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두 채널 디지털 오실로스코프가 있으면 좋지만, 없다면 두 채널 아날로그 오실로스코프로, 그것도 안 된다면 단 채널 오실로스코프로? 아무튼 전용 측정기가 없을 때 막무가내로 커패시터 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을 궁리해보았다.
* 관련 글 : Technics SU-V6X 인티앰프 (4), 오버-홀 작업 #1
우선, 몇 가지 논리를 정리해보면,
1) 저항(R)과 커패시터(C)가 조합된 회로에서 시정수(時定數) 즉, 어떤 에너지의 충/방전 과정에서 커패시터 충전전압이 공급전압의 63.2%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을 라틴어, 타우(τ)로 표시한다. 단위는 초.
(▲ 이 그래프는 충전전압 기준이다. 충전전류는 물통에 물이 채워지는 만큼, 반비례로 서서히 감소할 것)
타우를 넘어서는 시점에 전체 충전율은 점점 더 커질 것이고 알 수 없는 시간이 더 흐르면 언젠가는 100%에 도달하게 된다. 이후 전압이 제거되고 커패시터가 방전을 시작하면 서서히, 지연 Slope를 가진 조건으로 충전 에너지가 소멸될 것이며…
(출처 : https://www.quora.com/Which-are-the-time-constants-of-RL-and-RC-networks)
시정수 기본 공식은 ‘타우(τ)’ = R × C. 그러므로 저항값과 τ를 알고 있을 때, 커패시터 용량 C = τ ÷ R.
2) 참고로 63.2%가 언급된 이유는?
미분, 적분이 언급될 법한 그래프에서 값의 증가 또는 감소를 표현하는 자연상수(Natural Constant, e, 숲/나무의 자연이 아니라 “당연하게, 자연스럽게”의 ‘자연’)가 개입된다. 그것은 18세기의 천재 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가 제시한, 그래서 이름 첫 글자를 딴 ‘e’ 라는 개념으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2.718281828459045… 마치 원주율 ‘파이’처럼 의미가 고정된 상수.
(▲ 보편 상수로서… 심지어 재무분석 계산기에 내장된 e^x 기능까지)
다음으로… 완충 후 방전을 상상하면 시간 경과에 따른 전압 V(t)는 완충전압 V_0 × 방전율 변화이겠고 방전율 변화를 e^(-time/τ)으로 보면 V(t) = V_0 × e^(-time/τ). (직접 충전 상태를 계산하려면 V(t)=V_0 × (1-e^(-t/τ))를 사용)
1) time=0일 때 V(0) = V_0 × e^0 = V0 × 1이므로 V(0) = V_0 즉, 완충된 초기 상태.
2) time=τ이면 V(time) = V0 × e^(-τ/τ) = V_0 × e^-1 = V_0 × 1/e = V_0 × 0.36787944…
이때의 τ를 완벽한 1개 주기(Cycle)로 간주하면 그 최초 주기에서 에너지 36.78%가 사라진 셈이다.
3) time=2τ이면 V(time) = V_0 × 0.13533…, time=3τ이면 V(time) = V_0 × 0.04978…, time=4τ이면 V(time) = V_0 × 0.01831… 그런 식으로 급감하며 사라짐.
(상승 Slope = 하강 Slope인 조건에서) 방전 패턴을 충전 중 상태에 투영하면, <최초 주기의 충전>은, 1(완충 100%) – 0.36787944(방전) = 0.63212056…(남은 에너지) = 63.2%가 된다.
에너지 잔량을 기준으로 1주기 τ = 63.212% 충전, 2주기 τ = 86.466% 충전, 3주기 τ = 95.021% 충전, 4주기 τ = 98.168% 충전… 그런 식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100% 충전까지 갈 것. 2주기 이후를 1주기의 반복으로 보면 <1τ의 ‘τ’>가 모든 것을 대표하는 시정수 척도가 된다.
참고로 타우, τ는 튜너의 엠퍼시스/디엠퍼시스에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고역을 깎아내는 로우패스 필터(Low Pass Filter)에서 <RC 시정수 타우>는 여차저차 -3dB Cut-Off 점의 설정 즉, 필터 Slope를 결정하고…
1) 아래 ‘주파수 대 신호 세기’ 그래프에서, 유효 감쇄점이 너무 높은 곳에 있으면 Post Amp.쪽으로 고음이 주책없이 마구 넘어가면서 카랑카랑~ 날리는 소리가 날 것이고, 2) 너무 낮은 곳에 있으면 고음을 확! 깎아버리니까 둔한 음이 나오고… 그래서 국내 규격 75uS의 준수가 중요하다.
다음으로 상승시간, 세틀링 타입, 오버슈트 등 개념을 포함하는 시스템 Step Response 즉, 어떤 입력을 가했을 때 블랙박스(전자적, 기계적, 기타)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공장 밸브를 열면 액체가 곧바로 흐릅니까? 닫으면 곧바로 흐름이 끊기고요?” 화학공장의 밸브 개도각도 대 액체 흐름의 관계식에서 보면 목표값 대비 고정된 시간 지연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고 그것을 타우로 정의할 수 있겠다.
말이 나온 김에 그런 화학공장 밸브와 액체 흐름을 전기 단속 스위치와 커패시터의 충/방전으로 치환하면?
그렇고… 2채널 아날로그/디지털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한 검측 방안은 아래와 같다. 2채널을 생각한 것은 1) 커패시터 충전 전압에 상당하는 (예)120hz 파형과, 2) 살짝 찌그러지게 될 커패시터 반응 패턴을 한 화면에서 보자는 의도 때문에.
“네? Hold 기능도, 시간 계측 기능도 없고 뭐든 휙휙 지나가는 구식 아날로그 오실로스코프에, 채널은 꼴랑 한 개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제약이 많은 단 채널 10Mhz 오실로스코프, TRIO CS-1553으로 쉽사리 계측할 수 있을까?
‘아주 쉽게’는 아니겠으나 화면 그리드에 겹치는, 꺽어진 충전 파형에서 63.2% 해당 포인트를 잘 골라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눈대중으로 포인트를 잡고 경과시간도 잘 가늠한 후 C = τ ÷ R 시정수 공식에 넣고 계산기를 두드리면… 뭐.
여기까지는 상상이니까 실제로 그러한지는 다음 글에서 실험을…
* 관련 글 : 단 채널 아날로그 오실로스코프로 커패시터 용량 측정하기 (2)
* 관련 글 : TRIO CS-1553, 빈티지 아날로그 오실로스코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