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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게토 블래스터

글쓴이 : SOONDORI

우리말 ‘카세트 라디오’의 영어 표현을, 빵빵~ 방방~거린답시고 붐-박스(Boom Box)라고 하고, 어떤 경우는 Ghetto Blaster라고도 하고.

기독교로 개종한 로마인이 대대로 선민의식에 찌든 밉상 유대인을 한 곳에 몰아넣고 물리적으로 격리한 데서 출발한 단어 ‘게토(*)’가… 초기 미국 이민 노동자의 험한 거주 환경에 대한 묘사어가 되더니 은근히 흑인 사회를 지칭하는 폄하성 단어가 되고, 이제는, 가난하고 못 배워서 미래가 없는 자가 모여 사는 공간을 지칭하는 글로벌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영화 ’13 구역’에 나오는 외압의 격리 공간.

* 주조 공장, 대장장이의 집단 거주 공간을 뜻하는 베네치아 사투리 Getto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합산 출력 수십  W에, 강력한  마약과 같은 큰 소리 한방으로 다 날려버리자!”

‘사회 구속에 대항하는 젊음’이라는 시각으로 볼 때의 게토 블래스터는, 통제로, 억압으로, 억울함으로, 답답함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을 털어버리자는 구호가 되고, 기기 제작사의 홍보 전략이 엮였던,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심리적 보상이 내포된 용어가 되며… 그러니까  빈티지 오디오로 찍고 가는 인생 탈출구 같은 것. 까까머리 시절의 <방콕 + 하루 종일 카세트 라디오 껴안기>는 그런 심리 때문이었을지도 모름.

* 관련 글 : 종이로 만든 Ghettoblaster 스피커

그래서, 그러면, 뭐가 좀 나아지려나?

뭐… 꼴랑 100을 찍기도 어려운 짧은 삶에, “인생은 고뇌의 연속”이라 했다.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인생의 게토 안에서. 그리하여 결국은 박지윤의 ‘하늘색 꿈’ 가사를 떠올리게 된다.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etsy.com/listing/778800907/serie-ghetto-blaster-5-on-art-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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