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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er SRAC, 줄행랑 스파이의 비밀 FM 송신기

글쓴이 : SOONDORI

스파이가, 가장 낮은 테이프 속도로 도청한 것을 녹음하고, 레코더 옆에 SRAC(Short-Range Agent Communications) 송신기 모듈을 붙이고, (그러면 송신기는 레코더에서 전원 공급을 받고) 테이프를 가장 빠르게 돌리면서 차를 타고 개활지를 죽어라고 달린다.

‘가장 늦게’를 ‘가장 빠르게’, 그리고 줄행랑치기.

먼 곳 수신자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전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른바, 전송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이려는, 옛 시절의 투박한 아이디어. 누구는 스파이를 잡을 틈이 없다.

그런데 그 SRAC 송신기가, 멀쩡한 88~108Mhz FM 대역을 사용한다고.

“… FM으로 비밀 메시지를 전송한 이유는, 당시에 88~108MHz 대역이 비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초반까지도 FM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100MHz 이상 밴드는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에서 사용되지 않았으므로 일반적인 방송 전파에 간섭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 Briefly transmitting a secret message via the FM broadcast band would not attract much attention in the early 1960s as the 88-108 MHz band was rather empty in those days (in particular when compared to the situation in 2015). As the segment above 100 MHz was unused in most West Europen countries, it wouldn’t cause any interference with legal broadcast stations either…”

실제로, 1960년 이전의 FM은 AM에 격하게 밀리던 허당이었다. 가만 보면, 1970년대도 거의 그러했고. 오디오 붐이 일던 1980년대에 가서는 AM Stereo까지 묵사발이 되면서 AM은 완전히 뒷방 신세로. 어차피 AM과 같은 LW/SW도 뒷방 다음 칸 골방으로.

이후로, 산업 관성에 의해 AM/FM이 겸비되었지만, 어느 시점에는 <FM 전용 튜너>도 나온다. 그러다가…  “응? 유튜브 세상에서… 요즘 FM을 누가 들어?”가 되었으니… 그러나,

유튜브고 고릴라고 콩이고 나발이고… 흔히 디지털 처리와 디지털 네트워크에 의한 첨단 방송을 운운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채색. 무슨 거대한 의도가 있나? 자꾸만 전파의 고유 속성이 아날로그라는 점을 잊게 만든다.

(어떤 개그맨의 “정경미 사랑해!” 스타일로) Analog Forever! (표제부 사진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크립토 뮤지엄, https://www.cryptomuseum.com/covert/deaddrop/uher/index.htm)


SRAC의 기능과 구조는 모던한 FM 트랜스미터와 다를 게 없음. 한 마디로, 올드 스타일 카팩이다.

* 관련 글 : 궁여지책 FM 스테레오 조정기 (2), 3500원의 논리

그 나라 국정원이 10Km 반경을 뒤지면… 헛간에 여러 개 수신 장치와 레코더가 잔뜩 숨겨져 있었을 듯하다. 89.4Mhz는 그 나라 읍사무소 주변 박 씨, 94.5Mhz는 그 나라 주유소 주변 홍 씨, 107.3Mhz는 고개 넘어 사는 그 나라의 김 씨에게 할당? 그 나라의 도청 근처에 사는 최 모 씨는 격일 단위로 테이프를 수거하고?

아무튼, 차를 몰 수 있는 자가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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