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25년의 신문 기사에서,
“본보부산지국주최’라디오’순회대가각지순회함은누보한바4일의성에서는동아지국삼성당본보지국의후원으로당지공보교내에서공개하게되였는대오래동안갈망하돈의성인사는정각전부터삼교실이만원되야대성황을치하얐는데그실비는관공의원조로되였다하더라. (의성)”
100년 시간이 언어장벽으로 작용한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대충 다시 쓰기를 하면,
“본보 부산지국 주최 ‘라디오 청취 시현단’이 어디 어디를 돌며 라디오를 보여주겠다고 이미 공고한바 있습니다. 이달 4일 의성에서는, 동아지국 산성당 본보지국의 후원으로 당 지 공보교에서 라디오를 공개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라디오에 큰 관심을 가지셨던 의성분들이, 정오가 되기 전부터 방문하시어 3개 교실이 만원이 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금번 행사의 비용은 지방자치 단체가 후원하였습니다”
이런 정도?
그렇다 치고… 생각이 많아진다.
1) 한글 띄어쓰기는 1800년대, 존 로스 선교사께서 처음 시도하셨다고 하는데… 한자 틀에 취한 신문사는 심적 반항 중?
2) 1920년대에는 라디오가 정말 희한한 물건이었나 보다. 구경조차 어려운 첨단 장치.
3) 의성은 첨단 장치에 관심이 많은 분이 많은, 돈도 많은, 뭐든 많은, 그런 동네였나보다.
그나저나…
‘공개적으로 이로움을 주는 학교’, 신문사에 소속되었다는 그 公普校는 어디? 도대체 어떤 라디오를 가지고 경상도 순회까지 다니셨을~꼬? 어떤 방송을 들으셨다는 것인지? (표제부 자료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조선일보, 1925.12.09)
라디오 청취 시현단의 라디오는 대략, 아래와 같은 수준이 아닐까 싶음.
교실 안 여러 명이 함께 들어야 하니까, 나발 스피커는 필수. 아? AC 콘센트가 없으니까, 커다란 건전지도 필수. 좋은 말로, 빳떼리. 그리고 전파장 안테나 전선까지.
우마차나 트럭이 있어야겠다. 싣고 내리고 설치하는 인력도.
(▲ 1925년 제품. 출처 : https://archive.org/details/MurdockRadios192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