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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kyo와 Sanyo, 빈티지 일본 기업의 빈티지 궤적

글쓴이 : SOONDORI

기계식 오르골을 제작하던 어떤 일본 회사가 오디오 극상기에, (Sanyo와 착각하기 쉬운) Sankyo 브랜드로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딱 어느 시점까지만.

[Sankyo STD-1700] 2 헤드, Dolby-NR, 40~15Khz@CrO2, S/N 60dB@Dolby, THD 2.5%, 300mm × 15 × 250, 6.2Kg, 1970년대 중후반.

(출처 : https://picclick.com/Sankyo-STD-1700-Vintage-Stereo-Cassette-Deck-Cassettes-314007701632.html)

굳이 “왕성하게”라고 적은 이유는, 구형 카세트 레코더, 카세트 데크, 리시버, 플립 시계 라디오, 영사기 등 망라적 제품과 특히, 마부치나 미쓰비시 모터에 견줄 데크용 모터를 생산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뒤에는 산쿄의 동작 기계 설계/절삭/가공 능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Sankyo의 변신과 성장은, 일본이 어떻게 1980년대 오디오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표준 궤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밀하게 돌아가는 기계식 오르골 → 베어링 축에 코일을 감으니 돌아가는 모터가 되더라 → 모터를 만들었으니 내친김에 돌아가는 데크 메커니즘까지 → 데크 메커니즘이 있으니 전자 회로를 더 붙여서 완성품 데크를 → 전자 제품을 만들었으니 오디오 극상기에 남들이 다 하는 오디오를.

간단하게는… 군함과 대포를 만들던 재빠른 기계 가공 기술에 값싼 전기/전자 부품의 생산 그리고 평생 한 가지만 하는 노동자의 행동 패턴을 결박한 것이 산쿄 등 일본 기업이 글로벌 오디오 시장을 평정한 핵심 기재 중 하나. 특히, 오디오용 정밀 기계 장치는 일종의 글로벌 알 박기 아이템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주의 확산과 일본인들의 미국 친화적 태도에 의해 이렇게 저렇게 일이 풀리고, 와중에 625 동란의 특수와 월남전 특수라는 달콤한 기회까지 더해지면서…

독일보다 기술이 떨어지고 미국처럼 선진적이지 않으며 결국 가라오케 스피커의 한계를 뛰어넘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만질 수 있는 물품의 대량 제조에는 심하게 능한 나라가 되었다. 플러스로, 가끔은 창의적이기도 했고.

시간이 흘러 ‘무형’이 ‘유형’을 확실하게 리딩하는 시절이 도래하였는데…

글쎄요?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 취약한 일본인들이 심정적으로 전성기인 1980년대에, 반짝거렸던 수십 년에, 무엇이든 만질 수 있었던 과거에 묻혀 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함. 구체적인 이유라는 것은 뭐… 누구나 아는 그 거시기.

아무튼, 유형물 제작에서 출발한 Sankyo는 어느 날 로봇 만드는 회사에 흡수되었고,

(가전이고 LCD고 태양광이고 뭐고, 산요가 무형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이 있었는지?) 대한민국 오디오 세상 초기에 국내 제작사와의 거래가 빈번하여 나름 국산 오디오 역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그 산요는, 2011년에 가전 부문을 중국 하이얼(Haier)에 매각하고 2013년에 완전히 사라졌다.

수시로 헛발질했고 최근에도 엉뚱한 짓을 한, ‘유형물에 집중된 창의성’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니 무념무상의 무의지 상태가 되었나 싶은 SONY가 미국의 자원을 빌려 무형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며 간신히 갈아타기식 체질 개선을 한 것은 특이한 사례이다.


○ ‘거시기’ 사례.

요즘의 일본 자동차 디자인은 일본 무사의 투구 형태나 타국 사람은 도저히 알 수 없는 만화 로봇의 면상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

Pacific Rim, 트랜스포머 등 헐리우드식 취향은 그렇다 치고… 수백 년, 수십 년 전의 것이 현재를 지배하면, 그러면 그들은 점점 더, ‘세계’를 버리고 ‘자신들의 안쪽’만 바라보는 일에 푹~ 빠져 있는 것이 된다.

자동차가 나온 김에… 국내 제작사도 그런 것을 따라가면서 잔뜩 화난 얼굴, 강압적인 형상, 붕뜬 느낌의 것을 마구 그려대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자동차가 당신들 연습용 스케치-북이가?”

○ 이하는 참고용.

1) STD-200 카세트 레코더, 1970년대 초반 추정.

2) STD-1410 카세트 데크, 1970년대.

(출처 : https://picclick.com/Vintage-Sankyo-Std-1410-Single-Cassette-Deck-Parts-As-Is-264927916733.html#&gid=1&pid=4)

3) STD-2000 카세트 데크, 1977년 9월.

(출처 : https://picclick.com/Sankyo-STD-2000-Cassette-Deck-Original-Magazine-314427627128.html#&gid=1&pid=1)

4) Sound 700 영사기, 1977년.

(출처 : https://van-eck.net/img/itable/images/film_sankyo_Sound%20700_1424091040584.jpg)

5) SRC-4040 리시버, 1980년대.

* 관련 글 : Sankyo SRC-4040 리시버

7) 오디오 기기보다 훨씬 더 많을 산쿄 모터. 오르골이나 모터나… 돌고 도는 것은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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