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김용호 님 말씀대로 인켈 TK-600 검파코일 내 동조 커패시터 즉, 튜뷸라(Tubular, 관(棺)형*) 커패시터가 있는지를 확인해보았다.
* 관련 글 : 인켈 TK-600 아날로그 튜너 (7), IF IC 오류 검토 등
* 본질은 세라믹 커패시터. 유전체 Ceramic 관의 안과 밖에 얇은 도전성 박막을 두고 와이어를 연결하면 이격 극판 간 정전용량에 의해 pF 단위 극소형 커패시터가 된다. 원론은 그러함.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이 문제의 튜뷸러 구조를 상상해보면… 아주 작은 관 안쪽과 바깥쪽에 미세 결선을 한다는 게 쉬운 일 아니니까 예의 튜뷸러 커패시터에서는 아래와 같이 특수한 다층 인쇄(또는 도포) 기법을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
(▲ 내용 추가 : 또 다른 상상으로… Comb Type MEMS 구조처럼? 복 층 만드는 게 번거롭다면 이런 단층 방식도 가능하겠다. 가만 생각하니 그럴듯함. 카본 성분 도료의 미세 페인팅 기술만 있다면 얼마든지… 사실 도전체 인쇄 기술은 가변저항 제작에도 사용된다)
잠시 조건 정리를 먼저… 이 부품은 FM 튜너의 경년변화 내지 제반 오동작의 주범이다. WHY?
글쎄요? 습기, 전기적 노화 등 여하한 사유로 1) 도전 박막이 변성되거나, 2) 박막 면 감싸 쥐는 원형 선과의 접촉이 나빠지거나? 그에 따라 용량 달라지고 LC 공진회로의 C가 마음대로 변하니까 주파수 F가 널뛰기를 하며… 그러다가 종국에 검파불능 상태에 빠진다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본 적 있다.
어쨌든… 정말 뻔뻔한 존재.
어느 순간의 급격한 변량은 반복적으로 만나게 되는 크리티컬 이슈로서 근본은 물리적 변성이라 원복시키기 어렵다. 적출, 파괴하고 외부에서 비슷한 용량의 온도 보상형 커패시터로 대체하는 것이 최선. 오리지널 품과의 용량 오차는 L 값 보정 즉, 검파코일 페라이트 코어를 돌려서 보상하면 된다.
그런데 왜 뻔히 문제가 있는 제품을 태연하게 쓴 것일까?
글쎄요? 뭐든 작게 만들기 좋아했던, 오디오 극상기 부품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메이커들의 역작? 아이디어는 좋았으되 내구성 형편없었던, 지난 번 ALPS 전동 셀렉터와 같은 사례? 다시 한 번 더… “글쎄요? 오디오 제작사들이 알고 있었겠죠?”
물론 마이크로 튜블러 커패시터를 쓰지 않는 커다란 검파코일도 있다. 참고로 TK-600에 사용된 프론트엔드 IFT에 Toko 마크(+RCI 두문), 검파코일에도 Toko 마크 그리고 Toko LPF 모듈을 쓰고… 인켈이 모든 코일 세트를 토코社에서 조달한 것. 한편, Toko LPF 안에도 문제의 튜블러 커패시터가 들어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LPF 반응 이상하다면 내장 코일이 아니라 분명 이 부품이 문제일 것. (→ 다음 작업에서 테스트)
■ 숨겨진 것을 찾아서
현실로 돌아와서… 조심스럽게 검파코일을 분리하고 돋보기로 관찰. 이런! 부품이 있다!. 이 뻔한 것을, 검은 물체 흘깃 쳐다보고 숨어 있던 오류를 놓친 탓에 한참을 끙끙댔던 것이라니… 그야말로 바보가 따로 없음. 후~
분리하고 용량을 측정해 보았다. Primary 139.5pF, Secondary 97.2~101.4pF로 오락가락한다. 커진 용량은 부품 오류 그 자체이고 용량의 순간적인 변화는… 원형 선과 박막 연결점에 구조적인 흔들림이 있다는 뜻. 흔들림은 곧 접촉 불량이다.
아하? 기억 더듬어 보니… PCB 면을 톡톡 건드렸을 때 계측기들의 반응이 이상했었다. 물론 그것을 다른 부품들의 오류, 냉땜 문제로 오판했던 게 패착이었고.
아무튼 이 ‘원형 선 접촉불량 가설’은 멀쩡히 동작하던 기기가 한 순간에 스테레오 불능이 된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일단, 검은 머리띠 27 + 27 = 54pF를 Primary/Secondary에 연결. 반응 없음. 서비스 매뉴얼 표기대로 MLCC 100pF로 변경. 그리고는… 모든 게 정상이 되었다.
(▲ 훗날을 위해 기록해두는 19Khz 파일럿 톤 + 400hz 신호가 묶인 IF IC 출력 파형. 직전에 비해 풍성하다. 직전에 분명 19Khz가 존재했으나… 품질이 떨어졌던 것이다. 스펙트럼-애널라이저가 있으면 쉽게 알 수 있는 차이인데…)
■ 그렇다면… 3.5pF는 왜?
수십 년 전 생산라인에서, 뭔지 모를 사유로 도저히 조정할 수 없으니까 급히 보정용 커패시터를 붙였던 모양이다 말인 즉, 3.5pF는 처음부터 그 값이었던 것. 정말 괜한 오해를 만들어 낸 3.5pF…
(▲ 최초 상태. Dipping 공정으로 제작된 PCB로 마무리 깔끔하다)
이제 프론트-엔드에서 RCA 출력 라인까지 Zero Base로, 모든 단계 작업을 재진행한 후 몇 가지 생각해두었던 것들 포함하여 종합 정리하기로 한다. 물론 다음 글에서…
* 관련 글 : 인켈 TK-600 아날로그 튜너 (9), FM 조정 후 소리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