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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과 진각 그리고 뒤죽박죽

글쓴이 : SOONDORI

100프로 이상적인 일반저항과 커패시터와 코일을 머릿속에 그리고, 세 친구의 반응 속성을 비유적으로 정리해 보면,

1) 일반 저항은 AC(=등락하는 것)와 DC(=등락하지 않는 것)의 전류를 조금만 흐르게 한다. 용어 자체가 ‘저항’이라니… 그저 그렇게 반응하는 것일 뿐.

2) 커패시터는, (딱 한 번을 제외하고) DC 전류를 흐르지 못하게 한다. AC 전류는 (아무렇게나,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커패시터에 전압계와 전류계를 연결하고, 그것이 빈 깡통과 다름없는 상태일 때 전기 에너지를 인가하면, 큰 전류가 흐른다. 갑자기 텅 빈 깡통 안으로 물과 같은 에너지가 콸~콸~! 그러면… 짧은 순간이지만, 회로 단락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어버림.

그러면,

에너지가 차올라야 수위와 같은 개념인 전압이 관찰될 것인데, 이제 막 쏟아붇는 상황이니, 전압은 0V 또는 거의 0V. 그러면서도 어쨌든 전류가 흐르는 상태이므로… “전류계는 전압계에 비해서 빨리 반응한다”가 되고, 다르게 표현하면 , “전류 반응은 전압 반응보다 빠르다”가 되며, 막판에는 “전류가 전압보다 진각(進角)되었다”가 된다. “앞선다”는 의미의 진(進),

시간축에 시작점 이후 반응을 투영해 보면 두 번째 그림과 같고… 청색 전류 파형은 녹색 전압 파형보다 빨리 달리고 있다. 빨리 달리는 것은 앞서 나간다는 뜻. 파형의 위치를 기준으로는 “위상이 앞선다”는 뜻인 진상(進相). 반대인 경우라면 지상(遲相)

3) 코일의 반응은 커패시터의 정반대. 전압은 관측되는데 미처 전류가 흐르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왈, “코일에서, 전류는 전압보다 느리다” 또는 “전류가 전압보다 지각(遲角)되었다”고 한다. 그 말을 거꾸로 이야기하면, “전압이 전류보다 앞선다, 진각(進角)되었다”

이상의 묘사를 수식으로 정리한 것은 인터넷 이곳저곳에 있음. 5분 후 기억하기 좋게 풀어쓰면…

전류를 기준으로, 커패시터는 학교에 매우 일찍 등교하고 가방 던지고 잠부터 자는 녀석, 코일은 허구헌날 지각하는 녀석이다.

그나저나 진각과 지각은,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빠르고 늦고의 묘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은 뒤죽박죽인 개념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여기서, 두 가지만.

1) 반응이 무미건조한 R은 그렇고, 전류-전압 반응이 상반된 L과 C를 조합하면… 예를 들어, 스피커 시스템 내 각 유닛별 위상을 달리할 수 있다. 그러면 종합된 음도 달라진다. 그 수단으로 적당한 음의 조합을 찾는 것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설계의 일부 항목. 그런 식으로 전자회로 안에 있는 R, L, C를 조합하여 신호의 빠르기를 조절하는 회로를, 필터를 만들고 그 반응이 이렇다 저렇다…

2) 현대 사회를 움직인다고 자랑하는 디지털은, 아날로그가 없으면 완전 무용의 것이 되는데… 아날로그위 중추 역할을 하는 게 R, L, C이다. 그것들의 특별한 물리적 속성을 발견하고, 관계식을 정리하고, 회로에 반영하고, 완전체 아날로그 기기를 만들고, 그것으로 음악을 듣고…

와~ 인간은 참으로 위대하다.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법칙의 단편인데… 그 모든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꼬? (표제부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photos/inductor-capacitor-coil-537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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