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식당에서 분주히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에도 들어있을 TOF 센서(*)는 주변 사물과의 거리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그런 기능을 차용한 몇만 원짜리 전자 줄자(LDM, Laser Distance Meter)가 인터넷 몰에 잔뜩 널려 있는데…
발에 밟힌다.
약간 좋은 것은 수십 미터 범위 내 측정 오차 1mm 이내, 평범한 것은 2mm 이내. 그런 수준.
* Time of Flight. 어떤 가상의 측정 인자가 시공간을 날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그런 행위의 시간 差를 이용하여 거리를 파악한다는 개념어.
“요즘 누가 줄자를 써? 촌스럽게…” 그런 마인드에 걸맞은 전자장치의 동작은,
1) 단발성 레이저 광 펄스가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공식은, 왕복거리 = 빛의 속도 × 수광 소요 시간. 빛이 1초에 299,792,458m 날아가니까… 예를 들어 편도로, 100만분의 1초라면 299.792m, 1000만분의 1초이면 29.98m, 1000억분의 1초이면 0.0029979m(= 약 3mm)가 된다. 1000억분의 1초는 0.00000000001초이고, 주파수로 환산하면 10Ghz. 요즘 세상에 그런 정도의 취급은 뭐…
2) 연속 광 펄스를 방사하되, 그 안에 AM/FM 모듈레이션 신호를 싣거나 또는 위상을 달리하거나 또는 뭘 달리하거나. 그런 물리 변화를 읽어내기
3) 연구실 간섭계 시스템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고정밀이겠지만, 대단히 비쌀 것. 그러니까 몇만 원짜리에는 완전히 어불성설 컨셉.
중국의 어떤 디자인 하우스에서 설계하고 제조하고 각종 독립형 글로벌 유통 브랜드명으로 팔리며, 알리에서 얼마인데 흔히 국내 몰에서는 <발에 밟히지 않으려는 가격표>가 붙을 차이나 제품의 동작은?
1) 광고 이미지에 적힌 Spectroscopic Lens Group는 주변 광으로부터 적색 또는 녹색 레이저 광을 분리한다는 의미. 당연한 이야기지만, 외란이 없어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음. (녹색 광이 적색 광보다 에너지 준위가 낮다? 아무튼, 차이가 있음)
2) Correction Technology는… 기초 Averaging 등 어떤 보정이나 계산을 수행한다는 것이겠고.
그렇다 치고… 20,750원짜리 차이나 레이저 거리계가 공사 현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을까?
글쎄요? 수백 미터까지… 멀리서 계측할 수 있고 블루투스 연동에, 설계도 겹치기 표현 등 강점이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듯. 대낮에는 포인트 불빛을 노려봐야 한다, 배터리나 건전지 걱정에, 삼각대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불편함, 기타의 한계 속성 때문에 잘 만든 <흔한 줄자>를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게 쵝오이니까?
그리고, 몇 가지를 더 생각하게 되는데…
1) 대한민국의 주머니형 제품은 없음. 산업용 편의 장비에 관한 사정이 다 그렇고 그런데… 항상 <소-부-장 결핍>을 생각하게 된다. 특히, 보편적인 연구실험용 장비 세상은 꽝!
2) 뭐든 쉽게 만들고,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로 밀어붙치는 중국 제조의 인해전술的 저력을 상상하게 된다.
3) 업력 삼백년도 안 된 나라의 트럼프가 까불다가 수천 년짜리 나라의 시진핑에게는… 최근의 미-중 대립은 중국의 완승을 끝날 것이라고 예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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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다리미 인두는 꽤 쓸만하다
대한민국 장인 기업, 코메론
차이나 레이저 거리 측정기
발에 밟히지 않는 미쿡 플루크의 LDM은… 플루크 제품은 언제나, 매우 좋다. 그런데, 이제는 보편화된 광 측정 기술의 세상에서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는지? 중국제의 10배쯤 또는 그 이상의 초월 가격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