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0월 18, 2018
Home > AUDIO NOTES > 국산 오디오, 아프리카로 가다.

국산 오디오, 아프리카로 가다.

글쓴이 : SOONDORI

‘아프리카 FM 라디오’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Pixbay 사진 한 장.

Sonika 로고가 붙어 있는 이 카세트 라디오는 전성기 일본 디자인을 참조하여 만든 최근의 중국제 싸구려 제품. 중국제가 늘 그러하듯 MP3, USB 등 별별 것들이 다 된다.

한편,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위 장면은 국제 오디오시장의 현재 모습을 암시하고 있다.

우선, “저런 저급한 것을 누가 살까?” 싶었던 중국제 초저가 포터블 오디오들의 주 소비처 중 하나가 아프리카라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들은 국민통합 관점에서 라디오가 꼭 필요하지만 소득수준이 낮아 싼 것을 찾을 수 밖에 없는데 신품으로서 그 수요를 맞춰줄 수 있는 것은 중국제 밖에 없다. 또한 땅이 넓은 중국 역시 변방 오지에서 라디오나 카세트가 필요하다.

징기즈칸 제국이 역사교과서에 보이는 그 크기였던 이유는 말이 달릴 수 있는 범위 즉, 행정적 통제력의 범위가 딱 그 만큼이었기때문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신흥국들에서는 라디오와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카세트는 징기즈칸의 파발마와 같은 존재이다. 말인 즉, 국가방송이 잘 들리는 범위가 곧 행정력의 범위. 과거 박정희정권의 라디오 보급사업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하는 게 맞다.

그 다음으로, 과거 인켈, 대우 등이 만든 고물 오디오들도 아프리카(또는 동남아, 남미)로 건너가면서 국가 빈티지 재고가 줄고 있다. 최근의 중국제보다는 훨씬 더 잘 만들었고 가격은 감당할 만큼이며 현지에서 살짝 손을 본다면 충분한 이문을 확보할 수 있는 지라 국내 고물상 등을 통해 물건들이 수집되면 수입상들이 우르르 몰려와 일단 ‘차떼기’를 하고 따로 모아서 배로 싣고 돌아간다.

머나 먼 땅 아프리카, 그곳 소비자들 때문에라도 국산 빈티지 오디오는 서서히 사라지고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집 안에서 굴러다니는 오래된 국산 오디오, 짐이라 생각말고 버릴 생각도 말고 딱 한 세대만 잘 보관해두자.

 

[ 참고자료 : ‘아프리카 소비재 시장 동향 및 우리기업 진출방안’, KOTRA, 윤수한, 2017,06,20 ]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