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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아버지

글쓴이 : SOONDORI

조직 생활을 막 시작하던 즈음, 어떤 직장 친구가…

“길동아~! 어여 와!” 마당에서 새끼줄을 꼬시던 아부지가 부르신다.
“머유, 아부지~!”
“뭐 먹고 싶냐? 눈 꽉 감고 입 크게 벌려 바바바라”
“…???” 그러면서, 하늘을 향해서 입 벌리기.
“칵~! 퉷!”

그렇게 아버님의 가래침을 받아먹었다 ~카더라. 그 외 그 아버님의 이런저런 기행 이야기에 모두들 배꼽을 잡고 나가 자빠짐.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니,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기인이었는지를, 너스레를 떨며 자랑하듯 말했던 것은 아버지에 대한 큰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려니 한다.

나의 아버지는,

연필을 몹시, 몹시 잘 깎으셨다. 몇 자루 몽당연필과 긴 연필을 두고 한 땀 한 땀. 그렇게 하면 샤프 연필 깍기 따위는 전혀 필요 없는 상태가 된다. 물론, 그 시절에는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지만.

어찌해도… 세상에 무심하고 애정 표현 없고 철도 없었던 아들은, 아버님의 스타일로 아이의 연필을 깎아 본 적이 없다. 훌쩍 커서 아이가 혼자 운전할 만큼의 시간이 흘러가 버렸고, 시절이 바뀌었으니, 이제는 그럴 기회도 없고.

“에라이~ 어차피 달아버릴 연필인데, 아무렇게나 길게 깍자굿”

* 관련 글 : 그렇게 돌아온… 철 없고 무심했던 아들의 Panstar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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