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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PCB에 대한 이야기

글쓴이 : SOONDORI

진공관 시절에는 단자대를 쓰고 일일히 손으로 땜질하는 하드-와이어링(Hard Wiring) 방식을 썼는데 인쇄회로기판 즉, PCB(Printed Circuit Board) 개념이 등장하면서 제작사들의 노고가 대폭 경감되었다. (그 경비절감분이 소비자에게 적절히 돌아갔는지는 따로 따져볼 일)

미리 제작된 전류경로에 부품들 붙이는 방식은 1903년 독일 발명가 Albert Hanson이 처음 시도했다고 한다. 이후 다양한 가공 방법론들이 소개되었으며 재질에 따라 속성이 다른 다양한 원판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인터넷 상거래가 발달한 요즘은 DIY샘플 제작도 꽤 간단하다. 상상컨데 PCB 제작기술이 없었다면 70~90년대 오디오 극상기는 절대 도래하지 못했을 것.

이쯤에서 ‘빈티지 오디오들의 PCB’에 대해 몇 가지만 정리해보자면…

■ 페놀수지기판

종이에 페놀수지를 함침한 경우. 미국 전기공업회(NEMA; National Electrical Manufacturers Association) 분류코드 FR-1, FR-2. 기본색상은 갈색. 절연성, 내연성 그럭저럭에, 시간 지나면 늘어나거나 휘어질 수 있다. 기판이 변형된다 함은 1) 패턴 손상, 2) 냉땜발생 가능성이 그 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이 기판은 저가/염가형 기기들에 사용되었다? 절반은 YES. 절반은 NO. 제작사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것 알아도 쓸 수 없었던 상황 내지 그렇고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까.

예를 들어 공작용 만능기판들 중 가장 저렴한 것, 단면 PCB 쓰고 마구 찍어냈던 포켓 AM 라디오들 그리고… 흔히 보는 빈티지 오디오 기기들의 단면 기판들이 있다. 한편으로, 제작원판을 손으로 부러뜨려 작은 PCB로 분리하는 공정의 절취흔적들이 목격되기도 하는데…. 삐쭉빼쭉 날카롭고 그러면 무성의하다 생각되어 기분은 별로. 성능이 별로인 싸구려 기기들이 그랬다.

■ 유리-종이, 유리-복합재 에폭시기판

유리섬유, 종이/셀룰로즈, 에폭시를 적당히 조합하여 제조한다. NEMA CEM-1(Glass-Paper-Epoxy), CEM-3(Glass-Composite-Epoxy)에 해당하고 기본색상은 밝은 흰색. 당연히 페놀수지기판보다 특성이 좋다. 다음은 CEM-3(CEM-1보다 Through-Hole에 적합)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Yamaha Tuner의 예.

■ 유리섬유-에폭시기판

NEMA 분류등급 FR-4으로 요즘은 산업분야를 불문하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리섬유직물에 에폭시를 뿌려 전체를 단단하게 굳혀 제작한다. (실제로 가로세로 유리섬유질들이 보이고 손으로는 부러뜨리기 어려울 만큼 단단하다) 기본색상 반투명이므로 상면 마감하지 않았다면 아랫면 패턴들이 살짝 보인다. 주로 고급형 오디오, 거대기판을 쓰는 오디오, 내열성(내열온도 130도)이 요구되고 부품 무게가 큰 파워앰프 기판 등에서 사용되었다.

그나저나 이런 것들 알아둔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엇을 쓰든 동작에는 별 문제 없겠지만 그래도… 기기평가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

(출처 및 기타 정보 : idc-online.com)

(출처 : https://www.digpcb.com/capability/fr1-cem1-and-fr4.html)

예를 들어 에폭시기판을 쓴 기기는 고 비용 감수하고 강성, 주파수특성, 내열성, 난연성 등 특질을 고려했다는 뜻이니 설계/제작 품질이 남다를 가능성 있다. 고장의 대비와 원인의 탐색… 품질좋은 에폭시기판을 쓸 수 없었던 시절의 빈티지 기기들, 비용문제로 페놀기판을 쓴 기기들에 있어서 운반 중 진동에 의한 변형, 부품 무게나 열 변형에 의한 기판 휘어짐, 그에 인한 냉땜 발생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둘 일이다. 세탁실에 보관했다는 사례를 생각하면… 습기에 취약하므로 보관장소 선정에도 유의.

(첨언) PCB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빈티지 기기는… 가급적 아니, 절대로 사면 안된다. 유성의 흡착은 그간의 관리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오로지 먼지만 쌓여 있어야 한다.

 

5 thoughts on “오디오 PCB에 대한 이야기

  1. 잘 봤습니다. 가격비교, 장단점도 정리 해주시면 더 도움이 되겠네요

  2. 안녕하세요? 다시 뵙는군요.
    ^^

    가격비교의 ‘가격’, 장단점… 두 가지의 대상은 무엇을 말씀하시는지요?

    ??

    PCB 제작가격을 말씀하신다면… 샘플가격기준으로 손바닥만한 것 1만 원쯤? 물론, 원판 PCB 두께, 몇 층으로 할 것이냐, 솔더링포인트 마감방법 등 몇 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글쎄요? 요즘은 일반회로 제작에서 있어서 대부분 FR-4를 씁니다. 다른쪽에서는 FR-1/2도 씁니다. 예를 들어 가정용 전열패드 컨트롤러 그런 것들. 그런데 원가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굳이 페놀수지시판을 찾아가며 쓸 이유는 없죠. 그리고 PCB 재질에는 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화학적 특성, 온도 내성, 진동내성에 전혀 다른 소재도 있고… PCB 전문가가 아니라서 심오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삼성전자 스마트폰 그 얇은 PCB 판에 10층, 20층 패턴층이 꾹!꾹! 눌려 가공된다 하면 요즘 인터넷 주문도 가능한 일반 FR-4 정도로는 안될 것이네요?!

    구체적인 수치나 스펙, 논거를 제시하기는 그렇지만… 유리섬유 에폭시가 온도, 화염, 전기, 내성, 화학 등 여러 특성에서 페놀수지보다 월등히 좋을 것입니다. 수 Ghz 취급도 되고…

  3. 긴 답변 감사합니다.

    의도는 가격을 저,중,고 로 등급을 표기해달하는 거였습니다.

    갈색pcb는 척보기에도 저가 패놀수지판인 거는 알겠는데요 …

    요즘은 거의 FR4 쓰인다는 데,
    반 투명한 것도 있지만,,,, 파란색으로 도색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 구별이 잘 안되네요.
    단면을 보아야 하나요?

    1. 아하! 네… 상면, 하면으로는 구분이 잘 안될껍니다.
      ^^

      색상발현이 목적이 아니라 솔더링편의 등 다른 사유로 노랑, 적색, 검정, 초록, 파랑 등 마음에 드는 것으로 도색을 하니까요.
      그 경우는 측면을 보시면…
      절단면의 질감이 구형 PCB와 다를 껍니다.

  4. 현재 저희도 led pcb로 fr-4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고있는 그냥 불들어오는것을 넘어 신뢰성및 품질위주로 제작을 하다보니 ,
    고비용으로 늘 불만의 대상입니다 ㅎㅎ
    그래서 cem-1으로 변경 생산하는 모델도 있는데 cem-1은 휨성을 제외한 큰 문제없이 사용하는데 , 주문이 줄어들어 효과를 보질 못했습니다.

    저렴한 제품은 fr-1( 건빵보드?)은 정말 안습입니다.
    솔더머신(대량생산을 위한 납웨이브 장착된 장비)을 통과하면 그 특유의 냄새와 휨성,
    후면작업을 위한 리터치 작업시 패턴 떨어짐 ㅎㅎ
    몇년쓰고 버려져야 하는 제품을 만들때 작업자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만들어졌던 제품은 이제 모두 땅속에 묻혔을까요?

    제대로 만들어도 문제, 못만들어도 문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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