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70년대.
이름이 맥내놔라 앤더슨일 것 같은 어떤 미쿡분이, 한 달 전 우편 주문했고 오늘 받은 박스에서 무엇을 꺼내고… 그 시절에는 당연했던, 그러나 요즘은 촌스러운 Weller 권총 인두(*)로 땜하고.
* 1945년, 권총형 인두를 유행시킨 Carl E. Weller가 미국에 설립한 회사. 1970년 공구 유통업체인 미국 Cooper Hand Tools에 흡수되었으되 Weller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
놀라운 것은,
1) 포장 박스를 작업대로 쓰고 있다는 사실. 그렇게 박스를 설계했을 것이다.
2) 엄청나게 정교한 컬러 매뉴얼과 Fool Proof 제작이 가능하도록 엄청나게 공을 들여 정리한 부품 판이 제공된다.
3) LP 음악을 듣고 싶은 아내를 위해, 남자로서, 적지 않은 돈을 들여가며 스스로 개고생을 감수하라는 암시를 담고…
오늘 유통되는 빈티지 스코트 제품 중 상당수는, 그러한 맥내놔라 씨의 DIY 활동 결과물일 것. 공장에서 찍어낸 것이 아니고.
그러면… (늦게는 IMF 직전의 1990년대쯤에 가서라도) 왜, 대한민국 유명 제작사의 키트 제품이 없었던 것일까? 미쿡에 잔뜩, 일본에 잔뜩이었는데 왜?
1) 여전히 지독하게 가난해서.
2) 오늘까지도 계속되는 지독한 사농공상주의 때문에.
3) 요즘에는 너무 당연한 우편 택배가 지독하게 생소했거나 지독하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4) 국민의 지독한 가난함에 더하여, 유명 제작사는 OEM/ODM 제품을 찍어내기에 정신이 없던 시절이라서.
100 프로 함량의 순수 키트는 아니었지만… 사실은, 조립 PC 유통처럼 조립 오디오를 유통하던 시절의 청계천 표 키트 제품이 있었다. 그런 것을 판매한 제작사가 워낙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없는 것.
뭐… 지금도 기억하는 1970년대 상가 길모퉁이의 SORY 브랜드도 있었고, 가만있자… 용산 조립 PC 상가에서 일부러 낮은 버전 PC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돌리고, 그럼으로써 모니터에 노란색 Overflow Bar가 보이게 만들고, 그러면서 그 PC가 초고속 PC인 양 호객했던 것처럼 LED 레벨 미터를 더 시원하게 움직이도록 조작했을 것 같은 청계천 이곳저곳의 이런저런 조립 오디오는,
다 어디로 갔을까?
희한하다. 공돌이 성향에 큰 자극이었던 것이 가끔이라도 눈에 띌 만한데…
* 관련 글 : 어떤 국산 빈티지 오디오, ROYAL
* 2024GKO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