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꼬맹이 때의 엄청난 단맛 감흥과 그에 따른 정신적 충격 때문인지… 맛동산은 저리 가라, 음~~! 딸기 웨하스를 너무 좋아한다. 1979년에 해태제과가 처음 출시했다고.
그런 해태 웨하스의 다층 구조를 상상하고,
1) 과자 웨하스(*)는, 웨이퍼스(Wapers)의 일본식 발음. 도저히 되물림할 수 없는 단어가 되었는데… 요즘 한-일 관계 속에서는 좀 재수 없음?
* 영국 유래설도 있고 와플의 변형인 듯도 하고 1898년 오스트리아의 Mann이라는 과자 회사가 그럴듯한 것을 처음 만들었다고도 하고… 아무튼 상당히 오래된 과자.
2) 딸기 웨하스의 단면은, 요즘 흔히 쓰이는 FR-4 PCB의 다층 구조와 같다. 난연 소재 FR-4에 가공된 동박 층이 몇 개냐에 따라서 1층, 2층, 3층… 그렇게 분류한다면, 딸기 웨하스는 몇 층? 크림 발린 면을 기준으로 3층, 과자를 기준으로는 4층.
(▲ 1= Blind Via Hole(BVH), 2 = Buried Via Hole(BVH), 3 = Plating Through Hole(PTH). 출처 : https://www.seeedstudio.com/blog/2017/03/29/pcb-via/)
3) 동박 면과 동박 면에 비아-홀(Via Hole, Via 즉, 관통하는 경로)을 가공하면 연결된 다층 면의 개수만큼을 쭉~ 펼쳐진 부품 장착 면을 확보할 수 있다. 갤럭시 폰 PCB의 12개 층을 다 풀어해치고 빈티지급 부품으로 대체한다면, 아마 축구장 정도 면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축구장이 과하다면, 베드민턴 장이나 동네 족구장 정도라도. 그것도 과하면 1 박스 딸기 웨하스를 다 펼친 면적으로.
4) 가끔은 a) 미세 드릴로 미리 구멍을 뚫고, b) 복수 FR-4 레이어를 접착한 다음에, c) 금속 도금으로 생성한 Via Hole에 갈버닉 부식(Galvanic Corrosion)이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전기적 연결이 끊어지면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 회로 고장이 발생하기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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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마운틴처럼
5) 다층 PCB 위 고장 부품을 열심히 가열해 봐야… 인두 열이 가열 포인트 → VIA/VIA Hole을 거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아랫층 또는 윗층의 거대 패턴으로 흘러가면? 뻔한 부품을 마음먹은 대로 떼어낼 수 없다. 인두기 온도를 높이면 부품만 손상됨. 그러므로, 인두 팁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을, 그러니까 연결된 패턴 전체의 온도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히트 플레이트나 열풍기가 정답.
다 좋은데…
그런 것을 준비하는 것은 꽤 부담스럽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SMD 부품의 취급을 포함하여… 점점 전자장치가 DIYer에게서 멀어지고 있음.
게다가 이제는, 오버-홀 개념 적용이 불가하다. 중간에 있는 오류 층을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교체 아니면 폐기. 그리하여 잘난 전자 제품의 생명 주기는 극도로 짧아지고… 그것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60세 오디오가 멀쩡하게 작동되는 것에 반하는, 소비자 쪽 기회 상실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