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수십 년 보관한 커패시터의 리드(Lead)가 더럽다. 수십 년 보관된 트랜지스터의 리드도 더럽고. 이번에는 수십 년 된, PCB에 마운트 된 IC의 리드가 부분 부분 검은색이다. PCB에서 분리했다가 다시 붙이려면, “이거이~ 냉땜이여? 아니여?” 갸우뚱하게 된다.
이유는?
● 부품 보관 오류
습기와… 모든 것을 먹어치우려는 매우 강력한 화학 물질 산소는 어디에나 있으니까, 막을 수 없는 자연 현상. “아차! 습기, 물 안에도 산소가 있지?”
● PCB 마운트된 후의 다양한 전기/화학적 작용
– 회로 전류에 의해서 : 전기가 흐르면 어떤 일이든 일어나게 되어 있음.
– 갈바닉 부식에 의해서 : A 금속과 B 금속을 붙였을 때 일어나는 현상. IC 패키지와 리드 그리고 PCB 공간은, 납과 구리와 주석이 섞이는 곳이다.
– 전해 부식에 의해 : A 포인트와 B 포인트에 습한 공기가 있고 그러면서 전기화학적 작용이 일어날 수도.
– 잔류 플럭스 영향에 의해서 : 이것은 사실, 생각보다는 조금 흔하고 심각한 문제. 눈에 안 보이는 경로가 형성된다. RF PCB 회로 등 건전성이 우선되어야 할 곳은, 무조건 묻지 마 세척하고 볼 일이다.
* 관련 글 : PCB 플럭스 세척이 필요한 이유는?
● IC의 3차원적 구조에서 기인하는 ‘금속 이온 이동Metallic Ion Migration)’ 현상
빈티지 DIP 타입 IC 제작 시 아래와 같은 리드-프레임(Lead Frame) 구리판에 칩 조각을 붙이고 Lead Frame과 웨이퍼에서 떼어낸 반도체 조각을 금 와이어를 용접한다.
(출처 : https://www.ebay.com/itm/185816864812)
중간에 은(Ag)층이 있다는 점에 유의. 그러면, CU – Ag – Gold 소재가 접촉하는 상태가 됨.
은층은, 에폭시 수지 안에 격납 되고 외기와 완전히 차단되어야 하는데, 수지 밀봉이 깨지고 작은 틈으로 습기나 공기가 침투하면서 은이 점점 검은색으로. 조선시대 독극물 검사를 한 것처럼 화학반응이 진행되는 것. 그러면서 A 리드와 B 리드가 만나고, IC 패키지 안쪽에 단락 현상이 생긴다고.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https://www.jfe-tec.co.jp/en/electronic-component/case/case01.html)
실제로 그렇게 거뭇거뭇한 IC를 몇 번 본적이 있다.
인터넷 글을 보면, 그것이 모종의 발작현상을 유발하는 것 아닐까 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충분히 그럴 법하다. 그러나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것은, 검은 물질을 긁어냈더니 잘 작동하더라는 이야기. 생각해 보면, 칼로 긁어내는 순간 (이온 마이그레이션은 수지에 미세한 틈이 생겼다는 뜻이니) 덜렁거리던 리드 프레임이 슬쩍 움직이면서 수지 안쪽 이온 이동 경로가 끊어진 것이 아닐까 싶음. 그러니까, 그냥 재수가 좋은 경우.
● PCB를 뒤집은 상태로 땜할 때의 문제점
캔우드 L-01T의 발작 현상을 검토하면서 상상해 보았던 것.
메인보드를 뒤집는 공정에서, 플럭스가 쓰루-홀(Through Hole) 안쪽으로 스며들고 리드와 리드 사이에 머물다가 30년쯤 지나면서 변성되고… 흔히 잔류 플럭스가 만들어내는 각종 오류의 원인이 된다는 가설. 그것은 단품의 교체 과정에서도 그대로 반독될 것.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eevblog.com/forum/vintage-computing/sn76489-reincarnation/?action=dlattach;attach=959522;image)
* 관련 글 : 캔우드 TR4010A IC에 대한 여러가지 說
●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기타 원인
1) 수분의 가열 팽창
“… 인쇄 회로 기판에 실장 후 LSI 제품에 불량이 발생했습니다. 주사음향현미경/단층촬영기(SAM/SAT)를 이용하여 칩과 수지 사이의 계면 박리를 확인한 결과, 칩과 패키징 수지 계면에서 박리가 발견되었습니다. 패키징 수지가 수분을 흡수하여 리플로우 공정 중 급격한 가열로 인해 증기 폭발이 발생하여 와이어가 단선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 IC 내부 금 와이어 단선
“… 제품 수령 검사 중 불량이 발견되었습니다. 투과 X선 관찰(미세초점 X선)을 통해 Au 와이어 내부를 관찰한 결과, 1차 접합부의 목 부분에서 단선이 발견되었습니다. Au 와이어 단선은 리플로우 공정 중 팝콘 현상(수지/칩 계면 박리), 접합 불량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과전류에 의한 반도체 손상
“… FET의 고장은 시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I-V 특성을 측정한 결과, 게이트, 소스, 드레인 사이의 모든 부분이 단락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수지를 열고 내부를 관찰한 결과, FET 칩에서 용융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3) IC 내부 패턴 손상
“… 이를 바탕으로 1개의 핀의 배선 또는 연결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IC 제품의 몰드 수지가 용해되어 칩 표면을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빨간색 원으로 둘러싸인 부분에서 IC 칩 1개의 핀 알루미늄 배선의 변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배선(Al 배선)은 일반적으로 부식으로 인해 산화되거나 수화될 때 이러한 외관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부식으로 인해 알루미늄 배선의 저항이 점차 높아져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고…
이미 폐기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어차피 이 세상이 이판사판이고 생각한다면, a) IC를 세척제 안에 넣고 심하게 흔들어 주고, b) PCB 면과 관통 구멍을 세척제로 깨끗하게 청소하고, c) IC를 헤어 드라이어로 찐~하게 가열하고 재장착/테스트해 보기.
세상일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