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아큐페이즈가, 아날로그 인터페이스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대부분을 버튼식 인터페이스로 바꿨다. 1970년대에는 매우 신선하고 매우 팬시 하게 느껴졌을 디자인.
그러나 요즘 시각으로는?
MM/MC, 20~20Khz, S/N 110dB, THD 0.005%, 466mm × 188 × 391, 18Kg, 1978년.
결과론으로는 사서 고생한 것.
그들의 과한 투자 때문에… 그래봐야 꼴랑 컨트롤 앰프일 뿐인 장치에 43만 엔이라는, 상당히 과한 소비자 가격표가 붙었다. 만만한 일제 FM 튜너 10여 대에 상당하는 금액. 비슷한 시점의 TRIO L-07CII 프리앰프는 16만 엔 정도.
회로도 등을 살펴보면,
1) Tactile 스위치와 마이크로컨트롤러의 조합이 아닌 구조에서, 접점식 스위치가 잔뜩 배치되어 있다. + 릴레이가 잔뜩이다 → 그런 것의 자연 노화는 어떻게 감당할지? 보나 마나 잔머리 ALPS 제품일 것인데…
(▲ 임피던스 조절 버튼群의 처리 회로 예시. 디지털적 인터페이스를 아날로그적으로 풀어쓰기 한 탓에… 노화 트러블 요소가 잔뜩)
2) 군더더기가 많다. (유명한 브랜드의 반도체식 프리앰프가 매초 80W를 소모하던가?) 정작, 직접 음을 다루는 회로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함.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ifido.co.jp)
그러면… 그 시절의 돈 많은 호사가는, ‘디지털 느낌을 강하게 유발하는 버튼식 아날로그 인터페이스 장치’를 산 게 되어버림.
그런 생각에 이어지는 상상은,
1) 오디오를 포함하는 온갖 물품의 제조사가 리딩했던 <1970년대 판 Digital 가치 강조> 광풍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는 싸다. 염가형, 보급형에나 어울린다”,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최첨단이다. 그래서 좋은 것이고, 그래서 비싸다”라는 식의 관념 주입 혹은 가스라이팅이 제조사가 공히 의도했던 <디지털 전도 현상>의 밑바닥 기재였다고 생각함. 목적은 돈벌이.
2) 더하여, 아무래도 ‘플라자 합의’ 이전 시점이라서, 오일 쇼크로 반사 이익을 보던 시점이라서, 그러니까 일본 버블 경제의 규모가 너무 거대했던 시점이라서 가능했던 사례. 달리 적자면, “소비자가 돈이 많은데 뭘 만들어서 빼 먹든… 누가 뭐라카~요?” 마인드에 의해서. (요즘은 버블의 중국이 그렇지 않나?)
3) Like Digital 전법이라… 아날로그 회로만으로 디지털적 인터페이스를 만든 설계 능력은 참 좋은데, 지나친 가격표 때문에 별로~! 디지털 클럭이 노이즈로 작용하는 것을 심히 염려했는지는 몰라도, 개발 자원 밸런스가 문제이다.
* 관련 글 : 1980년대의 플라자 합의와 대한민국과 미국과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