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강철 볼트의 대표 명사, 육각볼트. Hex Bolt.
응? 왜 6각일까?
0각과 1각은 논리상 무의미함. 2각부터 시작. 3각, 4각, 5각, 6각, 7각, 8각… 12각, 그리고 무한대의 각까지.
다 좋은데,
1) 쌍의 각을 써야 소켓을 물릴 수 있다.
2) 각의 수가 적으면 소켓과 렌치를 그 각도에 맞게 물려야 하니까, 너무 불편하다.
3) 물리는 포인트의 수와 힘의 분산에 관련된 강점이 있을 것이고,
4) 대량 제조의 고민도 있을 것이며…
공학적, 기계적, 경제적 타협점이 6각이 아닐까 싶음. 그런 육각 볼트에 대해서, KS B 1002 외 여러 종 문서로 KS 규격이 정리되어 있다. 재료, 소재, 형상, 길이, 두께, 마감 방법, 내부식 처리, 각종 시험 방법 + 사용 소재에 대해서는 다른 채프터의 규격서 등.
예를 들어서,
○ 속성 등급
ISO 898-1 규정을 따른다면, 볼트 머리에 숫자 4.8, 8.8, 10.9, 12.9 등을 새겨 놓는다. 수치가 클수록 강하고 단단하고 믿을만한 볼트. 낮으면 덜 강하고 덜 단단하고, ISO 규격을 준수했으니까 여전히 믿을만하다.
(▲ 메가 파스칼 MPa = 1N/mm^2. 그러므로 10.9의 1040Mpa = 1040N/mm^2. 힘(force)와 무게의 개념은 다른데… 그냥 얼렁뚱땅 지구 중력 방향과 같은 수직방향으로만 힘이 가해진다고 가정하면 1040N/mm^2은 106.12244Kg.f이고, 그냥 f를 떼어버리면.. 1밀리평방미터 당 106kg의 중량을 버티는 내성. 면적의 최소 단위로 내성을 언급했고, 현실에서는 흔히 더 큰 면적으로 금속과 금속이 만나기 때문에 10.9짜리를 쓰면, <수 톤의 누루는 힘>을 반대로 해석한, <수 톤의 당기는 힘>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여러 개 쓰면 수십 톤짜리가 되고)
○ 인장강도, Tensile Strength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말해주는 지표. 볼트는 두 개 금속판을 결합할 때 사용되니까. 늘어나면 두 판의 결합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될 것이니까 이것의 수치가 가장 중요하다. 고수준 인장강도를 대표하는 것은 자동차 헤드볼트. 매순간 폭발력에 의해 날아가려는 뚜껑을 열심히 붙잡고 있다.
인장강도는 볼트 재질과 나사산 형상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정한 값을 넘어서면 영구 변형이 일어나는데 그때를 항복점이라고 하고 항복점 미만의 어떤 값이 볼트 제작사가 보증하는 ‘보증하중’. 당연히 그 범위 안에서 써야 한다. MUST 개념.
○ 경도
송곳같은 것으로 쿡 눌러서 뾰족한 부분이 얼마나 깊게 파고 들어가는지를 수치화한 로크웰(Rockwell), 브리넬(Brnell) 경도 측정법 등이 있음. 재질이 단단하면 당연히 경도 수치가 높을 수밖에. 수치가 극단적으로 낮다면, 방금 뽑은 말랑말랑 가래떡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과 같음.
○ 전단강도
엿장수가 막대엿을 부러뜨리는 모습 연상. 볼트에 가해신 수직 방향 외력에 대한 내성과 같다. 이 항목은 조금 특이한데… 특별한 규정이 없다. 실측 우선이고 인장강도에 0.6을 곱하면 엇비슷한 값이 나온다고.
예를 들어, 8.8 등급 M16 볼트의 전단 강도 = 800N/mm^2 × 0.6 × 9.80665N/Kg = 81.6326Kg.f/mm^2이고, 1mm^2 면적이 수직 방향 82Kg 상당 무게가 전가되면… 갑자기 부러짐. 다행인 것은, 현실에서 1mm^2만 쓰는 경우는 없다. 힘의 전달을 감당하는 볼트 면의 면적이 30mm^2만 되도 약 2.5톤은 버틸 수 있음.
○ 기타 항목 : 생략.
이상을 오디오 세상에 투영해 보면,
○ 기본적으로 경부하 세상이기 때문에 ‘볼트’나 ‘볼트-너트’ 조합 보다는 ‘나사’를 주로 쓴다. 그러면, 볼트와 나사의 차이는? 볼트는 맞대응하는 너트를 상정하지만, 나사는 그런 것 없음. 오로지 어떤 금속에 파고들어 전체를 고정하면 그만이다. 단, 파고들어가는 금속의 속성이 긴가민가하다면 당연히 볼트와 너트를 써야 한다. 커다란 트랜스포머는 무겁기 때문에 당연히 볼트-너트로 체결.
○ 패스너(Fastener, 흔히, 화스나, 화스너라고 한다. 일본식 발음 간주) 나사로 조이는 경우(=태핑 나사)와 나사산을 미리 가공한 후 나사로 조이는 경우가 있다. 공정품을 생각하면 당연히 후자가 더 비싼 것 그러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것이고 제작사가 그만큼 더 생각했으려니 하고 속으로 웃으면 된다.
○ 다음은 태핑나사(Tapping Screw). 앞쪽 가공부가 마치 드릴날처럼 작용하면서 조임 대상 금속을 파고들고 뒤따르는 나사산에게 시원한 탄단대로의 길을 열어주는 구조로서… 사소해 보이지만, 대단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음. 그러니까, 태핑나사는 오디오 세상의 견인차, 나아가 인류 문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 그러면 ‘나사’는 영어로 NASA인가? 왜 그 물건을 굳이 ‘나사’라고 했을까? ‘너사’도 아니고?
소라 螺 + 실 絲 = 소라 껍데기처럼 생긴 물체. 그것으로 꼬매다.
○ 볼트와 너트와 나사의 선정에 있어서,
중국제 철근의 시장 점유율이 90프로쯤이라~카더라. 국내 소모량 대 포스코 외 국내 제강 업체의 공급량을 가늠해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비율. 그러면, 강도는 믿을 만한가? 오디오용이야 그러려니 해도, 산업용이나 건축용 볼트를 쓰는 데 있어서는 심각하게 따져볼 일이다. 겉으로는 국산품을 썼다고 하고 중국제를 쓴 다음에 차액을 꿀꺽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
○ (내용 추가) 연강판으로 튜너, 앰프의 조각 함체를 태핑 나사 등으로 체결하여 육면체를 완성하면, 기기 상부에 하중이 실려도 육면체의 하중 분산에 의해 어느 정도를 버틴다. 그런데 나사를 분실하고 대충 뚜껑을 덮어 놓으면? 한편으로… 튜너 위에 모노블럭 파워앰프 두 대를 올리고, CDP를 올리고, 데크를 올리고, EQ를 올리고, 턴테이블을 올리고… 오늘은 멀쩡하지만 내일은? 고무발에 극심한 하중이 실리고 하중 분산점이 서서히… 그러니까 거실 장식장 위에 쭉~ 나열하는 게 가장 좋고 아니라면 무거운 것을 밑에 놓는 것이 상식적임. 생각하건대, 파워앰프와 인티앰프는 무조건 맨 밑에. (방열을 생각하면 맨 위에 또는 수평 나열) 그리고 3단 이하 적재에서 스톱. 제작사 스펙의 Kg의 표시를, 1) “아~ 저기에 뭐가 많이 들어 있구나. 좋은 건가?”, 2) “아~ 저것은 맨 밑에 놔야겠구나. 조심해야지”로 해석.
마지막으로 셀프 질문하기로, 지구 위 볼트-너트의 개수와 나사의 개수 중 어떤 게 더 많을까? 전체 합산 중량은 당연히 볼트-너트 쪽이 더 클 듯한데… 개수는?
나사의 개수에 한 표.
나사 형상의 치합 구조물이 기원 전 600년쯤 전에 처음 등장하였다고 하니까, 시간을 곱하면…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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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것도 있다. 그러면 제 짝 볼트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제 짝 몽키 스패너도?
전자는 실전용. 후자는 철판떼기를 용접한 맹탕 과시용이다. 당연히 볼트도 몽키 스패너도 없을 것. 그나저나… 거대 볼트와 너트는, 네달란드의 가변형 방파제, 거대 가변 교각에서 쓰겠다는 것인지?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