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금성사 GCD-606을 탐구 주제로 삼은 이유는, 최대한 Low Level 조건으로 구현되어 있기에 CDP 솔루션의 기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관련 글 : 금성사 GCD-606 CDP 탐구하기 (1), 최초 관찰
CDP 극초기 시절을 지나면서 회로가 한 뭉텅이씩 One Chip화 되기 때문에 관찰의 의미가 별로이고, GCD-606의 참조 모델인 Sony CDP-11S보다 1년 앞선, 일종의 조상 모델인 CDP-101은 Made in Korea와 이격 되어 있으니까 특별한 의미가 없음.
* 관련 글 : 금성사 GCD-600 CDP와 GSE-600 평면형 스피커
그렇고…
CDP-11S의 회로 구성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픽업과 트랜스포트
○ 780nm 파장의 0.4mW급 갈륨-비소(Ga-As) 레이저 모듈을 쓴다. (참고로 흔한 IR 방식 리모컨의 적외선 파장은 900nm대) W를 제외하고는 이런저런 CDP 레이저 모듈의 규격과 같음.
○ 다음과 같은 픽업 구조에서,
눈에 보이는 상면 렌즈 밑에 더 많은 렌즈가 배치되고 특히, 편광 프리즘이 DISC 면에서 반사된 빛을 90도로 꺾는다는 사실과 그쪽 방향에 수광 센서가 배치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습기, 먼지, 고등어 연기, 삼겹살 연기, 담배 연기, 황사, 꽃가루, 고양이 털에 붙은 머시기…
수십 년 혹사당한 발광 레이저가 고장 날 수 있지만, 그런 판단을 하기 전에 빛의 흐름을 조절하는 각종 렌즈와 프리즘과 수광 센서의 오염에 의한 오작동인지 여부를 따져보는 게 좋다.
“확~마! 치아뿔까?” 를 상각하기 전에, 밑져야 본전 마인드로 시도해 볼 것이 있다는 말씀.
■ 디지털 제어 보드
○ 일종의 피드백 컨트롤 제어회로를 구성하고 <트래킹 에러>와 <포커스 에러>를 입력 변수로 설정한다.
전자는 레이저 픽업이 CD 데이터 트랙을 제대로 추종하고 있는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만큼 위치를 재조정하는 것이고, 후자는 (위치가 고정된 발광체/수광체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상하 운동하는 렌즈 등 광학계와 CD 반사면 간의 거리’를 최적 상태로 조절하는 것이다.
두 요소가 조화롭게 어울려야 픽업 모듈이 CD 트랙을 정확하게 따라가면서 가장 뚜렷한 디지털 신호를 픽업할 수 있는 것.
○ 그다음, 제어회로의 출력 변수는 모터 및 픽업 모듈 안에 있는 자기 코일 구동 신호.
그 구동 신호는, 몇 개 트랜지스터와 몇 개 OP.AMP와 자기 코일과 픽업 모듈을 움직이는 트래킹 모터 그리고 Servo Control로 정의된 IC 301이 통제한다. 여기서, ‘통제’라는 것은 a) 수직 방향 포커스 제어, b) 수평 방향 트래킹 제어 두 가지.
그러므로 이상의 회로는 모두, 2차원 좌표 평면상에서 어떤 물체의 위치를 제어하는 시스템과 같다. 단순하게 <피드백 서보 제어계> 정도로 정의해 두고…
○ 물체 위치만 바꾸면 다인가? CDP는 디지털 신호에 담긴 소리를 듣는 장치이니까 디지털화된 소리 정보를 만지작거리는 회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CD가 건넨 일련의 정보를, 그게 높은 주파수의 펄스성 신호이니까 <RF 데이터>로 정의한 정보를… 당연히 잡음에, 무효 데이터에, 이런 것 저런 것 잡탕밥일 것이니까 유효하고 믿을 수 있는 것만 뽑아내는 회로를 부가한다.
유효 데이터의 검사 방법은, CD에서 쭉쭉 뽑아낸 디지털 정보를 잠시 메모리에 담아 두고 하나씩 상태를 검사하는 것. 그래서, 당시에는 무척이나 고가였을 일본 OKI社 MSM5128 16K비트 Static RAM를 사용하고 있다.
가만있자… 16K 비트라면 8비트 단위로는 2000바이트이니까 알파벳 2000개, 한글 1000개를 저장하는 수준이다. 꼴랑? 뭐… 요즘 기준으로는 실소가 나올 정도이지만, 과거에는 진지한 용량이었음. 초기 프라이드 자동차의 뒷자리에 메모리 박스 몇 개 던지면 그게 1억 원어치가 된다고 했다. 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가치의 돈.
그리고…
1) 이 추출 회로가 각종 오류, 에러, 기타 잡탕밥을 최대한 제거하기에 Error Free의 깨끗한 음을 즐길 수 있다.
2) 사람이 듣는 소리는 실시간이 아님. CD에서 디지털 신호를 픽업하고 가공하는데 일련의 시간이 소요되고 특히, 메모리를 중심으로 에러 발견, Retry, 교정 등 온갖 대비 행위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
3) 논리상 완벽한 완충 영역이 있는 것인데… 이런 교정 행위를 무시하고 아날로그 개념을 슬쩍 들이밀면서 뭐가 어쩌고저쩌고하는 것은 쫌~!
○ 스핀들 모터 회전이나 트레이 In/Out 동작은 뻔하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며… Pass!
■ 아날로그 보드
○ SONY가 CDP-101을 위해 개발한 CX20017 16비트 DAC을 쓰고 있고, 그것을 경계점으로 CDP 내부의 아날로그 세상과 디지털 세상이 나뉜다.
○ 등락하는 아날로그 신호는 OP.AMP로 구성된 Post AMP와 무라타제 LPF, Mute 회로 등에 의해서 적당히 가공된 다음, 최종 출력되고…
■ 통합 Signal & Control Flow
이상을 최대한 간단하게 블록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너무 간단함?
이 기본 구조는 CDP-101, CDP-11S, GCD-606뿐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CDP에서 동일하다. 국제 표준이라는 게 있어서 달라질 수가 없고… 그런 마당에, 뭐가 좋다 나쁘다는 대단히 지엽적인 것일 뿐.
■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관념적 해석
1010101 디지털 정보가 저장된 매체를 쓰고, <서보 제어계>를 포함하는 각종 디지털 회로가 사용되지만, 어찌 보면 CDP는 아날로그 장치이기도 하다.
“무슨 엉뚱한 소리를?”
왜냐하면… CDP <서보 제어계>가 아날로그 코일과 전자기장 반발에 의해 움직이는 모터를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원판 디스크의 3차원 공간 내 물리적 운동 즉, 아날로그에 가까운 것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DAC 이후에 모든 음을 좌지우지하는 회로가 100% 아날로그 회로이기 때문에, 그리고 결국은 사람이 아날로그 소리를 듣기 때문에.
그렇게 보면, “CDP는 ‘디지털의 도움을 받는 아날로그 재생기’가 된다.”
억지같지만,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그렇고, 차라리 그렇게 바라보는 게 CDP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왜 트래킹 에러나 포커스 에러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왜 그렇게 보정하는지 등을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그게 참… “동그란 판에 무엇을 기록한다”는 동그란 LP와 동그란 릴 테이프와 동그란 카세트테이프와 동그란 CD가 똑같음. 그래서 아주 긴 시간 동안, 인간은 ‘동그란 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동그라미에 대한 집착은, 3차원 공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것을 기록할 수 있다는 구조적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혹시 다른 방법이 있는지? 삼각형? 사각형? 별모양으로?
■ <통합 Signal & Control Flow>를 실물에 투영하기
○ 슬레드(Sled) 모터의 트래킹 제어 회로
Sled는 ‘썰매’. 그렇게 미끄러지듯 CD 트랙을 따라가는 큰 움직임 제어로… 이것도 넓게 보면 Tracking 동작이다.
○ CD 데이터 트랙을 세밀하게 따라가는 트래킹(Tracking) 회로 + CD 기록 면과 광 검출계의 거리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포커싱(Focusing) 회로
회로 영점 조정에 해당하는 Balance라는 개념, Balance 포인트를 벗어날 때의 Offset 개념 그리고 통제되지 않은 오류 변량으로 정의되는 Error가 언급된다. 그리고…
아래 KSS-100A 분해 사진에서, 동그란 코일이 만들어 내는 상/하, 전/후, 좌/우의 ‘3차원 전자기 반발’이 곧 ‘포커싱 & 미세 트래킹 동작’으로, a) 포커싱 동작은 사람이 돋보기를 가깝게 또는 멀리하는 것과 같고 b) 미세 트래킹 동작은 운전 중 조향 핸들 각도를 약간씩 재조정하는 것과 같다. 트래킹용 큰 움직임은 예의 썰매 모터와 1:n 기어비의 기어들이 담당함.
아주 짧은 거리를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하므로 모터 구동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까 마치 스피커 유닛의 보빈 코일과 자석의 조합과 같은 방식을 쓰는데… 아무튼, 픽업 모듈의 종류가 달라도 기본 원리나 구조는 모두 똑같음. (더 모던한 시절에 CDP 픽업이 개발되었다면, 다단 피에조 소자를 썼을지도 모를 일. 어떻게든 질량 물체를 상하로 미세하게 이동시키면 되니까…)
* 관련 글 : CDP 픽업 뜯어보기, 외눈박이 범블비가?
○ <RF 제어 보드>의 구성
보드로 분리된 것은 CDP 원년의 소니가 디지털 RF(*) 취급 회로를 작은 보드에 넣고 그것을 트랜스포트 옆에 갖다 놓은 것뿐이다. (영업 전략인지, 체적 공간 고민 때문인지, 아무 생각 없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름) 이후 타 모델에서는 메인보드에 포함됨.
(▲▼ VR101=Tracking Balance, VR102=Tracking Offset, VR103=Focus Offset, VR104=RF Offset)
* <RF(Radio Frequency)는 방금 전에 픽업이 읽어낸, 높은 주파수로 간주되는 일련의 디지털 원시 데이터. 반대로 DAC를 건친 후는 AF(Audio Frequency).
이 작은 보드 안에 아날로그적 불량 요소가 숨어 있으므로 무조건, 주의 깊게 확인할 일이다.
○ <서보 제어계>가 포함된 <디지털 제어 보드>의 구성
○ DAC가 포함된 <아날로그 보드>의 구성
이상의 내용을 가지고 빈티지 CDP의 주된 고장 요인이 무엇인지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상상해 보면,
1) “픽업 수명이 다 되었을 때”가 대뜸 떠오르겠지만… 구형 픽업은 꽤 튼튼하다는 점, 심지어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로 렌즈를 만든다는 점, 오염에 의한 오작동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픽업 사망’은 마지막에 판단하는 것으로.
2) 픽업 모듈의 동작 환경을 제공하는 <RF 보드>의 상태가 엉망일 수도 있다. 말라비틀어진 커패시터나 찌든 가변저항. 기타 부실한 수동 부품에 의한 오류는?
3) 나머지는… 커패시터 불량, 전원부 불량이나 기타의 그렇고 그런 아날로그적 요인이 있고 “CDP는 ‘디지털의 도움을 받는 아날로그 재생기’가 된다”라고 앞서 언급했던 관점에서 바라보면, 픽업 고장 외 트러블 요인은 수두룩하다.
4) 끝으로, 레이저 발광 강도를 강제 조정하는 것은 가뜩이나 피곤한 픽업 모듈의 수명 단축을 재촉하는 행위, 그러니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 되기 십상인 편법이기에 보드 튠업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주먹구구라도 Balance나 Offset이 적혀 있는 몇 개 VR을 조금 돌려보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춥다고 보일러를 세게 틀 것이 아니라 난방 배관에서 공기를 빼내는 게 나은 것처럼.
이상에서, 모든 것은 先後 판단의 문제.
* 관련 글 : 금성사 GCD-606 CDP 탐구하기 (3), SONY CDP 솔루션의 핵심 두 가지
○ CD가 돌았음에도 TOC(Table of Contents)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픽업 모듈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 CX20017 DAC에 대한 소니 측 설명. 요즘 기준으로는 너무 평범한 DAC.
○ 다음은 유효 데이터를 추출, DAC에 넘겨주는 꾸러미형 SONY IC에 대한 설명.
(▲ 상단 왼쪽은 SONY CX7935(Data control & Interpolation), 우측은 CX7933(Error Correction). 아래 왼쪽에서, PCB에 절반쯤 묻혀 있는 IC는 ‘Demodulation Crcuit for Compact Disc Player’로 정의되고 CX20017 DAC이 연결되는 CX7934 프로세서 LSI, 우측은 일본 OKI의 MSM5128 16K비트 Static 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