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고맙습니다” 아래는 2022년 12월 05일, 김형용 님께서 제공해주신 그 시절의 TV 내장 카세트 라디오. 1980년대를 뒤돌아보면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던… 줄임말 ‘라.테.카’ 장치는, 확실히 그것을 아는 누구에게든 꿈의 오디오였을 것이 분명하다.
5인치 흑백 CRT, 더블 카세트, TV/AM/FM/Tape/AUX(CD), 5밴드 EQ, 착탈식 2웨이 스피커, 1987년 4월 제조.
유럽 지역에서 Daewoo 로고를 달고, 또는 세르비아 Hanseatic 브랜드의 AV-310, Bigston(일본 Kyokuyo Electric의 해외 브랜드명) AV-310AE, 이태리 Hyper Stresa ANNI-80으로도 판매. 누구 말처럼 그룹 대우가 유럽 시장 하나는 꽉~! 잡고 있었다고 하니 사례가 더 많이 있을 것.
* 관련 글 : 금성사 GS-5 TCV-3800, 라.테.카.
이메일에 담긴 김형용 님의 메모 글은 다음과 같다.
요 근래 본가에 갔다가 창고에 잠들어 있던, 제가 청소년기에 사용했던 대우 TV 라디오 소개해 드립니다.
새뱃돈과 어르신들 주시던 돈을 모으고 모아서 산 물건입니다. 구입일이 1988년 1월이지 싶습니다. 당시 대우전자 대리점 사장님께서 디스플레이 전시 모델을 싸게 주셨습니다. 저 모델과 비슷한 TV 달린 모델 이 금성(GoldStar)에서 나온 것도 있었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것보다 비싸서 대우로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용으로 놓아둔 이유는 생산과정에서 약간의 하자가 있었던 걸로 들었습니다. 사장님이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뒷면에 주의사항 표시판이 상하 반대로 부착되어 있고 스피커 좌, 우도 R, L 표기가 반대로 되어 있었습니다.
생산 최종 QC 과정에서 그냥 지나쳐 나와 대리점까지 온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전시모델로 QC불량 제품을 대리점에 뿌린 것인지는 알 수 없네요. 아무튼 기능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당시 저의 심정은 DAEWOO가 WOODAE로 찍혀 있어도 사고 싶었던 심정이었기에 뒷면 글자가 뒤집혀 붙여져 있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저 기기로 당시 AFKN 방송 녹음도 하고 저만의 사운드 트랙 테이프도 만들고 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내부를 한번 보고 싶네요.
이런 5인치 흑백 TV가 달린 붐박스 모델은 일본에서는 이미 70년대 중반~80년초까지 보급되다 컬러 TV와 워크맨 같은 소형 하이파이 기기들에게 밀려 명맥이 끊어젔고 뒤늦게 대만이나 한국에서 생산한 모델들이 일본의 마이너 전자 브랜드로 납품되어 수풀품으로 나갔던 것 같습니다.
대만의 Action Electronics에서 Citizen 브랜드로 비슷한 모델이 팔렸고 금성과 대우는 각자 자기 브랜드로 유럽 시장과 동구권 시장에 주로 수출이 된 것 같습니다. 모델명은 대우 AV-310입니다.
○ 그 시절로 돌아가서 상상을 해보건대 뭐도 되고 뭐도 되는… 실로 Amazing한 느낌?
○ (내용 추가, 2022.12.07) 아래 김형용 님 댓글 참고. 다음은 그시절의 비교 모델이었다는 금성사 KMA-0702 라테카. Citizen JCTR-141K 동일 모델이고 CRT 화면은 4.5인치로 대우전자의 것보다 작다.
* 관련 글 : 금성사 오디오,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들
(출처 : https://www.ebay.com/itm/123711237028)
* 관련 글 : Citizen JTR-1322 카세트 라디오 그리고 금성사 TSR 시리즈
선생님. 감사합니다.
당시 제 기억으로 저 대우모델과 거의 흡사한 골드스타 금성모델이 있었고
가격은 저 대우모델보다 몇 만원 더 비쌌던 걸로 기억 합니다.
모델명은 정확하게 모르겠네요. 인터넷을 뒤저보니 금성이 시티즌 브랜드로
납품을 한 제품이 있네요. 시티즌 모델명은 Citizen JCTR 141K로 나와 있습니다.
저 제품의 백미는 바로 TV 음성신호를 테이프로 라디오 방송 녹음하듯 녹음이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시중에 카세트 라디오 주파수에 TV UHF VHF를 수신할
수 있도록 밴드를 확장시킨 모델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면을 볼 수 없어서
방송녹음은 사실 소리만 듣고 감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모델은
직접 화면을 보면서 REC 버튼을 바로 누를 수 있어서 특정 방송을 녹음하기에
아주 적절한 물건이었습니다.
참고 사이트:
http://www.shizaudio.ru/audio/details.php?image_id=8257&&
https://www.westauction.com/auction/2580/item/goldstar-tvamfm-stereo-double-cassette-recorder-337765
아하? 일반 TV 수신 튜너/라디오는 화면이 안 나오니까 불편함이 있었겠군요. 미처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저 역시 두 모델을 앞에 두고 고민을 한참 했을 것 같네요. 기능적으로는 대략 같지만, 디자인이 다르고 그 시절의 몇 만 원은 큰 돈이었을 것인데요.
그리고… 금성사 모델명, 기기 사진 등을 업데이트 해놓았습니다. 과거사의 절편을 찾아서… 즐겁습니다. ^^
네. 사실 기능은 대우 AV-310이 더 많았습니다. 카세트테이프 복사 더빙 속도도 일반과 고속복사 선택할 수 있었고 테이도 크롬테이프 재상과 복사 시 선택 스위치가 있었습니다. 외부 CD/AUX단자와 마이크 단자에 레벨 콘트롤 볼륨도 있었고 6밴드 이퀄라이저 EQ도 나름 괜찮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금성제품은 부가기능은 5밴드 EQ정도에 나머지는 단순 기능 선택 스위치들로 구성되었걸로 기억납니다. 아마 금성은 당시에 나름 가전에서는 1위 업체였고 대우는 후발주자로 금성, 삼성, 아남과 경쟁해야 하다보니 가격을 낮추고 기능은 많이 넣고 그런 전략이 아니였나 합니다. 저는 대우전자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디자인 부분에서 점수를 많이 주고 싶습니다. 대우가 가전부분에서 도시바, 히타치와 협력관계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비디오, 오디오의 성능은 다소 금성이나 삼성에 뒤처젔지만 디자인 만큼은 괜찮았었습니다.
당장 위 대우와 금성 두 모델을 비교해 보시더라도 대우는 뭔가 조밀하게 버튼과 콘트롤러들이 배치가 된 반면 금성제품은 너무 단순한 나머지 다소 밋밋하고 전체 구성이 엉성해 보입니다. 그런데 또 복잡한 걸 싫어하시고 단순하고 작동하기 편한 제품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은 금성제품을 많이 구입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혼자서 먼 산길을 가다보면, 땀이 나거나 숨이 가쁘거나 그렇습니다. 가끔은 그냥 집에 돌가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중간에서, 잠깐이라도 누구를 만나면 기력 완충이 됩니다? 김형용 님께서 만들어주신 이번 글은 딱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혼자 중얼거리는 기억이나 추억이 아니라 누군가와 공감, 교감하는 기억, 추억…
제 경우는 정말 다시 기억하고 싶은 까만색 금성사 AM 라디오, 그 다음은 금성사 TCR-441 모노 카세트 라디오 그리고 스피커가 분리되는 대우전자 RCS-7020 스테레오 카세트 라디오, 첫 봉급 타고 동생을 위해 사주었던, 매장에서 제일 비쌌던 삼성전자 *** 카세트 라디오 순으로…
역시, 금성사가 절대적이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네… 다시 생각해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순간 순간의 좋았던 기억은 어디에, 어떻게 담아서 쭉~ 가져갈 수 있는지를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빈티지를 좋아하는 것은 반복하고 싶은 좋은 추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남이 갖지 않은, 갖지 못한 뭔가를 갖고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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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다른 분들을 위해서…
○ 금성사 TCR-441
https://audiopub.co.kr/2017/08/21/%ea%b8%88%ec%84%b1%ec%82%ac-tcr-441-%ec%b9%b4%ec%84%b8%ed%8a%b8%eb%9d%bc%eb%94%94%ec%98%a4/
○ 대우전자 RCS-7020
https://audiopub.co.kr/2018/04/24/%EB%8C%80%EC%9A%B0%EC%A0%84%EC%9E%90-rcs-7020-%EA%B7%B8-%EA%B8%B0%EC%96%B5-%EC%86%8D-%EB%83%84%EC%83%88%EB%8A%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