가조립 PC와 다른 PC를 가지고 한 동안 잘 놀다가, 해외에 나갈 즈음 스타택 핸드폰과 함께 처제에게 주었는데… 훗날 갑자기 생각나서 물어보니, 눈을 껌뻑거리며 “네~에? 다 버렸어요!”. 5년, 6년 후… 너무 당연한 것이었음에도, “아뿔싸~!”.
뭐… 수십 년만에 아련한 형태를 다시 접했으니 일단은 충분하다. 언젠가 우연히, 그 286 보드를 만나게 되면 업데이트.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reddit.com/r/retrobattlestations/comments/12ev76o/a_rare_computerland_bc286/)
[ 관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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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기부 물품 박스를 열고 있다
(내용 추가) “찾았다!” 어떤 분의 게시판 글에 있는 삼보 트라이젬 286+S 메인보드. 다시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 URL : https://m.ruliweb.com/hobby/board/300109/read/25438618
정인산업이 만들어다는 철제 케이스에 1990년 12월 14일 자 스탬프가 찍힌 것을 보면, 그 시점 이후에 소비자에게 인도된 것. 빨라야 1991년 1월 초 이후가 합당함. 그렇다면… 미국 컴퓨터랜드는, 창업자의 불법 대출이 어쩌고저쩌고하여 1985년 이전부터 송사에 휘말렸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점점 더 심각한 상태였을 것이고, 그러다가 1990년에 부도.
“… The Computerland Corporation said today that a California court has cleared the way for it to appeal a decision that awarded partial ownership of the computer store chain and $141 million in damages to a group of outside investors. Computerland said the California Court of Appeal ruled that the computer retailer may appeal by posting a $25 million cash bond rather than the $283 million that normally would be required under state law. The appeals court also required that the stock of IMS Associates, the holding company that owns Computerland, be placed in trust during the appeal, but said that the trustee will have no voting rights. The decision provides a reprieve for William H. Millard, who owns IMS Associates and Computerland and who had said he would not have been able to raise the $283 million bond… (뉴욕타임즈, 1985년 8월 25일, https://www.nytimes.com/1985/08/24/business/computerland-attempt-to-appeal-is-eased.html)
그런 상황에서, 1986년 6월에 시작된 삼보의 대미 수출이 원만하게 진행되거나 종료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컴퓨터랜드용 카드식 보드가 1991년형 트라이젬 286+S에 들어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보게 된다.
흔히 자랑질용 보도자료의 누적 계약 금액에는 거품이 묻어있는 게 상례이고 삼보가 이후로 10년 이상을 잘 활동했으며… 무엇보다 미국 시장 내 BC286 자료가 너무 없으니까, 꼴랑 몇천 대쯤? 적당 조건에서 중단되었다에 한 표. 본 건은 빛 좋은 개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