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어떤 이태리제 앰프. 포장의 글들에는 “앰프의 Global Feedback을 제거하여 뭔가 큰 도움을 받았고 그것이 매우 어려운 설계기술인데 드디어 우리가 해냈다!”는 식의 문구들이 적혀 있다.
갑자기 “피드백 없음”을 운운하는 것은 무슨 꿍꿍이? Global Feedback, Local Feedback이라는 그렇고 그런 원리에 대한 갑론을박 이슈가 아니라… 보편적이지 않아서 당황스럽다.
그래서 여러 글들의 단서를 추적해보았고… 2016년, 제작사 오디오아날로그社가 Puccini Anniversary 앰프의 특/장점을 그렇게 기술해 놓았고 그 몇 줄이 돌고 돌며 일방적인 글로벌 시장의 홍보 메시지로 전달되고 있었다는 추정. 제 산업분야 메이커들이 표준 홍보문구를 만들어 언론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오래되고 일반적인 관행이다. 말인 즉, 모든 단어들은 최초 그들의 입에서 나왔을 것이다.
다른 하이엔드, 빈티지 앰프들에 오랜 시간 동안 공히 피드백 루프가 사용되었던 이유는 a) 재생 주파수 대역의 확장, b) 왜율의 감소, c) 효과적인 출력 임피던스 감소, d) 그에 의한 Damping Factor 증가로 요약될 것인데 굳이 피드백을 제거하였다 재차 강조를 하니…
무엇 때문에, 어떻게 그리하였는지가 궁금해졌다.
정형화된 틀, 묘한 단어들을 연결해 가며 글을 쓰는 자칭 전문 리뷰어들의 장광설들은 무시. 정밀한 스펙문서는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니 구할 수 없다. 그나마 비교적 객관적인 테스팅 수치를 제시한 다음 글을 읽어보면…
While claims of ‘zero feedback’ are not uncommon with specialist audio products this usually refers to ‘global feedback’ as some local compensation is always necessary to manage the gain bandwidth of the various stages. Nevertheless, the lab results here certainly reflect a very limited level of selfcorrection as distortion decreases with increasing output and falling load impedance [see Graph 1, below]. Into a high 8ohm load, however, distortion is impressively consistent at 0.1-0.3% across the audioband over its full 80W dynamic range [see
Graph 2, below].
Noise is well maintained too, the A-wtd S/N ratio still slightly above average at 88dB (re. 0dBW). All this promises a uniform tonal colour, with high impedance speakers at least, with slightly greater variation in distortion and system response into lower impedances, the latter in line with the amplifier’s moderate 0.2-0.3ohm source impedance. Into a non-reactive 8ohm load the response falls by –0.3dB/20kHz and –4.5dB/100kHz, which is a near-ideal performance.
Power output, and the Puccini’s ability to drive low impedance loads, is very impressive indeed thanks to its 25.6A dynamic current capacity (<1% THD/10msec). Rated at 70W or 80W/8ohm, depending on where you get your information, the amp actually delivers a full 2x100W/8ohm and 2x185W/4ohm at <1% THD. Reflecting the very stiff PSU regulation, dynamic power output is not much higher but it does increase magnificently into low impedance loads from 102W and 200W into 8/4ohm to 385W and 655W into 2/1ohm [see Graph 1]. (출처 : www.hifinews.co.uk, LAB Report – Audio Analogue Puccini Anniversary Hifi News Record Review Test)
Graph 1: Dynamic power versus distortion into 8ohm (black trace), 4ohm (red), 2ohm (cyan) and 1ohm (green) speaker loads. Maximum current is 25.6A
Graph 2: Distortion versus frequency at 1W/8ohm (5Hz-40kHz; black, left channel; red, right channel)
위 글은 “흔히 Feedback이 재생 대역폭 확대의 핵심 요소임을 잘 알고 있지만… “이라고 언급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부하 임피던스 확보와 적당한 수준의 왜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가만있자… 더 열악해질 수 있었던 것을 그나마 막았다는 뜻으로 읽히고 특히, 논리상 주파수 대역, 왜율, 스피커 부하 임피던스는 독립적 개념의 평가항목일 것인데 두루뭉실 묶어 버렸다. 그리하면 이 글도 좀 이상하다?
(왜율, Distortion 개념에는 하위 범주의 것들이 있다. 진폭, 위상, 고조파(Harmonics), 주파수, 군지연(Group Delay) 등. 위에 표기된 Distortion은 어떤 것?)
국내 판매가 500만 원 대인 이 앰프가 낮은 임피던스 스피커 전문 구동용 특수 앰프라도 된다는 뜻일까? 예를 들어 태광 아너 M-375 파워앰프는 175W/8오움, 0.03%@1Khz라고 하는데 10W의 기본 왜율 0.1~0.3%이 심하게 자랑할 만한 일? 2오움 스피커 구동조건에서 끄떡없다는 Krell을 따라가려 했던 것? Global이 아니라면 Local Feedback은 쓰고 있다는 것인지? 편안한 길 놔두고 괜히 어려운 길로 간 다음에 간신히 빠져나와 “내가 정말 잘 왔네” 자화자찬하는데 본래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면?
이쯤하니 섞어찌개 만들자는 식에, 갈팡질팡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취지가 명확하지 않은데 매번 생뚱맞은 Zero Feedback 혹은 ‘Global Feedback 제거”가 등장한다니 그저… “역시 이태리 사람들은 장광설에 능하군!” 그런 생각을 하게 되고 모든 것은 돈벌이를 위한 이탈리안식 몸부림이 되어버린다. 차라리 “피드백으로 아까운 소스신호의 배음(Harmonic)이 제거될 수 있는데 어렵지만 이 참에 그것 해결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뭔가 명쾌한 설명이 필요하다. 아니라면…
“페라리 아시죠? 그런 것 만드는 열정과 장신정신이 투영되었다고 간주하시고 그냥 사주세요”라고 했다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지도 모를 일.
안녕하세요. 저는 광고문구의 제로 피드백을 신호경로를 아주 간단하게 단순화 시켰다는 자랑으로 읽어냅니다.
피드백을 아주 많이 걸어둔 중국 제품과 적당히 건듯한 리비도 제품, 로컬, 글로벌 아예 없는 덴센 제품을 차례로 들어보니 피드백이 적어지는 순서대로 배음이 살고 밀도있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중국것은 소리와 품질 좋기로 유명한 T사 제품이었는데 빈깡통소리가 나서 바로 팔았습니다.
세종류 앰프 비청 후 하이엔드 제조사들은 이런 소리를 위해서 피드백을 포기하고 주파수 특성 안정화와 노이즈, 출력까지 다 잡는거구나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비싼 이유도 사용 부품이 비싸서도 있겠지만 이런 어려움때문에 라고 추측중입니다.
그런데 홍보는 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리비도, 덴센, 중국 제품 등… 이한나 님께서는 이런 저런 섭렵에… 매우 다양한 경험을 갖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네. 확실히 사람은, 너무 깨끗한 것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피부도 떼가 조금 있어야 좋은 것처럼요? 귀가 그렇게 세팅되어 있으니… 예전에 윤상덕 님의 튜너 회로 연구에서도, 배음, 약간의 디스토션이 더 좋은 소리로 다가온다는 식의 코멘트가 있었던 것 같네요. 저도 동의하고요.
뭐… 주파수 평탄화를 위한 NFB, 그것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Non-NFB… 쓰레숄드 스테이시스 파워앰프도 그렇고… 설계자 마음이겠지요. “무조건 남들과 다르다”만을 강조하는, 일방적인 홍보성 키워드가 아니라면요.
음… 사견으로서, 스피커 임피던스 변화를 가져와 앰프 동작에 반영한다는 일부 일본 메이커의 발상 그리고 구현물은… 경계선을 넘어간 것 같습니다. 훗날의 호기심 충족용으로는 좋지만… 30년, 40년쯤 지나면 그런 게 다 골칫거리가 되죠. 그렇게 기술적으로 과한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극단에서 극단으로.
네 저역시도 무색무취보다는 적당량의 왜곡이 있는게 더 좋게 들리는것 같습니다.
오래듣기도 편하고 음질도 더 좋고요..
스피커의 임피던스 변화를 반영한다.. 컨셉은 아주 좋은것 같습니다.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실 제품도 있나보네요.
오래 사용하고 난 이후에도 릴레이의 저항과 회로 자체의 저항 스피커 터미널, 땜부분 등… 저항이 동일하지 않을터인데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동작을 멈춰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Kenwood 시그마 드라이브, 아이와 AFBS, 테크닉스, 파이오디어, 기타 브랜드의… 발상은 그럴 듯한데… 네. 말씀 그대로 입니다. 결국은, 그러니까 빈티지 기기 신세에서는 고장 가능성만 UP!이지요.
https://audiopub.co.kr/2017/01/03/%ec%99%84%eb%b2%bd%ed%95%9c-closed-loop%eb%a5%bc-%ea%bf%88%ea%be%b8%eb%8b%a4-aiwa-afbs-%ec%8b%9c%ec%8a%a4%ed%85%9c/
그냥 본질에 충실하고 구조가 최대한 간단한 기기가, 쵝오!인 것 같습니다. 갈수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안녕하세요.
5년 전에 올린 글 이제 보게 되어 제 경험을 적어 봅니다.
6BM8 Ultra Linear 접속을 한 싱글 앰프에 글로벌 피드백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소리를 비교해 본 적이 있습니다.
글로벌 피드백을 제거해도 Ultra Linear 접속 자체가 일종의 로컬 피드백이라 생각합니다.
글로벌 피드백을 끊었을 때의 소리가 소리의 생생함이 살아나고 피드백을 걸면 소리는 단정해지고 깨끗해지지만 생기가 사라지고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제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전철 안에서 읽어 본 Nelson Pass의 글이 인상적으로 다가 옵니다.
‘글로벌 피드백을 많이 걸수록 디스토션 총량은 작아진다. 그러나 피드백 양이 많아질수록 고차의 하모닉이 복잡하게 추가되고, 하모닉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https://www.passlabs.com/technical_article/audio-distortion-and-feedback/
예전에 자작 모임에서 진공관 앰프를 많이 만들었던 전자공학 전공이고 스마트폰 WiFi 전자파 인증을 해 주는 연구소에 재직 중인 지인도 과도한 피드백 보다는 작은 양의 피드백을 걸었을 때 듣기에 더 좋았다고 강조합니다.
또 한 가지 제 경험은 스피커는 주파수 별 임피던스가 낙타 모양으로 피크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피던스 높은 5극관은 특성 곡선이 수평이고 임피던스 낮은 3극 관은 45도 전후의 사선입니다. 스피커 임피던스 영향이 적은 3극관 앰프는 글로벌 피드백을 생략하더라도 부드럽고 듣기 좋은 소리를 울려 줍니다. 그러나 5극관 앰프는 스피커 임피던스 굴곡이 클 수록 듣기 불편한데, 글로벌 피드백으로 듣기 좋은 소리로 바꾸던가 UL 접속으로 그 문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로컬 피드백만 사용하던가 피드백 양을 조절해가며 최적점을 찾기도 합니다.
단순 사인파로 피드백 많이 걸어서 측정하는 잣대로 복잡하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오디오 신호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 먼저, 다음 말씀에 동의합니다.
“…단순 사인파로 피드백 많이 걸어서 측정하는 잣대로 복잡하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오디오 신호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일률적인 평가 잣대가 필요하니까 수치를 들이밀게 되고 그러다가 죽어라고 THD를 최대한 낮추는 경쟁을 하게 되고, 0.0*, 0.00*이라는 가공할 수치가 나오고 그것에 사실은 허상이 있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확실히 기술적 우월성을 담보하는 게 맞기도 하고…
아? 이한나 님과의 대화에서처럼… 스피커 모니터링하면서 극단의 THD를 제시하는 앰프는, 빈티지로서는 망통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안 되고, 복잡한 회로 때문에 더 나쁜 상태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 “…글로벌 피드백을 끊었을 때의 소리가 소리의 생생함이 살아나고 피드백을 걸면 소리는 단정해지고 깨끗해지지만 생기가 사라지고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네… 오르락 내리락 구간이 있으면서 살살 높아지는 100m짜리 동네 산을 생각하게 되네요.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30m를 기준으로, 그위를 깨끗하게 밀어버리면, (그러니까 어떤 초과 신호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이고 원래 신호에 더하여 사라지게 만들면) 펑퍼짐한 땅이 나와서 아파트 짓기는 좋지만, 숲의 낭만이 없지요.
○ “넬슨패스 옹께서는 NFB를 싫어하신다”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습니다.
○ 1970년대의 오디오 소자와 21세기 오디오 소자가 현격히 다르다는 점도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 과거 윤상덕 님의 IF IC, MPX IC 탐구 그리고 관련된 대화에서도 여러 번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약간의 흐트러짐이 있는 게 좋은 소리로 들린다가 중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흐트러짐을 배음이라고 하든 약간의 왜곡이라고 하든… 스피커와 같은 재생장치와의 상호작용으로 그리고 진동 감지 고막을 통해서 인식을 하는 것이므로, 확실히 계측기의 수치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청음 평가는 반복성과 객관성이 없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계측기와 수치와 청각을 두고 끝없는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 아닐까요?
○ 아득해서 남이 쓴 글처럽 읽히는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제 비틀린 시각은, 아마도… 다음 문구로.
“…Into a high 8ohm load, however, distortion is impressively consistent at 0.1-0.3% across the audioband over its full 80W dynamic range…”
“제로 피드백으로 만들었는데도, **경탄스럽게!** 0.1~0.3%가 유지되더라…” 무슨 의도로? 네. 그게 무슨 어필 요소인지가 아리송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어지는 마음속 멘트는, “그렇게 %를 논할 바에는 그냥 NFB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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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여러 댓글 대화는 재미있고 유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