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살아 있는 균류인 효모.
한자로 酵母라고 적으니… 가만있자, 술 酒자와 자식의 子 그리고 어미 母가 다 들어있다. 자 + 모를 결합한 대로 종균 개체 하나가 미친 듯 증폭된다는 뜻? 땅에 묻어두고 잊으라는 뜻? 어떤 에인션트 중국인은 그 팽창 논리를 어찌 파악하셨기에, 그렇게 문자 안에 기록까지 해 놓으신 것인지? 대단하다. 중세 유럽? 중동? 어디선가 유래된 단어 Yeast가 효모의 본질적 알코올 치환 능력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면, 밀가리에 맥주를 섞으면 그 자체로 맛난 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 보았고 어린 시절에 단순한 밀가루 반죽을 적당히 펴고 살짝 굽기만 해도 맛이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하는 버글버글 침의 강력한 단맛 치환 능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고…
SPC의 작태에 의한 크리~임빵 단절 후 수년 째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고 있다. 강력분 밀~가리에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고 적당히 잘라서 오븐에서 구우면 끝. 한 바구니 만들고는 매일매일 해서 1주일쯤 먹기. 주기적으로 DIY 하시는 마누라만 고생. 그러나 DIY는 본인이 자청한 것이니 조용히 입 닥치고 먹기만 하면 됨.
아무튼 그리하여, 에~ 또! 빵 부스러기만 봐도 해도 욕이 튀어나오는 마당에, 빵 이야기가 나오니까 또 게거품 발작을 하게 되는데,
체인 제과점 빵 안에 팽창제를 포함하는 수많은 불량 조미료가 들어가고, 그 때문에 그쪽 빵을 먹을 때 늘 속이 쓰렸다는 사실과 DIY 빵은 그런 일이 없다는 팩트와 실제로 먹는 밀가리 총량은 자가 제조 시의 반에 반에 반도 안 될 것이라는 상상과…
말이 길어지니까, 요점만. DIY 비용과 구매비를 비교하건대 빵값이 너무 비싸다. 공장에서 노동하는 젊은이들이 흘린 땀을 충분히 보상한다면 몰라도, 안전장치 풀어버리고 속도전을 강조한다는 그 경영진의 못된 태도를 생각하면 더 더욱 비쌈. 그리고,
뭐… 빵, 옷, 탁자, 오디오, 자동차…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처럼, <세상의 모든 DIY>가 활성화되기를. 대한민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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