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90년대의 어느 날, 동네 전화국에서 가치가 있다는 머시기를 나눠준다~카더라.
공짜? 뭐지? 하며 갔더니…
접객 데스크의 담당자가 어쩌고 저쩌고 하고 뭘 쓰라고 하고 어디에 싸인하라고 하더니 곧바로 박스를 하나 건네주었던, 그랬던 기억이 있다.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6080 추억상회, hbs1000.cafe24.com)
대충 20만 원어지? 굳이 하이텔에 접속하지 않아도 되는 PC + 모뎀 일체형 기기는 뭐가 좀 다른 게 있나 했는데… 그냥 그렇더라. 기억하기로는, 며칠 후 처박아둠. PC가 있고 빠른 모뎀이 있는데 뭘?
(출처 : m.gimoa.kr)
지금도 한국통신, 아니 체신부가 그 큰돈을 들여 위험한 전국 단위 도박을 한 이유를 모른다. 설명이 장황함에도.
“… 한국통신은 하이텔 서비스가 개시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약 6000억 원을 들여 300만 대의 단말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한국통신 하이텔은 스스로 “한국형 미니텔(Minitel) 사업”이라고 부를 정도로 프랑스의 정보통신망인 ‘텔레텔(Teletel)’ 사업을 모델로 삼았다. (문화일보, 2023.Jul 3, 2023)
“… 한국통신이 오는 5월부터 전국 전화국에서 하이텔단말기 6만 대를 일반인 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한다. 한국통신은 컴퓨터에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쉽게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 보급 사업을 벌여 그동안 모두 22만 대를 보급한 바 있다. 이번에 새로 보급되는 하이텔 단말기는 자판의 크기를 노트북 정도로 개선한 신형으로 화일 편집과 저장은 물론 송수신, 화면 저장기능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전화 가입자는 누구나 임대받을 수 있으며 주민등록증을 갖고 관할 전화국에 신청하면 된다. 한국통신은 오는 2천 년까지 총 3백만 대의 하이텔 단말기와 하이텔의 에뮬레이터 하이콤 7백만 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통신은 오는 15일부터 5월 말까지 이미 보급돼 있는 하이텔 단말기에 대한 무료 정비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통신, 하이텔 단말기 6만 대 무상 임대, 매일경제, 1995.04.13, https://www.mk.co.kr/news/all/1538279)
급하게 변화할 인터넷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 저가형 국민 단말을 보급하겠다는 국가적 발상은 나름 의미가 있지만, 프랑스 미니텔의 성공 케이스만 바라보며 (콘텐츠가 아닌 현물에만) 6천 억 원을 쓴다는 것은…
“체신부 형식승인도 거저 먹기에, 현대전자만 살판났네~♪”
초록은 동색이라… 체신부 DNA의 한국통신은, 2001년부 현재의 KT가 되었고 파란(Paran)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형편이 여의치 않자 갑자기 태도 돌변, 사용자들을 급하게 내쫓고… 그렇게 인터넷 세상에서 사라졌다.
장기 유저 입장으로서, 쪽방에서 내쫓기는 것 같아서 상당히 불쾌했고 한편으로는 어떨떨했던 기억도 있음.
○ 현재 운용 중인 국가 인터넷 백본망을 KT가 100프로 포설한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인데…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전국 단위 마이크로웨이브 망을 빼앗긴 한국전력공사/통신부문 조직이, 억하심정으로 주제를 달리하여 포설했던 것. 이후 7,500억 원어치 시설 자산을 분리하여 파워콤을 설립하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시설을 확충하고… 이후 여차저차 데이콤을 거쳐서 LG U+ 품으로로. 따지고 보면 KT는 소매점 역할을 했다.
○ 포털 이야기가 나와서 적어두기를… 280여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는 장사치 카카오에 의해 큰 빨대가 꽂힌 DAUM이, 블로그 기능을 폐지하고, 무엇을 폐지하고, 검색 스파이더는 종종 쉬고 있고, 최근에는 몇몇 황색지 기사만 노출되고… 그런 것을 보면, 그러다가 전설의 DAUM이 영원히 사라질까 무섭다.
* 관련 글 : 카카오에 빨대 꽂힌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