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JK LEE 님과 이*나 님과의 대화에서 착안한 정리 글.
빈티지 오디오에 관심을 갖고 몰입하시 시작했던 즈음의 기억, 몇 가지가 있는데… 금속 기둥에 전선을 둘둘 말아놓은 것을 보고는, “하~ 짜슥들이… 이러면 땜하는 거슬 어쩌라구” 상당히 무식해서 그랬다.
그런 Wire Wrap, 돼지꼬리 결선 기법은,,, 여러 개의 면이 만나기 때문에 그리고 여러 각도가 개입되기 때문에 그리고 항상 조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드 대 부품이나 보드 대 보드의 연결에 있어서 접촉불량이 생길 가능성이 극도로 낮다. 분리하기 어렵다는 큰 단점이 있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 끊고 해체하고 다시 감으면 된다. 땜 흔적이 없으니까 여전히 깔끔한…
시간 경과를 40년쯤 가정하고…
마땅한 논거가 전혀 없는 상상만으로는, 내구성 관점에서는, Wire Wrap 결선 > 납땜 결선 > PCB 소켓 사용 순. 도구는 인터넷에서 팔고 있다. 흔한 테프론 와이어를 쓰면 됨. ‘Wire Wrap Tool’로 검색. (이 방법이 좋지만, 도구가 비싼 편인지라… 값싼 플랫 케이블 숫놈 소켓을 구해서, 핀을 하나씩 빼서 쓰되 테프론선을 손으로 칭칭~ 감아 쓰는 방법도 있다.)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https://learn.sparkfun.com/tutorials/working-with-wire/how-to-use-a-wire-wrap-tool)
(▲ 노란 색은 연결할 핀이 들어가는 중심부 공간. 외곽 홈에 전선을 끼우고 중심부를 핀에 결합한 후 돌리면 전선이 핀 주변을 돌게 된다. 인켈은 당연히 전동형을 썼을 것)
* 관련 글 : 인켈 TK-600 아날로그 튜너 (11), 번외 기록
그러면 왜 덴센은 와이어-랩 도구를 쓰지 않고 일반적인 PCB 소켓을 썼을까?
1) 배경 불문하고 조립자 편의 우선. 여러 개 분할 보드를 조립하고 무엇을 교체하는 데 있어서는 당연히 분리 방식이 편하기 때문에.
2) 삽입식 PCB 커넥터 옆에 있는 하얀색 조임식 커넥터를 쓴 것도, 그냥 엔지니어 마인드 그대로이다. 40년, 50년 후를 생각한 게 아님.
40년, 50년을 거론하는 이유는,
1) 세상의 모든 금속은 (코팅처리고 뭐고) 무조건 산화되기 때문에. 그래서 극미 세상의 전류 경로가 작아지는 현상인, 접촉불량이 생기기 때문에.
2) 디지털 세상은 강한 내성이 있지만, 아날로그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3) 소켓 등의 접촉 불량은 꽤 흔한 편이다. (공정 편의를 위해 소켓을 쓴 빈티지 기기를 보면, 무조건 WD-40 약간량을 주입하고 무엇을 만지작거리기.)
다음은 그들 나름대로는 멋들어지게 만들었다고 하는 태광산업 아너 앰프의 전원 커넥터. 플라스틱 하우징이 그을린 것은 안쪽 금속 절편에 불요 저항값이 생성되었다는 뜻 즉, 전류가 좁아진 경로로 흘렀다는 뜻이니… 그것은 곧 금속 대 금속 경계면에 접촉불량이 있었다는 뜻.
* 관련 글 : 태광 Honor AR-70 인티앰프, 지나간 시절의 영광 (3)
덴센과 달리, 저급 부품을 써서 그러했는지 아니면 설계 용량 계산을 멋대로 해서 그리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또는 덴센도 40년, 50년 후에 반드시 그리 될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뭔가 붙이고 떼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편한 만큼의 물리적 취약점을 안고 가는 것이다.
다음은 아폴로 달 탐사용 전자장치에 쓰인 돼지꼬리 결선 사례. 여기서, NASA가 땜을 하지 않은 이유는? 또는 흔한 PCB 커넥터를 쓰지 않은 이유는?
(출처 : https://blog.samtec.com/post/restoring-the-apollo-guidance-computer-agc-for-the-50th-anniversary-of-apollo-11-part-2/)
품은 많이 들지만, 진동에 강하고 냉땜 걱정 없고 풀리지도 않고 무엇에든 끄떡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관념을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 세상으로 가져오면, 돼지꼬리를 쓴 기기가 되고, 그렇게 내성 높은 것이 좋은 빈티지 기기가 된다는 생각.
(내용 추가) 초고정밀 아날로그 센서장치를 만드는 어떤 과제에서… 엔지니어가 평범한 소켓을 썼다. 펄털 뛰고 다시 하라고 했다. 최소한 PAD 땜으로 처리하라고… 디지털 엔지니어의 관성적인 바보짓, “왜 전자회로의 수십 년 기후 내성은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 누군가 이 문장 하나를 보고, 생각을 달리하기를 기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