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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6)

글쓴이 : SOONDORI

“어떻게든 살려 소리 좀 제대로 들어보자. 대우전자만의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딱 그런 마음, 그런 자세. 택배사고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렵사리 가변저항들을 준비하고 일사천리 작업을 진행하였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5)

■ Treble, Bass 가변저항

있는 그대로 대체. 센터점에서 약 50K오움. 이쯤에서 떠오른 생각 하나. 엔지니어가 설계를 아무리 잘 했다 한들… 싸구려 부품을 쓰면, 그러니까 고 정밀품이 아니라면 톤 컨트롤부에 의한 음 왜곡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그것을 어찌 알지?” 모른다. 고가 기기와 아닌 기기, 내구성 있는 기기와 아닌 기기들의 차이는 어딘가에 꼭꼭 숨겨져 있다는, 착안용 의견일 뿐. 그런데 그런 것 빌미삼아 너무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게 문제이기도 하고… 가변저항에 금칠이라도 하셨나?

(우측이 신품. 동작도 동일하다. 이런 오래된 재고품이 있다는 것이 신기한 일)

■ Balance 가변저항

축 모양에 맞는 200K오움 신품 밸런스 가변저항은 없다 하시기에… 망가진 구품 그대로 쓰되 배선은 삭제하고 470K오움 2개로 직결처리하였다. 이곳에서 더 이상 가변저항 편차에 의한 L, R 편차는 없다고 간주한다.

■ 볼륨 가변저항

라우드니스 탭이 있는 신품 볼륨이 눈 앞에 있다. 그러나 축 모양새가 달라 부담스러운 변경작업을 해야 하므로 패스! 일단… 과거 DIY 작업시 작업했던 구품을 붙여 주었다.

문제는 볼륨부 밸런스. B커브에, 저항 품질까지 않좋으니 낮은 볼륨에서 갑자기 소리가 커지고 좌편향도 심하다. (휴~ 언제 또 나들이를 한 번 가야할 운명)

a) L 채널에 100K 트리머를 덧대 보정하고 b) Knob 전개각도를 확대하고자 볼륨 양단에 50K오움을 병렬로 붙여 주었다. 그리하여… 예를 들어, 직전 각도 5도에서 10이라는 크기의 음이 들린다고 가정하면 이후는 각도 10도에서 10이 들리게 된다. 오늘은 대충 대충… 소리만 들으면 된다.

■ 소리 들어보기

자, 의도된 생고생의 끝지점에 가까와졌다.

제작품질은 도저히 인켈을 따라갈 수 없는, 70년대 조립 스타일을 보는 듯한, 속내 어수선한 대우전자의 보급형 앰프. 그러나 대단한 레어 아이템이기도 한 ACS-98A의 소리는 어떠할까?

(봐도 봐도…. 70년대 제작 스타일. 남의 것, 대한전선의 것을 울궈먹기라도 했다는? 분명히 배경과 이유가 따로 있다)

○ 충분한 저음과 펀치력. 단, 고음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어서 전체 대역 밸런스는 ‘상시 라우드니스’를 제거한 인켈 AD-5250보다 약간 아래 또는 엇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이런 게 1980년대, 당시 트랜드였을까? 오늘의 몸 상태나 개인취향 때문일까? 아무려나 약간의 고음 부족은 불만. 파워앰프부 앞쪽 필터부를 수정하면 적정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 그런데 한편으로… 조작을 가했으므로 현재 상태가 과거 공장출고 상태와 같다고 보는 것, 다른 앰프들도 공히 어떻다 단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다. 그런 조건을 달아 놓고…

○ 아참! 대우전자만의 소리? 그런 것 없더라. 못느끼겠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대우 ACS-98A, 인켈 AD-5250은 열심히 오버-홀, 튠업한 인켈/셔우드 AD-400B의 경쟁상대는 아니다.

이상으로, 만나기 어려운 대우전자 인티앰프에 대한 호기심속 탐구생활은 종료. 볼륨은 훗날 신품으로 대체해주기로 한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7)


(사족 한 마디) 1988년 제작된 앰프의 속내가 전혀 80년대 스타일 같지가 않다.

몇 주 간 글들을 쓰면서… 도시바 Aurex~대한전선 Olex 그리고 그 자원을 이어받은 대우전자, 그 흐름에서 어떤 참조모델이 활용된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을 계속 하였다. 예를 들어 아래는 70년대 말에 나온 출력 50W 도시바 SA-750 리시버. 딱히 꼭 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뭔지 모를 시각적 일치성이 있다.

머리 속을 맴도는 질문은, “이것이 태생 51% 짜리 도시바 앰프 또는 인수되기 전 대한전선 오렉스 앰프의 울궈먹기 버전?”

(출처 : http://haloftis.gr/main/vintage-toshiba-sa-750-stereo-receiver/)

(2019.04.29 내용추가) 아래 댓글, 정영철님의 말씀처럼 Kenwood KA-74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고 대우로고를 붙인 사례로 결론을. 과거 대우전자가 이곳저곳 제작사들, 유통사들과 거래했던 흔적들을 생각하면 충분한 타당성 있고 현물 자료비교에 있어서도 유사성이 매우 높다.

(▲ 1985년에 소개되었다는 캔우드 KA-74, ▼ 1988년 5월의 대우 ACS-98A. 출처 : https://www.limundo.com/kupovina/Tehnika/Audio/Kucni-uredjaji/Kenwood-KA-74/73866861)

 

4 thoughts on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6)

  1.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어릴때 선망하던 제품이었는데. 좀 부실한 놈이었군요. ^^
    당시 대우 마제스타 세트의 타이머와 리버브앰프가 켄우드의 Spectrum 시리즈(시리즈명에 대한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와 완전히 같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앰프도 켄우드의 레이아웃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구글링을 해 보니 KA-74라는 모델이 유사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혹시 켄우드의 혈통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보니까… 유사성이 대단히 높고 몇 가지 포인트에 있어서는 완벽히 같고 그렇습니다.

      남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을 일이겠지만 과거를 알고 싶은 제겐 너무 소중한 정보로군요.
      본문에 일부 추가 정리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

      우훗! 서비스매뉴얼도 있고… 선물을 주신 것 처럼… 참 좋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 같은 혈통이 맞나 보군요. 제 어설픈 추측이 가치 있는 정보가 된것 같아 기쁩니다.

        1. ^^

          아주 아주 아주 먼 훗날, 국산 오디오 또는 대우전자를 기억하고 싶은 어떤 분에게는 정영철님의 말씀이… 소중한 실마리가 되겠지요?! 저는 그리 믿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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