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의 빈티지급 QSL 카드 그리고 호출 부호 W7LR

글쓴이 : SOONDORI

단파로 먼 곳에 사는 낯선 사람과 교신하고 그 대화를 기념하기 위해 QSL 카드를 교환한다. 그런데… 이베이에 대한민국발 QSL(*) 카드가 잔뜩이다.

* 말이 길어지면 또또또~ 입력이 길어져서 불편한 모르스부호 시절에 정해진, Q로 시작하는 상태 전달 코드 중 하나. 상대방 무선을 수신했다는 뜻. QAA~QZZ 가능 조합에서 그렇게 선택된 것이다.

제3자 수집 가치가 있어서 매물로 나왔을 것인데… 기억과 추억을 담은 오래된 흑백 사진처럼, 잘 보관해야 하는 물품이 줄줄이 등록된 사연은 무엇일까? (표제부 사진 포함 이하 자료의 출처 : ebay.com)

○ 서울시 동대문구 창신 3동의 HM1UJ to W7LR, 14Mhz, 1976년.

○ (아마도 미국 LA시의) 라디오 코리아에서 Doidge 씨에게, 15.575Mhz, SSB 모드, 1984년 5월.

○ 올림픽 홍보를 겸하여… 그러면 1988년경?

○ 부산의 HL30AP to WL7R, 1990년 11월.

○ 대전의 HL3EHN to WL7R, 1992년 12월.

(▲ Q 코드 중 하나인 QTH = Question The House = 사는 곳)

○ 표제부 사진, HL1CG to W7LR, 14Mhz, SSB 모드, 1997년 7월.

○ 남극 세종기지에서 누군가에게.

○ 가능한 일인가? 판문점의 HL9WW가 누군가에게. ‘부루노맠클만’ 철자가 희한한 도장은 무슨 의미인지?

○ 평양의 P5/4L4FN가 누군가에게. 감히 북한에서 단파를 송출하셨다면… 구 소련 제국 시절? 혹은 그냥 인가받은 러시아분이실까?

빈번하게 눈에 들어오는 (수신자 측) 호출 부호 W7LR을 가지고 검색해보면,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https://www.qsotoday.com/podcasts/w7lr)

“호출 부호 W7LR인 Bob Leo는 193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아마추어 무선 활동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최초의 상업용 DXpedition의 회원이 되었고 훗날 태국 라디오 아마추어 협회를 공동 창립하였으며 몬타나 주립 대학에서 전기 엔지니어 및 전기 공학 교수로 활동하였습니다. 현재 90대인 Bob은 아내 Cobi와 함께 Montana에 거주…”

HAM 공력이 대단한 분이신데… 2016년에 90대였다면 지금은? 미망인의 유품 정리 과정에서 다량의 QSL 카드 박스가 누군가에게 넘겨졌고 그것이 이베이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QSL 카드가 사람과 대화와 과거를 담는 훌륭한 매체라는 점은 분명하다. Wonderful!

* 관련 글 : SONY SRF-1 단파 라디오 그리고 일본의 BCL 문화

(내용 추가) 밥 레오 님은 2022년 3월 23일, 101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고 함.

사람은 가도 QSL 카드는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