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FM 튜너의 좌우 분리도는 평균 30~40dB에서 고급형의 60~70dB까지. LP 카트리지의 분리도는 평균 20~30dB, 덜커덕 거리는 빈티지 카세트데크의 분리도는 평균 40~50dB, 그러므로 앰프의 분리도는… 논리상 이런저런 소스 기기 스펙 중 가장 좋은 것보다는 커야 한다.
정말 그러한가?
최대 출력으로 스피커 시스템을 구동할 때, 전원부가 L과 R, 어느 쪽의 막대한 전류 요구에 어떻게 응할지 몰라서 허둥지둥한다면? OP.AMP나 회로 설계가 좀 거시기하여 한쪽 신호가 다른 쪽으로 새어나간다면? 그러면 좌측 신호 재생이 우측에 영향을 주거나 또는, 그 반대로 영향을 주게 될 것.
그래서 앰프의 채널 분리도를 정의하는, “너희 둘, 서로 이야기하지 마!”가 등장한다.
분리도의 등가어 Separation이든, 분리도 암시의 Cross-Talk이든, 보통은 90dB 정도. 잘만하면 조금 더. 그리하여 보통은, 오디오 시스템 종단에 위치하는 인티앰프나 파워앰프의 분리도가 가장 높다.
(▲ 크로스토크 90dB의 Mark Levinson 326S 프리앰프)
* 관련 글 : Mark Levinson 326S 그리고 또 다른 마크 레빈슨
(▲ CrossTalk 60dB@1Khz인 리복스 A-720 튜너 프리앰프)
* 관련 글 : Studer Revox A720 튜너 프리앰프와 A722 파워앰프
검토 방법은, (예) L채널에 알고 있는 신호를 주입하고 그것이 R 채널에 반영되는지를 살피면 된다. 전압으로 측정할 것이니, dB = 20*log(L-R 전압차)로 계산. 튜너 분리도 정도야 얼렁뚱땅 그렇게 하면 되는데, S/N 및 분리도가 훨씬 더 높은 앰프의 경우는… 글쎄요? 전문 오디오 애널라이저를 써도 그게 빈티지급이라면 좀 거시기할 것 같음.
* 관련 글 : Leader 192A 오디오 애널라이저
더 효과적인 분리 또는 홍보에 더 유리한 방법을 취하고자, 데논과 여타의 제작사는 전원 트랜스포머와 정류부, 파워 앰프부를 완전히 독립시킨 제품을 판매하였는데…
아래 두 개 POA-6600 파워 앰프의 기본 정의는, 독립형을 뜻하는 ‘모노 블록(Mono Block)’.
260W@8오움, 1~300Khz, S/N 123dB, THD 0.02%, 310mm × 207 × 456, 15.6Kg, 1980년대 후반, 독립 제품이므로 분리도는 논할 필요나 논리가 없음.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audiocostruzioni.com/prodotto/denon-poa-6600a/)
그런 두 덩어리를 한 개 하우징 안에 집어넣으면, 이해는 되는데 말장난 같은 ‘듀얼 모노 블록(Dual Mono Block)’이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공업 주식회사의 S-36P 초빈티지 파워 앰프는 명확하게, 두 개의 트랜스포머와 정류부, 증폭 회로를 내장한 듀얼 모노 블록형이다. (착시형 제품으로서, 초기형 인켈 AX-7R는 트랜스포머 두 개가 병렬 구조를 취하기 때문에 듀얼 모노 블록이 아님)
* 관련 글 : 삼성전자 S36P 파워앰프 (1), 관찰하기
가만있자… 빈티지 국산품으로 완벽한 모노 블록 제품이 있었던가? 아무튼, 자꾸 분리하고 자꾸 나누기 하다가 보면,
울진원자력 발전소에서 오는 전력을 왼쪽 채널에, 삼천포화력 발전소의 전원을 오른쪽에 할당하는 것이 매우 합당하겠다. 아? 그것도 아닌가 보다? 원자력 전원의 품질과 화력의 품질은 다를 수 있고, 게다가 전봇대 및 전선의 품질에 따라서 뭐든 달라질 수 있으니까.
개인 생각으로,
1) 좌우 30~40dB의 차이는 충분히 실용적인 수준이다. 그럭저럭 잘 들리는 싸구려 스테레오 튜너가 말해주는 그대로임.
2) 음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서 불만이고 마침 분리도를 의심하고 있다면, 차라리 L과 R 채널 회로의 건전성(=등가의 동작 속성)이나 볼륨 밸런스를 점검하는 게 좋을 듯. 특히, 수십 년 후의 가변저항은 실로 개망나니나 다름 없다. 언제 봐도 늘 그렇더라. 그게 아니면…
3) 스피커와 스피커를 더 멀리 이격. 그러다가 방향을 약간 바깥쪽으로. 그렇게, 시스템 분리도라는 게 좀 허망한 측면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