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IMO
2003. 4. 22.
디지털측정기(DVOM, 오실로스코프, 디지털카운터 등) 전문 제조업체의 차량용 스코프메터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 모델(S2800)은 1993년이래 ‘Comeas’ 브랜드 또는 ‘세인텍’으로 알려진 중소기업에서 설계ㆍ제조한 것으로서 DSO(Data Storage Oscilloscope; 측정 결과를 RAM에 저장하고 디스플레이하는 방식) 타입의 휴대용 측정장비입니다.
주파수 레인지 1Mhz에 파형 비교를 위한 몇 가지 참조 웨이브(센서 기본파형 45개)과 기본적인 기능을 내장하고 있고, 평범한 외관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전 기능이 소프트터치로 작동 가능합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국내기업의 中價형 모델이 과연 Fluke나 Tektronix와 같은 세계적 브랜드의 제품과 과연 어떤 점이 다른지와 구매 시 비용의 경제성은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외관 디자인
처음 이 모델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무엇인가 결핍된 듯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외국의 고가형 장비들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일단, 제공된 적색 스코프메터는 감각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은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Key의 촉감은 좋은 편이지만, 좀 더 색상의 변화를 주거나 Fluke처럼 버튼을 하드한 타입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휴대용 장비이고 또 차량관련 작업을 하면서는 오염에 쉽게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표면 세척이 용이하도록 디자인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디자인 기술의 부족라는 것은 ‘Channel A’를 ‘CHA’로 표기한 예와 같이 매우 사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일에 4개의 Jack을 다른 색상으로 용도에 따라 구분하였다면 단자의 시인성이 더 좋았을 것이고 그만큼 구매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교적 만족스럽다. 그러나 개선점이…
물론, 이러한 디자인 분야의 결핍은 국내의 여타 중소기업 제품들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공통된 것이고 또한 직원 수 15명 내외의 기업에서 전문적인 디자이너가 상주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문의한 결과는 개발부의 직원들이 제품의 개발과 디자인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아무래도 기술 전문가가 전문적인 디자인까지 담당을 한다는 사실 때문에, 분명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스쳐 가는 생각은, 혹시나 전자공학과 출신 개발자가 이런 외관을 직접 디자인했다면 경탄스러운 것일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전자 측정장비를 논하는 곳에서 갑자기 외관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말미에 언급을 하겠지만, 세인텍이 기술력은 있으되 제품을 멋있게 포장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고, 여전히 이것이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현실이자 개선해야만 하는 절대 과제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디자인 전문성이라는 것은 기술 분야에 있어서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작은 배려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또 더 많은 구매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오히려 어렵다고 하는 여건일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대조되는 모델로서, ‘Fluke’의 그저 그만한 소형 DVOM들이 그 기능이 단순하고 또 Calibration에 고질적인 문제가 있지만, 한 손으로 모든 기능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 작은 사이즈로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는 점, 그리고 깔끔하고 앙증스러운 외관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점이 기술적으로 우수할 수도 있는 이 모델보다 더 인정을 받는다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과연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것은 다분히 감각적인 Visual 디자인에서 부터 출발한다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수백만 원대의 Fluke제품群 – 비교의 의미가 있을까?
작은 것에 대한 배려와 단 한 가지의 특별한 부가 기능이 생산 모델을 차별화시키고 끝내는 오늘날의 거대기업 Sony를 만들었음을 상기해야 하겠습니다.
기능평가
이 제품이 측정 가능한 주파수는 직류(DC) ~ 1Mhz입니다. 이 정도는 자동차관련 단품, 회로의 점검에는 비교적 충분한 대역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ual Channel을 지원하는데 그 채널들은 ‘A’와 ‘B’로 나뉘고 LCD 상하간에 분할 표시를 함으로써 레퍼런스 웨이브와 실측치를 비교한다거나 입력 대 출력의 상관관계(예: 점화 1차 측, 2차 측)를 실시간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듀얼 채널은 매우 편리한 것이고 또 그만큼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편리한 자동 트리거(Auto Trigger), 자동 칼리브레이션(Calibration) 기능을 담고 있고. True RMS(Root Mean Square) 측정이 가능한 DVOM기능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True RMS Meter ]
8개의 화면을 저장하고 Recall 할 수 있는 기능과 Data Hold 기능(급하게 변화하는 웨이브의 측정 시 일시 정지상태에서 현재의 값만을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RS-232C를 이용하여 검출된 데이터를 추후 인출할 수 있습니다. [기업 사이트의 상세스펙 ]
(좌) 자료 인출 장면, (우) 인출 소프트웨어 사용 예
다음은 실제로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약간 불만스러운 점은 10mS까지 Horizental Division을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Glitch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것, 그리고 파형이 매끄럽게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LCD Display의 Dot수가 132 x 128에 불과하다는 한계 때문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Wave의 완만한 처리를 위한 Rastering기능이 부재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Sample Wave의 표시는 간결하고 읽기 쉽다
배전기의 파형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Coil과 페라이트 코어를 이용한 일반적인 Induction Pick-Up(엑세사리로 제공됨)을 이용하였는데, 50KV까지 측정가능한 레인지에서 계속 파형이 약간 불명확하게 출력되었는데, 이것은 제품의 문제라기 보다는 픽업의 성능이 과히 좋지 않은 때문이거나 설명자의 언급에서처럼 측정 조건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공된 팸플릿의 샘플은 시인성이 좋은 편) 이런 점에서 Hall-Effect 소자를 이용한 고품질 픽업을 제공한다면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Pick-Up을 이용한 배전기 파형 점검 예
몇 개의 버튼만으로 본체의 기본 Set-Up, 그리고 측정 대상(센서종류 등)의 선정, 레인지의 선택, 백라이트 등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개발단계에서 사용자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배려가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근래에 나오는 전자 측정장비들의 일반화된 추세입니다. 이제는 Rotary Knob을 돌리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1) 14개의 조작버튼 – 조금 더 미려하게 할 수는 없을까?, (2) 점검대상의 지정 화면, (3) 본체의 기본 Setup화면
도움말이 내장된 것은 특색이 있는 기능입니다. 그리고 백라이트가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비록 평범한 것이겠지만 전문장비로서의 기본적인 수준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종합의견
이 모델의 기본 기능은 판매가격(49만 원)을 감안할 때 충분한 수준입니다. 자동차 센서나 엑츄에이터의 기본 파형을 내장하고 있는 점과 버튼식으로 조작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Data Logging 기능이 있는 점은 중가형 스코프로서는 가격 대비 효용의 메리트가 있는 것입니다. 메리트가 있다고 함은 1) ‘세인텍’이 ‘흥창’의 미국 현지법인인 Protek에 납품을 할 수 있었고, 2) Snap-On Blue Point 브랜드의 Automotive Scope를 OEM 개발ㆍ납품하였고, 3) 미국의 유명한 Mac-Tools의 제품들을 개발ㆍ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안된 것입니다.
즉, 충분히 기술력이 있는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그리고 해외 수출을 하는 국내(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세인텍’은 93년부터 Digital Tester, Oscilloscope, Bench형 Frequency Counter 등 다양한 종류의 측정장비를 설계ㆍ제조하여 왔고 그것은 그만한 기술력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1) Snap-On ‘Blue-Point’ 차량용 Scope Meter, (2) 5Mhz Hand-Held 스코프 PCB, (3) 테스트/Calibration 작업
언급된 바와 같이 출력파형이 거칠다는 점과 (개인적인) 외관 디자인이 썩 우수하지 못하다는 평가는 이 제품의 판매가격을 감안하면 사뭇 사소한 사항일 수도 있습니다. 간략한 기능들을 이 가격대에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과 원활한 A/S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적극적인 구매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인텍’이 조금 더 고급스러운 사양을 부가하고 마무리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과연 한국산 Fluke에 상당하는 인정받는 스코프메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Snap-On의 제품과 같이 메모리카드를 이용하여 좀 더 많은 레퍼런스 웨이브를 제공한다거나 또는 Dot수를 약간만 더 늘리는 것, Blue-Point 제품과 같은 수준의 마무리 그리고 LCD Backlight의 색감을 달리하는 정도에서 상급모델을 개발할 계획은 없는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이 많이 팔리고 또 그럼으로써 좀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본사 전경(고양시 일산구), (2) 회사 사이트, (3) 취재에 협조해 주신 분들 (영업담당, 개발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