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제가 만든 회로에서는 KBS 1R(95.7MHz)는 수신되는데 KBS Classic FM(94.5MHz)는 수신이 어렵습니다. 하하."

대단히 유의미한 발제입니다.

우선, DIY 안테나를 놓고 이것저것 상상해보면요...

○ 우주, 지구, 땅, 온갖 곳에서 전자기 맥동이 안테나에 도달해 있습니다. 선국은 그 모든 것에서 원하는 것을, 가급적 최대로 선별하는 행위입니다. '가급적'이라는 것은 100%가 아니라는 것이기도 하고요. 세상일 다 그렇듯...

○ 계산대로 수신되지 않는 이유를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면,

- 송신소의 위치 = 전파의 절대 강도

https://map.kbs.co.kr/map.jsp에서 TV, FM 등의 전계 강도를 측정하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방금 접속을 해보니 서버 문제인지... 안 돌아갑니다. 나중에 접속해보세요. 아무튼 그곳에서 사시는 곳의 실측 전파 품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지형적 조건 =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지리산 골짜기에서는 핸드폰도 안 되고 라디오도 잘 안 들리고, 넓디 넓은 나주 평야에서는 광석 라디오로도 큰 소리를 들을 수 있고...

- 난반사 물체 = 이중, 삼중으로 도달하는 전파

아파트, 고층 건물이 있으면 직선 거리로 전파가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이 나빠집니다. 특히 복합 단지의 경우는 멀티패스(=다중 경로, Multi-Path) 때문에 더 나빠지고요. 멀티 패스는 일정한 시간 지연을 두고 전파가 이중, 삼중으로 수신되는 것과 같고... 그러면 튜너는 혼란에 빠집니다.

- 그라운드 플레인(Ground Plain, 가상 접지면)

거실 바닥이든 지붕이든 앞마당이든 논리적인 흙, 바닥, 대지에 상당하는 개념의... 안테나만 아는 가상의 면(面)이 있습니다. 그것의 상태가 영향을 주면 안테나 수신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다리가 세 개 달린 안테나를 흔히 'GP 안테나'라고 합니다. GP는 Ground Plain의 축약어이고요. 이 경우는 막대기가 땅, 흙, 대지, 축구장만한 철판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https://www.klofas.com/blog/2022/quarter-wave-ground-plane-antenna/

말씀인 즉, 대지, 흙, 땅이 아니어도... 네. 현재 안테나를 배치한 공간의 상황에 따라 수신이 달리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안테나에는 관념적이고 개념적이며 그러면서도 실질적인 요소들이 개입합니다. 그래서 FM 전파 다루기는... 기기묘묘한 만큼 재미있습니다.

- 온도와 습도 등 환경 변수

비오기 전, 맑은 날, 건조한 날의 특성이 다르고 온도에 관해서는... 일단, 반도체 소자를 써서 수신 회로를 만들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튜너를 조정할 때는 충분히 예열을 하고 작업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AFC(자동 주파수 조정, Automatic Frequency Control)이라는 회로가 부가되기도 하고 디지털 PLL 방식에서 기준값을 벗어나는지 실시간 감시하고 조정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선간 차폐, 유효 안테나 거리 등

현재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면 접속재 삽입구의 노출 배선에서 쉴드선 직전까지, 사진에는 안 보였지만 (쉴드 선을 지나서) 악어클립 선이 노출된 구간이 의도되지 않은 막선 안테나로 작용을 할 것이지요. 그러므로 예) 70cm 안테나 봉은 사실상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자고 하면, 암놈 콘덱터에서 바로 쉴드선을 땜하고 반대편 끝을 FM 프론트엔드 안테나 단자에 직접 땜하는 것으로... 아무튼 노출 구간을 최소화하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개념적으로만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언젠가 제대로 된 안테나를 만들 때는 연결 라인의 쉴드 처리를 충분히 고려하심이 좋을 것이고요. 물론 무거운 함체도 마련하고 그것도 GND에 확실하게 연결을 해두어야겠지요.

그리고...

안테나의 길이를 조절하여 선국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L 또는 C를 바꿈으로서만 가능합니다. 현재 테스트 보드는 L을 놔두고 C만 바꾸어 선국하고 있는데요. C를 놔두고 L을 바꿔서 선국해도 됩니다. 둘이 같은데... L을 바꾸려면 가변형 코일 부품이 있어야 하겠고 그런 것 구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 C를 선택한 것 뿐입니다.

아주 오래전 버스에 AM 라디오가 있었고 운전사가 검정 버튼을 툭툭 건드리면서 프로그램이 달라졌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게 참 신기했던 기억도 있고요) 그 라디오는 '뮤우 동조'라는 , L값을 바꾸는 방식이 적용되었습니다.

아래 자료에서 오른쪽에 있는 덩어리가 코일이 감긴 그리고 코일 안쪽으로 페이이트 코어 봉을 움직이게 하는 가변형 코일입니다. 가변형 코일은, 상용 라디오나 튜너에 있는... 코어를 돌려서 무엇을 조정하는 CAN 코일과 다를 게 없습니다.

* 관련 글 : 자동차 오디오 세상 : 미려한 빈티지 카 오디오, Pioneer KP-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