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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 GPD-310과 GPT-310, 포터블 전자식 VTR

글쓴이 : SOONDORI

“가볍게 들고 들로 산으로 나들이 가~쎄요!”

그렇게 가정집을 향해서 말할 수준을 훌쩍 넘어선, KBS/MBC/PRO 용이 매우 합당한, 그리고 ‘국내 최초 포터블 VTR’이라는 단서까지 달려 있는… 탑-로딩 방식 VHS 영상 녹화/재생 시스템이다. 1983년쯤? 적어도 1984년 전에 소개되었을 것.

예전 글과 마찬가지로 클리앙 사이트에 있는 소중한 팸플릿 자료에서 발췌하였다.

* URL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212691

* 관련 글 : 금성사 GCD-600 CDP와 GSE-600 평면형 스피커

오디오 극상기, 국내 제작사가 단 한 번도 국산 고급 Reel Deck을 만든 적 없다는 사실을 미리 적어 두고…

그런 결과를 역으로 해석하면, 1970년대~1990년대는 릴 데크, 카세트 데크, VTR/VCR 데크의 기계 메커니즘이 외부에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재수 없는 야료가 있었을지도 모름. 솔찍히… 늘 그런 상상을 한다. “너희는 싼 것만 쓰지 그래?”)

‘외부’는 곧 일본. 조금 더 상상해 보면, 어떤 일본 제품을 제로-베이스로 모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쪽 데크 메커니즘을 쓰되 어떻게든 직접 만지작거리려는 태도를 가진 금성사였기에 당연히 ‘일본 수입 완제품’은 아니었을 것이고.

대략 그런 상상하에, 과거를 가늠해 볼만한 참조 모델이 있을까? 예를 들어,

○ 파나소닉 브랜드, PV-5850D

* 관련 글 : Panasonic PV-5850D VCR과 PV-A580A TV 튜너

○ 미국 Emerson 브랜드, VCP-700

1985년. Made in Japan이다. 참고로 다른 케이스에서 에머슨과 금성사의 거래 흔적도 있음.

(출처 : https://www.etsy.com/listing/1345808047/vintage-portable-vcr-1980s-recorder?show_sold_out_detail=1&ref=nla_listing_details)

○ TMK(ToyoMenka) 브랜드, TMK 1030

1985년. Emerson VCP-700의 닮은꼴 제품. 그러므로… 에머슨 제품은 ODM 수출품, TMK 제품은 공장 직접 판매였을 듯. 어쨌든 솔루션이 공유된 것은 맞다.

(출처 : https://picclick.com/TMK-1030-Portable-Video-Cassette-Recorder-Untested-Vintage-325543220917.html#&gid=1&pid=1)

○ CANON 브랜드, VR-10A

글로벌 영상 붐 속에서 카메라 전문 기업이 만든 VTR. 그러니까 자기 기록 부문은 카메라 쪽으로, 카메라 쪽은 자기 기록 부문으로 교차 행보.

(출처 : https://www.auctionsynergy.com/auction/2544/item/canon-portable-video-recorder-vr-10a-m22-226870/)

○ FUNAI 브랜드

일본 중소기업, 후나이도 만들었던… 1983년.

* 관련 글 : 일본 Funai 브랜드가 2016년까지 VHS VCR을 생산했다

이쯤에서 적어두기를…

각 제품의 디자인 틀이 대동소이한 것은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공유되는 솔루션이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밖에 없음. 솔루션이 공유되면 디자인은 그 안에서 놀 수밖에 없으며… 그럴 바에는 그냥 일제  완판 디자인을 따라가는 게 속이 편하다. 더 편하게 가면, 수입 완제품이 되는 것이고.

* 관련 글 : 대우전자 CS-9P, 리니어 트래킹 턴테이블

계속 나열하면,

○ SONY 브랜드

방송/PRO 용 시스템 세상의 절대 강자였던 소니는… 뭐.

* 관련 글 : Sony PCM-F1 그리고 초창기 디지털 조합

○ JVC 브랜드

사각 버튼과 컬러 방점 배치의 진수인 제품. 거치형이 있으니, 당연히 디자인 틀을 공유하는 포터블형도 있을 것.

* 관련 글 : JVC HR-7100U VTR, 몬드리안 풍 디자인

그 외 미국 GE, JC Penney, 독일 Blaupunkt 등 여러 브랜드가 1980년대의 유행병 같았던 사각 버튼 & 반쪽 가로폭 & 컬러 방점 등이 조합된 다수의 VTR 제품을 소개하였다. 데크 메커니즘 필수인 기기인지라 일본에 연락하는 것 말고는 사실상 답이 없었을…

(▲ CANON VR-10A의 판박이인 GE 1CVD3020X VCR 그리고 1CVT615 튜너. 1982년의 뻔한 Made in Japan 제품이고… Canon이 ODM 납품한 사례로 간주함. 출처 : https://www.ebay.com/itm/225430647810)

참고로, 삼성전자도 일본발 사각 버튼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갔더라는…

* 관련 글 : 삼성전자 SV-66R, 프론트 로딩 VHS 플레이어

이제, 화제를 조금 바꿔서…

그렇게 일본 브랜드가 Mass Production 중심 일반 오디오, VTR,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 등의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한 것을 보면,

헛! 좋고 나쁘고를 따질 것 없이, 무조건적인 양(量)은 종종 질(質)을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양을 앞세운 일본풍 디자인이 글로벌 기준점이 되면서 신선한 디자인이 일본풍에 묻히거나 일본풍 디자인이 좋은 게 아님에도 좋은 것처럼 인식되기도 했을 것이며, 양을 생각하는 자는 늘 규격화를 우선하기 때문에, 그것이 누군가의 말랑말랑한 시도를 방해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요즘은 가끔, 전형적인 일본풍 디자인이나 그것을 그대로 따라간 국산품의 디자인을 볼 때 식상함이 하늘을 찌르면서, 살짝 토 나올 것 같다. 시각적 포만감을 넘어선 일종의 과식 상태에서. 반대로, 설계 수준이 일제를 쉽게 넘어서는 유럽제의 디자인이나 너무 허름하여 차라리 독특한 구소련 기기의 디자인… 특히, 일제가 아닌 스피커나 데크의 디자인에서 극도의 신선감을 느끼기도 하고.

다음 상상으로…

글로벌 Mass Production 세상의 독보적 존재가 된 중국도 양의 디자인으로 리딩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양보다는 기술 주도가 먼저. 그래도 한 때 우뚝 선 제국의 경험과 체력이 있으니… 세상 일은 모른다. 대중 교통 안에서 천연덕스럽게 아이 똥 누게 하는 일 없고, 가짜 계란과 가짜 칩을 안 만들고, (함재기 사출 기술이 없어서) 항모 앞쪽 코를 한껏 높인 러시안 디자인을 벗어던질 때쯤에는 가능할 듯.

항모는… 새로운 스타일의 NEW 항모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럴 이유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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