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사진을 잘 찍기도 하셨지만… 이 기기의 레이아웃은, 그냥 아름답다.
스테레오 녹음, 속도 4.75cm/S 또는 9.5cm/S, 최대 50~15Khz, 트랜지스터 13개 사용, 400mm × 170 × 352, 9.5Kg, 1962년.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picclick.co.uk/Philips-RK36-EL-3547-A-22-tape-recorder-314872160278.html#&gid=1&pid=2)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폼새에 걸맞은 단상 유도 전동기 사용.
(출처 : https://www.ebay.de/itm/154469594496)
(출처 : https://tonbandforum.de/showthread.php?tid=28035)
기능적으로는 변변치 않은데, 소개 시점이 그러하니까 그렇고… 시대 분류를 가늠해 보면, 엔틱(Antique) 세상 끝점과 빈티지 세상 초입점에 어중간하게 걸쳐 있는 게 아닐까 싶음. 말하자면, 시대 전이 중인 제품?
그러면, 그런 ‘엔틱급’과 ‘빈티지급’은 어떻게 나누는 게 좋을까?
사견임을 전제로,
1) 시점 기준
1950년대 이전을, 진공관과 AM 라디오와 LP가 중심에 있던 고즈넉한 엔틱 세상으로. 1960년대를, 아리송한 혼재의 DMZ 시대로. 1970년대 이후에서 1990년대까지를 혹은 넉넉하게 20년 전까지를, 트랜지스터와 IC, FM과 카세트 테이프와 CD, 멀티 채널 중심 ‘시스템 오디오’의 대중화와 품종 다변화가 전개되었던 빈티지 세상으로.
2) 가구인지 오디오인지? 심지어 촌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면 분명히 엔틱급. ‘가구 속으로 들어간 전자 장치’ 개념이, 강한 관성을 갖던 시절의…
3) 모서리 라운드, 미려하고 긴 곡선, 파스텔 톤과 다양한 컬러. 플라스틱의 아기자기한 형상, 브랜드 로고와 각종 두문 강조
흔히 Retro 컨셉은 빈티지 세상 초기의 디자인을 바라보고 있다.
플라스틱 사출 기술과 도색 기술의 개선판 제품은 당연히 빈티지 세상에 속함. 대체로 엔틱 세상에서는 뭘 할 게 없는 철판, 목재, 초기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를 쓰기에 상상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으니…
그나저나 요즘은,
국부적 잔재주에 집중하는, 어찌 보면 치기 어린, 아무리 봐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 같지 않은, 엔지니어적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이 널렸다고 생각한다. 물체 오디오가 사라지고 오디오 디자이너가 사라지기 때문인가? 게다가 날카롭게 선명하고 차가운 것 일색으로 가물가물 노란 램프가 주던 따뜻함이 없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