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일과 중 언제나 작은 시계 라디오 틀어놓고 채널 고정상태에서 하루 종일 듣는데…
며칠 전? 무심결에 들은 ‘하차’ 운운 멘트를 괜한 농담으로 치부했었다. 정말? 기우였으면 했지만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그리고는…
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왔다.
“MBC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팟캐스트를 통해 인기를 끈 정영진씨와 가수 배기성씨를 기용, <싱글벙글쇼>의 명성을 이어가려고 한다. 기사 : http://omn.kr/1nj0o)
당사자들 고사가 아닌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니… 그렇다면 싱글벙글 쇼 36년의 끝물은 어둡고 쇠락한 판이었다는 건가?
뜻밖에도 MBC의 누군가가 시사만담이 매우 중요하다 판단했고 1973년 시작된 싱글벙글 쇼를 지목했으며 이 시대 콘텐츠 소비패턴을 감안, 말하자면 트랜드에 부합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작심한 다음, 1차로 화자의 세대교체를 시도한 것으로 이해는 할 수는 있으되…
쇄신의 정의가 뭔지 잘 모르겠으나 돈벌이, 가성비 중심 개편으로 보이고 새 진행자들이 절대 강석의 36년, 김혜영의 33년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벌써부터 자질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와 무관하게 4인 각각의 무게감은 많이 다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배철수라는 걸물이 갖는 무한 신뢰감과 3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낸 어마어마한 존재감 때문이다. 강석-김혜영 쇼의 30여 년도 그렇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격다짐으로 수년은 가겠지만 토대가 갑자기 사라진 싱글벙글 쇼는 자칫 패색 짙은 여느 코너로 전락할 가능성 높다고 예상함.
변화를 거북해하는 꼰대 기질이나 따지기 좋아하는 자의 시니컬한 습성 때문이라고 해도 당장의 판단은 그렇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돌아올 답은 없을 것.
“MBC, 실수한 거야. 36년 후에 봅시다!”
더하여 또다른 의미 해석은… 이번 일은 전통적인 라디오 세상이 인터넷 판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 (표제부 사진 및 소개기사 : https://m.news.zum.com/articles/35517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