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 1960년대, 일본 ‘아키바레(秋晴)’가 국내에 들어와서 ‘아끼바리’가 되어 밥맛 1등이 되고, 식량증산 ‘통일벼’는 맛이 없다며 어쩌고저쩌고… 그렇게 일본 쌀이 대한민국을 재점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크게 보면, 일본의 재점령.
지금도 쌀 DNA 따지기는 마찬가지인가? 아무튼. 일본의 흉작으로 쌀값이 폭등해서 국내의 <일본 DNA 쌀>을 가져가거나 수입하면 좋곘다는 그쪽 분들이 계시다 ~카더라.
○ 점점 덩치가 커져가는, 위안화를 주축 통화로 삼고 싶은 중국을 조기에 두들겨 패려고 트럼프가 움직이고, 와중에 중국 표 대미 우회 수출 경로상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쫄딱 망하게 생겼고, 그러면서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저부 에너지인 미쿡 산 원유를 퍼내고 있고, 그러면서 국제 유가가 아주 조금은 하락 추세이고.
두 사례를 보면,
쌀은 자연이 키운 닭, 아니… 매해 자연이 키우는 쌀이다. 원유는 그냥 땅 속에 묻어 둔 유한 자원. 속성이 완전히 다름. 전자는 트럼프가 어찌할 수 없는 일, 후자는 트럼프가 어찌할 수 있는 일.
그렇게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꼴통 ‘트럼프’를 앞에 놓고 생각해 보면, 향후 몇 년을 통괄한 세상의 논리가 들어난다. 동시에 <모든 것이 모이는 미쿡>의 경제적 파워가 실로 대단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Pax Americana 체제는 기울고 있는가? 기울지? 봐라! 기울고 있지?” 과거와 다르게 글로벌 권력 밸런스가 분파적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이 즈음에서조차 그러하다니, 촴나! 부자 3년 간다더니…. 아무데나 똥을 싸며 많은 민족에게 온갖 악행을 일삼은 종특 섬나라 영국은 확실히 망조 국가가 되었고, 독일을 포함하는 EU도 기우는 마당이라서 더 그렇겠다. 이제는 중국 말고는 견제장치가 없음. 의도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힘을 덜어내었으니 이 단계에서 중국만 없애면 미쿡은 영구 1등이 되어… “장기간에 걸친, 실로 대단한 역학적 전략 아이가?”
과거로 돌아가 보면,
금성사, 인켈, 서음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오디오 및 전자제품을 만들고 수출하던 기업이, 얼마나 대미 무역에서 노심초사였을지가 가늠이 됨. 도시바, 파이오니어 등 일본 기업도 그러했을 것이고. 그렇게…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자신들의 체구를 실감하게 된 미쿡이, ‘모든 것의 하수구이자 모든 것의 수도물 꼭지’가 되었더라. 물의 무한 순환에서, 영리한 트럼프는 당분간 수도꼭지를 잠그려 한다. 역시, 사업가라서 그런지 타이밍은 기가 막히게 좋다. 제왕이 되고 싶은 냉정한 사업가 트럼프는, 옆에서 보기에도 매우 합리적인 도박을 하고 있음. 꽃놀이 패를 쥐고.
와중에,
미쿡 때문에 망하고 미쿡 때문에 흥하고 미쿡 때문에 미래를 전망할 수 없는 일본은, 이제는 중국에 붙을 수도 없는 일본은, 남의 우산이었던 에치슨 라인 밑에서 다시금 고립된 일본은, 쌓아놓은 돈으로 살아야 하는 일본은,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더 좌불안석. 미쿡 해바라기하다가 똥 마렵고 목마른 강아지가 되었다는 생각.
남의 나라는 그렇다 치고,
내란에 관여하고, 트럼프 전화 한 통에 뭐가 달라졌다며 촌극의 자평을 하는 정신 나간 늙은이가 있는 대한민국은? 똥은 안 마려운데 목은 마른, 아름다운 사슴 정도는 되나?
미쿡을 다시금 극전성기 Pax Americana 시절로 되돌려 놓으려는 트럼프에 대한 재평가 선거가 있을 때까지는, 이후 몇 년간은, 건물에 ‘임대’ 광고가 더 붙고 식당은 매우 더 한산하고… 그럴 것. 사실, 경제적 한산함은 오로지 내란이나 트럼프 때문에 벌어진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이 정체 구간에 갇힌 탓이요 본원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큼. 어찌보면 그러함. 그러므로… 한참 동안은, 주머니 돈이 있어도 빈티지 전자제품을 열심히 고쳐서 쓰는 게 좋겠다.
이상은 DIY 찬양자가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